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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 의료개혁특위에 불참한 의사들, 국민은 안중에 없나?
의료개혁을 논의할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가 25일 첫 회의를 갖고 출범했다. 특위는 지역의료 강화,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수가 등 보상체계 공정성 제고 같은 의사단체들도 인정한 사안들을 논의하게 된다. 그런데 의정(醫政)갈등의 대척점에 있는 대한의사협회나 전공의협의회가 불참했으니 반쪽 특위로 시작한 셈이다. 정부가 의대 정원 2천명 증원 방침을 대학 자율 모집으로 변경했는데도, 의사단체들은 증원 백지화 요구에서 한발도 물러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의사들은 집단행동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의료개혁특위가 출범하는 날, 전국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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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하염없이 미뤄지는 국민연금개혁, 누구 책임인가
국민연금 개혁안이 갈 곳 모르게 표류하고 있다. 국민여론 수렴 취지로 발족한 시민대표단의 개혁안은 논란을 더 키우고 있다. 최근 발표된 국회 국민연금개혁특위 산하 공론화위원회 시민대표단은 설문조사에서 국민연금 보험료율 인상에 대체로 찬성했다. 현행 9%인 보험료율을 12% 혹은 13%로 올리자는데는 동의했다. 문제는 받는 연금인 소득대체율(평균소득 대비 받게 될 연금액 비율)을 현행 40%에서 50%로 올리는 여부이다. 시민대표단은 올리자는 안을 더 선호했다. '더 내고 더 받는' 방식이다. 보험료율을 올리면 기금 고갈시기를 207..
[사설] '0%대 성장' 벗어난 한국, 민생경제 회복이 최대 과제
한국 경제가 잇따른 악재 속에서도 조금씩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 들어 수출과 내수가 동반 성장하면서 경제성장률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특히 2년여 만에 0%대 성장률을 넘어선 것은 의미 있는 신호다. UBS를 비롯한 세계적 투자은행들이 최근 일제히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0%에서 0.1~0.3%포인트 더 높인 것도 긍정적이다. 하지만 불안한 국제정세와 3고(고물가·고환율·고금리) 리스크가 상존해 추세적 성장인지 반짝 반등인지는 더 두고 볼 일이다. 25일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
이슈칼럼영남일보 오피니언 리더들을 만나다
정재훈
추현호
곽재혁
노윤구
김수영
유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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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가장 시끄러운 도시' 대구, 경각심 높여야 오명 벗는다
대구가 '소음의 도시'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가소음정보시스템이 지난해 전국 7개 특별·광역시별 병원·학교·주거지역을 대상으로 환경소음도(자동측정망)를 측정했더니, 대구가 평균 70.62㏈로 가장 높았다. 7년 연속 '가장 시끄러운 도시'로 낙인 찍힌 것. 70㏈은 지근거리에서 들리는 시끄러운 전화 벨 소리 또는 TV 시청에 방해되는 수준의 소음치다. 이만하면 대구에선 조용하고 쾌적한 환경을 기대하기 어렵고, 심할 경우 잠을 이루기도 여의치 않다는 얘기다. 소음 공해가 삶의 질을 저하시킨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일상 방해는 물론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각종 집회 확성기(70~90㏈)는 장기간 집중 노출 시 심혈관 질환을 부를 수 있다. 도시 소음의 대표적 요인인 자동차 경적(100~110㏈)은 일시적 난청을 유발할 수 있다. 전투기 이착륙 소음은 120㏈이니 고통의 강도는 설명할 필요도 없다. 더욱이 공동주택 층간 소음으로 인한 이웃 갈등은 폭행·살인 등 강력 범죄까지 낳고 있다. 소음 공해가 단순히 개인 삶의 질 문제를 넘어 우리 사회의 안전을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이번 조사 결과를 놓고 '자동측정망 표본이 적은 데다 공사장·공항·도로 소음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수치'라는 분석도 나왔다. 조사 방법에 다소 한계가 있었더라도 대구가 해마다 '소음 공해 대표 도시'로 평가되는 점은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관련 법규를 다시 살펴 주요 소음 유발 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지자체·시민 모두 소음에 대한 경각심을 새롭게 가져야 한다. 운전자들이 '자동차 경적 안 누르고 과속 안 하기'만 실천해도 소음 공해는 크게 줄어든다.
[사설] 민주당이 거론하는 총리 후보, 협치에 부합한다
민주당 중진들이 차기 총리로 주호영(대구 수성구갑) 국민의힘 의원을 연이어 거론하고 있다. 친명계 좌장인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23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주 의원에 대해 "유연하고 정치력도 있는 분"이라며 "(국무총리를) 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민주당 차기 원내대표에 도전하는 박찬대 의원도 22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주 의원 총리설과 관련, "주호영 의원이 그래도 성정은 차분하고 합리적으로 알려져 있는 사람이긴 하다"며 우호적으로 평가했다. 지난 21일 '주 의원이면 총리로 적합하다'는 익명의 민주당 의원 말이 한 언론에 보도되면서, 민주당발(發) 주 의원 총리설은 시작됐다. 물론 '총리 임명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어서 공식적으로 논의된 게 없다'는 게 민주당 입장이다. 아무리 거대 야당이라 하더라도 공식적으로 총리를 추천하면 논란거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추천하는 행위만 놓고 보면 정치적 협치의 한 방편이다. 4·10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야당과 협치하라는 것이다. 협치의 시작은 대통령실 비서실장 교체와 차기 총리 인선이다. 국회 동의 절차가 없는 비서실장 임명에 대해 야당은 소통하라는 민심을 읽지 못한 것이라며 불만을 쏟아냈다. 그런 만큼 차기 총리는 야당의 동의를 받을 인물이어야 한다. 동시에 중량감이 있으면서 국민의힘 정서와도 충돌되지 않아야 한다. 주 의원은 이런 기준에 부합한다. 주 의원은 이번 총선 때 대구에서 당선되면서 6선 고지에 올랐다. 당이 위기에 처할 때 여러 차례 대표권한대행을 맡아 보수정치를 지켜왔다. 윤석열 대통령의 합리적 판단을 기대한다.
[사설] 막바지 다다른 21대 국회, 민생법안 이대로 뭉갤 건가
21대 국회가 다음 달 29일 막을 내린다. 지난 4년은 그야말로 허송세월이었다. 여야가 정쟁으로 날밤을 새우느라 정작 국회 본연의 업무는 뒷전으로 밀려났다. 무엇보다 입법 성적이 너무 초라하다. 지금까지 발의된 법안 2만5천건 중 처리 법안은 9천450여 건(35%)에 불과했다. 결국 나머지 1만6천여 개 계류 법안은 자동 폐기될 운명이다. 이 중에는 양곡관리법, 채 상병 특검법 등 쟁점 법안 외에도 여야 간 이견이 크지 않은 민생 및 경제법안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21대 국회가 끝까지 민생 현안을 외면한다면 그 피해는 오롯이 국민에게 돌아가게 된다.이번 국회에서 이미 처리됐어야 할 법안도 적지 않다. 최우선으로 꼽히는 게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특별법'이다. 하지만 여야가 발의한 3개 법안 모두 상임위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있다. 사용 후 핵연료 저장 시설은 6년 후 포화 상태가 된다. 최악의 경우 원전 발전이 중단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 지 오래다. 이처럼 중대하고도 시급한 국가적 현안을 국회가 손 놓고 있는 건 말이 안 된다. 직무유기나 다름없다. 또한 지난해부터 시행돼 소상공인과 영세업체가 직격탄을 맞고 있는 중대재해처벌법도 반드시 개정해야 한다. 아울러 산업기술 유출 방지, 푸드테크산업 육성,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등에 대한 민생 법안도 회기 내에 매듭짓기를 바란다.한 번 폐기된 법안을 다시 살리는 건 쉽지 않다.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도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 더구나 22대 국회는 역대급 여소야대여서 정쟁으로 인한 파행이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막바지에 다다른 21대 국회가 최소한 민생법안만큼은 뭉개선 안 되는 이유다. 그게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다.
[자유성] 농촌살리기
소멸 위기에 놓인 자치단체는 온갖 방법으로 살아남으려고 노력한다. 대부분 농어촌이기에 귀농·귀촌 정책을 주로 펼치지만, 인적 자원을 갖춘 곳은 마을 단위로도 특색 있는 활로를 찾는다. 마을기업이나 영농조합, 협동조합 등 다양한 형태의 경제 공동체를 만들어 함께 잘사는 마을을 만들자는 것이 공통된 목표이기도 하다.최근 문경에서 소생활권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작은 포럼이 열렸다. 전국적으로 건실한 마을 만들기에 성공한 대표자와 농촌개발 전문가들이 모여 문경시가 추진하는 호계·산양권역 활성화에 필요한 이야기를 했다. '마을 소득 증가로 인구소멸 위기 극복 행복 도시 건설'이라는 조금 거창한 타이틀을 내걸었다. 관심 있는 주민들이 짧지 않은 시간 내내 자리를 지키며 전문가들의 조언을 경청했다.가까운 의성의 행복의성지원센터와 멀리 경기도 포천의 장독대마을, 충북 영동의 도마령체험마을 관계자들도 달려와 자신들의 경험과 비결을 알려줬다. 그들은 이구동성으로 경제공동체의 지속 가능한 수익 창출과 시작단계부터의 주민 참여를 강조했다. 이 마을들의 공통점은 인적 구성이 비교적 다양한 연령대라는 점이다. 주민들을 이끌고 마을 발전을 기획할 아이디어를 낼 젊은 층이 존재한다.이에 비해 대부분 농촌은 매우 고령화한 현실이어서 마을을 변화시킬 인적 동력이 절대 부족하다. 또 증가하는 다문화 인구를 끌어안아야 하는 문제도 있다. 그래서 새로운 경제공동체를 만들어 귀농의 인력을 유인하는 것도 좋지만 현재 마을을 지키는 주민들이 더욱더 행복한 삶을 누리게 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어쨌든 활력을 되찾은 마을은 부러움의 대상이다. 남정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유영철 칼럼] 言官(언관)의 기개가 그립다!
몇 년 전 인터넷신문에 '낮술 언관의 자격'이란 칼럼을 실은 적이 있다. 아시다시피 언관(言官)은 조선조 언론기관인 사간원·사헌부·홍문관 등 3사(司)의 관원을 칭한다. 이들 언관은 지존인 임금에게 할 말을 하는 게 의무였다. 권력에 대한 간쟁과 논박이 일과였다. 직언이 도구였다. 그게 여론의 반영이자 공론이었다. 언론의 역할이었다. '벼락이 떨어져도 목에 칼이 들어와도 서슴지 않는다'고 대사헌 서거정(徐居正)은 언론 후학들이 즐겨 인용하는 유명한 문장으로 그들의 기개를 표현했다. 하나뿐인 목숨을 초개처럼 버릴 줄 아는 언관에게는 유독 낮술이 허용됐다. 언관은 지부극간(持斧極諫), 도끼를 지고 들어가 간쟁하다가 임금의 노여움을 사면 그 도끼로 죽임을 당하겠다는 자세였다. 순지거부(順志拒否), 임금의 뜻이더라도 옳지 않으면 거부했다. 삼간불청즉거(三諫不聽則去), 세 번 간해도 듣지 않으면 그 직에서 바로 물러났다. 낮술을 마실 자격(?)을 부여받은 것도 이 정도의 각오가 따라주었기 때문이다. 언관은 항상 임금의 언행을 감시했다. 타협은 있을 수 없었다. 임금 맘에 들도록 왜곡 조작하는 거짓언론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임금도 언관에게 함부로 요구할 수 없었다. 조선조 후기 대간제도가 붕괴되기 전까지는 그러했다.현재 상황을 대입하면 우리나라가 도대체 역사와 전통이 있는 나라인지 의아스럽다. 현 대통령의 움직임, 언행을 누가 하나하나 살피고 있는지, 간쟁하고 논박하고 있는지, 영부인의 처신에 대해 누가 점검하고 비판하고 있는지. 언론의 바른 언론창달을 지원하고 있는지, 탄압하고 있는지. 방송통신위원회는? 왜 MBC는? KBS는? YTN은? 5년 단임제인 현 헌법하에서 대통령은 모두 처음 하는 초보이다. 특히 정계입문 몇 달 만에 당선된 현 대통령은 초보 중의 초보인 셈이다. 그렇다면 준비안 된 초보답게 '배우며 생각하고(學而思), 생각하며 배우는(思而學)' 겸허한 마음가짐으로 날로 정진하며, 더욱 조심해서 국정을 운영해야 마땅했다. 그러나 그렇지 못했다. 그를 뽑은 국민은 여론은 지난 2년간 보수성향·진보성향 여러 신문과 방송이 쏟아내는 뉴스와 해설을 하나하나 지켜봐 왔다. 종합적인 평가가 이번 총선에서 드러난 결과이다. 물론 모든 책임은 당연히 대통령 1인에게 있다.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 길게 언급하지 않는다. 여기서는 그런 '무지 무능 불통 오만'이라 정리되는 대통령을 누군가는 직언하며 올바른 길로 이끄는, 언관 같은 사람들이 있었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게 초점이다. 조선조 언관의 역할은 어디로 사라졌는가. 언관이 근무하던 곳과 같은 기관이 현재에도 감찰기관 등으로 존재할 게 아닌가. 어느 자리가 과거 사간원 등 언관의 후예가 종사하던 자리라면 지금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살폈어야 할 게 아닌가. 목에 칼이 들어와도 직언을 하고, 직언이 안 먹히면 즉시 물러나는 용기 있는 사람은 눈을 닦고 봐도 없단 말인가. 대통령실은 무엇 하는 기관인가. 오리엔테이션은 하지 않는가. 매뉴얼은 있는가. 관록의 국무총리는 보릿자루인가. 직언할 분위기가 아니라고 말을 하는가. 조선조 언관들은 직언할 분위기가 돼서 '삼간'을 했는가. 직언은 고사하고 '두둔' 모드로 작동하고 있으니…. 간쟁시스템이 없거나 가동되지 않는 것 같으니…. 과거 언관의 모습이 떠오른다. 역사 속의 '지부극간' 언관의 기개가 그립다! 언론학 박사유영철 (언론학 박사)
[동대구로에서] 영남일보마라톤을 즐기는 법
대한민국 마라톤은 침체의 늪에 빠졌다. 이봉주가 2시간 7분 20초로 한국기록을 쓴 뒤 24년째 소식이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대한민국은 마라톤 공화국이다. 전국에서 열리는 대회만 300개가 넘고, 마라톤 인구가 700만 명이 넘는다는 통계도 있었다. 그 수많은 러너들은 과연 무엇을 위해 뜀박질을 하는 걸까. 그 이유를 헤아릴 수 있는 뉴스가 최근 보도됐다. '수육 마라톤'. 요즘 인기가 뜨겁다. 서울 금천구에서 주최하는 건강달리기 대회인데, 단돈 만원만 내면 달리기는 기본, 수육과 두부김치, 막걸리를 덤으로 즐길 수 있다. 다음달 하순에 열리지만 벌써부터 티케팅 오픈런이 예고됐다. 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더니 얼마전, 금천구육상연맹 홈페이지가 접속자 폭주로 일시 차단됐다. 인기의 일등공신은 단연 수육. 올해로 20회를 맞은 나름 전통있는 마라톤대회지만 완주나 기록에 집착하지 말고 달리는 즐거움을 발견해보자는 취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불굴의 마라톤 정신에는 다소 '위배'될지 몰라도 일단 재밌을 것 같다.롯데물산이 최근 잠실 롯데타워에서 개최한 '수직마라톤 대회'는 어떤가. 이름처럼 이 마라톤은 롯데월드타워 1층에서 123층까지 2천917개 계단을 오르는 것이다. 2017년 시작했는데, 올해는 2천200여 명이 몰렸다. 82세 최고령 참가자는 매일 도봉산 정상을 밟은 실력으로 도전장을 냈고, 다섯 살 아이는 엄마 아빠 손을 잡고 1시간 2초를 걸어 2천917개 계단을 꼬박 올랐다. 19분대 기록을 낸 대회 우승자는 "내년에는 18분대로 단축하겠다"고 호기롭게 소감을 전했다. 대회 참가비 전액은 어린이재활센터 건립 기금으로 사용된다니 의미도 깊다. '소확행'의 대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마라톤 애호가로 유명하다. 그의 에세이 모음집 '그러나 즐겁게 살고 싶다'에서 "기록이야 어찌 되었든 42㎞를 다 뛰고 난 뒤에 벌컥벌컥 단숨에 들이마시는 맥주의 맛이란 그야말로 최고다. 이 맛을 능가할 만큼 맛있는 것을 나는 떠올릴 수가 없다"고 적었다. 더구나 "이렇게 맛있는 맥주를 마시기 위해서 42㎞라는 아득한 거리를 달리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은, 어떨 때는 지극히 정당한 거래인 것처럼 생각되기도 한다"고 고백했다. 하루키의 마라톤은 그가 사랑하는 맥주, 재즈와 함께 그의 소확행을 완전하게 실현시켜줬다. 5월 19일 개최되는 제17회 영남일보 국제 하프마라톤대회는 처음으로 'NFT(대체불가토큰) 디지털 기록증'을 발급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개념조차 낯설지만, 카카오톡 전자지갑에 뱃지를 부여하는 일종의 '온라인 메달'이다. 실물 기록증이나 메달과 달리 디지털 파일로 보관돼 분실, 훼손되지 않는다. 완주 기록이 담긴 NFT 기록증이 차곡차곡 쌓이면 자신만의 객관적인 마라톤 역사를 작품처럼 소장할 수도 있겠다.요즘 젊은 친구들은 GPS(위성위치확인시템) 스마트워치로 달린 구간을 지도로 만든단다. 'GPS 아트'란 고급스런 명칭도 붙였다. 그냥 달리기 보다 사소한 의미를 부여해 달리는 즐거움을 더욱 확장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5월19일이라면 5.19㎞를 달리는 식이다. 젊은 러너들의 달리는 즐거움 리스트에 NFT 기록증이 하나 더 추가되어도 재밌을 것 같다. 이효설 체육팀장
[기고]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의 실천
'노블레스 오블리주'란 부와 권력은 그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를 수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로마 공화정 시대 집정관이나 원로원 의원 등 고위 공직자들은 반드시 군복무 경력을 가져야 했고, 전쟁 등 국가 위난 시에 누구보다 앞장서 로마를 지키기 위해 전투에 참가했다. 군인은 로마시민으로부터 존경을 받고 군은 신뢰를 받았다. 이러한 전통이 바탕이 되어 도시국가 로마는 카르타고와의 포에니 전쟁을 승리로 이끌며 대제국 로마를 건설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도 삼국시대에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이 있었다. 특히 귀족 자제인 신라의 화랑은 수십 명 내지는 수천 명의 낭도를 이끌고 전투에 참가함으로써 삼국을 통일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그러나 고려,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유교와 주자학의 영향으로 상무정신은 사라지고 문약해졌다. 조선은 양반 자제의 국방의 의무를 면제해주고 양반은 납세의 의무를 지지 않았다. 조선시대 양반은 부와 권력은 독점하면서 그에 따르는 책임과 의무는 회피한 것이다. 이런 관계로 조선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이라는 국가 위난에 스스로 대처할 수 없었고 삼전도의 치욕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은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으로 새롭게 개혁되지 못하였고 민중은 도탄에 빠졌으며 급기야 일제의 침략으로 나라를 빼앗기게 되었다. 광복 후 북한의 대대적인 남침으로 국군은 낙동강 방어선을 마지노선으로 인민군의 침략을 죽음으로 막아내야 했다.6·25전쟁에서 대한민국이 그나마 한반도 남쪽이라도 지켜낼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미국을 비롯한 유엔군의 참전 덕분이었을까? 아니다. 비록 유엔군이 참전했다고 하더라도 대한민국을 지키려는 피끓는 젊은 국군장교들의 수많은 희생과 농민들이 주축이 된 국군병사들, 그리고 공산국가 북한의 압제를 피하여 월남한 피란민들의 수없는 피흘림이 없었다면 가능할 수 없었을 것이다.특히 육군사관학교의 전신인 경비사관학교 출신 장교들은 제1기부터 제10기까지 소대장 등으로 참전하여 임관자의 30%에 해당하는 1천500여 명이 전사함으로써 피로써 대한민국을 지켰다. 이들이 보여준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은 우리 국민들 마음속에 길이 간직되어 이어져야 할 것이다. 그런데 6·25전쟁 후 우리는 되도록 자식들을 군에 보내지 않기 위하여 온갖 병역비리를 저질렀다. 부와 권력을 가진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먼저 자신의 자식들을 군에 보내지 않기 위해 온갖 부정을 일삼았다. 지난 제20대 대통령선거 거대 양당 후보 모두 군복무를 면제받았고, 제22대 총선 지역구 후보 가운데 16.5%가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이상한 나라가 되었다.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위험한 상황에서 자식들을 군에 보내기 어려웠던 점도 있었을 것이고 후진적인 병영문화도 한몫을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 어떤 이유에서든 사회지도층의 자제들이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사회적으로 출세하여 부와 권력을 누린다는 것은 정의와 공정에 반하는 일이다. 따라서 앞으로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사람은 최소한 장차관급 이상의 고위공직자는 될 수 없도록 하는 고위공직자법을 제정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고위공직자법을 제정함으로써 사회지도층 자제들부터 솔선하여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도록 하는 것이 공정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길일 것이다. 박헌경 (변호사)박헌경 (변호사)
[기고] TK 신공항, 항공 강국의 새 희망
필자가 30년 이상 외교관으로 일하며 느낀 것 중의 하나는 단수가 아닌 복수가 되어야 진정한 국가의 힘이 된다는 점이다. 워싱턴 등의 외교가에 유난히 뛰어난 외교관이 더러 있었는데, 그들이 활동하다 떠난 뒤 그 나라의 외교활동 수준이 낮아지면 그것이 단순히 개인의 우수성으로 여겨진다. 반대로 떠난 뒤에도 비슷한 수준의 활동이 이어지면, 개인이 아닌 국가의 외교능력으로 인식되고 관성을 받아서 뉴노멀로 정착되는 경우가 많다.최근 대구경북신공항(이하 TK 신공항) 건설이 활발히 추진되는 것을 보며, TK 신공항이 우리나라 공항의 탁월함을 단수가 아닌 복수로 만들어 진정한 항공 강국으로 이끌어 가리라는 기대를 갖게 된다.인천공항은 양적으로만이 아니라 질적으로도 세계 최우수 공항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데, 금년에 여객수송 1억명 이상, 화물수송 600만t 이상의 능력을 갖추어 세계 3대 공항으로 발돋움할 계획이다. 그러나 단수에서 오는 아쉬움이 있다. 최근 세계가 빈번한 재난과 테러, 급격한 기술변화를 겪으면서 선진사회의 척도로 취약점 대응능력과 회복력을 중요시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복수의 국제공항(장거리)은 인천공항 집중 체제의 약점을 보완하는 역할도 할 것이다. 2023년 우리나라 수출입에서 항공화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금액 기준 30%에 달했고, 대부분 반도체, 바이오 등 고부가가치 첨단산업 제품으로 우리 경제와 무역에서 중요성이 높아지는 품목들이다.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화물이 95% 이상 인천공항을 통해서만 처리되고 있다. 지금은 문제없이 운영될지라도 향후 북한의 도발, 테러, 재난, 기상이변 등으로 수도권지역 항공물류에 문제가 생기는 상황이 발생하면 어떻게 될까? 가까운 아시아 지역은 다른 공항으로 대체될 수 있다 하더라도 미주, 유럽 등 장거리 노선은 큰 차질을 빚고 취약성을 노출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TK신공항은 우리나라 항공 물류가 가진 취약점에 대비하고 회복력을 높여줄 수 있는 역할을 함으로써 항공강국으로서의 우리의 위상을 확고히 하는 두 겹줄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보다 규모가 작은 국가인 UAE, 스위스가 장거리 취항(활주로 3.5㎞ 이상)이 가능한 공항을 복수로 가지고 있는 점도 시사점을 준다.한편 인천공항의 항공물류 독점은 첨단산업의 수도권 집중화를 초래해 지역균형개발에 역행한다는 지적도 제기돼 왔다. 생산 기업 입장에서 신속하고 효율적인 수출입을 위해 항공 물류가 원활한 수도권 지역을 선호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TK신공항이 건설되어 남부에 새로운 항공물류 거점을 제공함으로써 첨단산업의 지방 입지를 유도한다면 지역균형개발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대구지역은 오랜 교통 중심지로서 경상, 충청지역을 1시간 내로 연결하며 달빛철도가 완공되면 호남지역까지 1시간대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최적의 입지를 제공한다.TK 신공항이 평시에는 인천공항과 더불어 항공강국 대한민국의 굳건한 두 겹줄의 역할을 하는 동시에 중남부권 첨단산업 유치를 가능케 해 지역균형 발전에도 공헌하고, 유사시에는 인천공항으로 집중된 항공물류의 취약성을 보완하여 대한민국 항공물류의 안보를 지키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리라 기대해 본다. 정해관 (대구시 국제관계대사)정해관 (대구시 국제관계대사)
[강준만의 易地思之] 현직 의원 물갈이는 혁신인가?
그간 정치권 안팎에선 국회의원 수를 줄이자는 제안이 여러 차례 있었다. 여론조사를 해보면 지지율이 매우 높게 나오는 제안이다. 한국은 국회의원 신뢰도가 바닥을 친 지 오래인 나라인지라 당연한 결과다. 하지만 그건 정치혐오에 편승하면서 사실상 정치혐오를 부추기는 '반정치(anti-politics)'라며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다. 반정치는 기성 정치에 대한 불신과 혐오로 인해 축소지향적인 정치를 선호하거나 정치를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으로 간주하는 현상을 말한다. 국회의원 수를 줄이는 건 찬반이 공존하는 쟁점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똑같은 반정치 현상임에도 찬성만 있을 뿐 반대가 거의 없는 이슈가 있다. 그건 바로 현역 국회의원 물갈이다. 왜 그럴까? 국회의원 축소는 현역 의원은 물론 정치 지망생 전체의 문제이기에 모두가 나서서 결사반대하는 반면, 물갈이는 수가 훨씬 많은 정치 지망생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문을 열어주는 것이기 때문에 환영의 목소리가 높은 게 아닐까?그 이유가 무엇이건 정치권은 총선 때마다 높은 현역 의원 교체율을 개혁이나 혁신의 증거로 간주했으며, 언론과 지식인들도 그걸 높게 평가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곤 한다. 국회의원 수를 줄이는 걸 비판한 사람이 교체율이 높은 건 칭찬하는 코미디 같은 일도 일어난다.지난 4·10 총선에서 민주당은 높은 현역 의원 교체율을 혁신의 증거라며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민주당 총선 공천관리위원장 임혁백은 경향신문 인터뷰(3월27일자)에서 "현역 의원 교체율이 혁신 공천의 바로미터라고 생각합니다. 40% 이상 교체됐다면 성공한 것이라 할 수 있는데, 민주당은 42.5%를 새 얼굴로 바꿨습니다"라고 자랑했다. 석학 도올 김용옥은 3월20일 자신의 공식 유튜브 채널 '도올tv'를 통해 민주당 공천에 대해 다음과 같이 큰 의미를 부여했다."이번에 민주당 공천 사례를 봐도 중요한 것은 기존에 국회의원이던 사람이 60명 이상이 떨어졌다. 그것도 무슨 누가 강제로 한 것이 아니라 민중이 벌써 심판을 한 것이다.… 지금 민주당의 공천 과정을 보면, 민중이 성난 황소 같다. 성난 황소가 투우장에서 들이박으려고 덤벼드는 모습 같다. 그러니까 이미 (민중에 의한) 심판은 시작된 것이다. 이러한 심판으로 인해서 혁명이 일어나는 것이다."이상한 일이다. 진영을 초월해 이른바 '비명횡사 친명횡재' 공천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는데도, 그게 '혁신'이고 '혁명'이라니 이게 웬 말인가? 민주당 당선자 175명(비례연합 포함) 중 범친명계 당선자는 127명(72.6%)으로 집계됐다.(시사저널 분류) 명실상부한 '이재명의 민주당'이 완성된 것이다. 늘 민주당의 변방에 머물던 아웃사이더가 10년도 안 된 짧은 기간에 민주당을 완전히 장악한 것은 놀라운 '인간 승리'의 미담이 될 수도 있겠지만, 지금 우리가 무슨 위인전 영화를 찍는 건 아니잖은가. 그 과정과 방법이 얼마나 정당했는가를 따져봐야 하는 게 아닌가? 우선 높은 현역 의원 교체율을 혁신으로 보는 시각의 타당성부터 살펴보기로 하자. 그 시각은 공적 차원의 경험·경륜 가치를 전혀 인정하지 않은 채 의원직을 개인적인 영달로만 보면서 "그만하면 많이 해 먹었잖아"라는 식의 정치 불신·혐오에 근거한 것이다. 굳이 좋게 보자면, 신인을 많이 발굴해 돌아가면서 나눠 먹자는 '밥그릇의 분배 정의'를 위한 것이라고 볼 수는 있겠지만, 그런 의미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그건 사실상의 공천권을 가진 정당 지도자의 욕심이다. 물갈이를 통해 자신의 계파가 아닌 다선을 줄이고 자신의 계파에 소속될 초선을 늘림으로써 계파적 통제를 쉽게 하겠다는 것이다.한국 정당들은 4년마다 대폭적인 물갈이를 하곤 했지만, 그건 세대교체와는 전혀 무관한 물갈이였다. 아무리 물갈이를 많이 시도했어도 20~30대 의원의 비율은 늘 매우 낮았으며, 의원들의 평균 연령은 늘 50대 후반으로 세계에서 가장 늙은 유형에 속했다는 게 그걸 잘 말해준다. 이번 총선 당선자들의 평균연령도 56.3세고, 30대 당선자는 14명, 20대 당선자는 없다.초선 의원은 선(善)이고 다선 의원은 악(惡)이라고 주장하려는 게 아니라면, 물갈이의 핵심 문제도 직시해야 한다. 이와 관련, 성공회대 교수 김동춘이 10년 전에 한 말을 다시 음미해볼 필요가 있다. "노무현 정부 때 과거사위원회에 들어가서 국회 출석을 해보면, 초선 의원과 다선 의원이 애와 어른 수준이었어요. 3선 의원 정도만 되면 그냥 예산 흐름을 훤히 봐요. 관료들이 와서 한마디만 해도 금방 지적을 하죠. 그래서 다선 의원이 필요한 겁니다. 개혁 공천이라고 초선 의원들로 갈아치우는 게 마냥 좋은 게 아니죠."서울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지방일수록 다선 의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그래야 지역의 정당한 몫을 챙길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꼭 바람직스러운 현상은 아닐망정 현 '서울공화국' 체제가 만든 현실이다. 광주시 지역 당선자 8명 중 7명이 새 인물인데, 이는 광주가 그만큼 혁신에 앞장섰다는 걸 의미하는가? 이재명의 사법 리스크를 담당한 고검장 출신 거물급 변호사 2인이 광주에 출마해 당선됐다는 것만 지적해 두기로 하자.기존 의원들이 기득권 덕분에 의원직을 계속 차지하게 돼 있는 구조적 문제를 개혁하려는 노력은 꼭 필요하지만, 그건 예측 가능하고 합리적인 방식이어야 한다. 사실상 공천 탈락을 의미하는 하위 10~20% 평가를 받은 의원들에게 비밀이라며 평가 근거 자료 열람마저 거부하는 게 말이 되나? 만약 그게 당내 권력자가 자신의 계파 강화를 위해 작위적인 알고리즘으로 자기 계파에 유리한 물갈이를 시도한 것이라면 어쩔 것인가? 그런 식으로 공천에서 탈락한 의원들이 '조직을 위하여'라는 명분을 내세워 순응하는 것도 문제다. 그건 '공천 조작'을 정당화해줌으로써 궁극적으로 조직을 타락시키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순응하지 않으면 어쩌란 말인가? 언론과 시민단체들도 선거만 끝나면 모든 게 다 끝났다고 손을 털어버리는 상황에서 사실 답이 없다. 우린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이렇게 가르쳐야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오직 결과만 중요하다. 그러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승리하라."강준만 전북대 명예교수강준만 전북대 명예교수
[3040칼럼] 세계 책의 날
오늘은 유네스코에서 제정한 '세계 책의 날'이다. 셰익스피어와 세르반테스가 동시에 사망한 날이자 책을 사는 사람에게 꽃을 선물하는 스페인 축제일 '세인트 조지의 날'이 4월23일인 데서 유래했다. 이 기념일은 독서, 저술, 출판 활동을 장려하고 지적 소유권을 보호하는 등 책과 독서의 중요성을 고무시키는 데 그 취지를 두고 있다.책은 마음의 양식이다. 필자에게 책은 안식처이자 멘토이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좋은 스승이 피, 땀, 눈물 이 세 가지 액체라고 하는데 먼저 인생을 살아간 작가가 삶 앞에서 엎어지고 자빠지며 쏟은 피, 땀, 눈물로 체득한 지혜를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배울 수 있으니 독서가 멘토링이 되는 셈이다. 작가의 일기장을 엿보는 듯한 재미도 쏠쏠하고 일상생활 속에서 내가 고민하던 문제와 유사한 경험이나 작가의 통찰을 발견하면 반갑다. 우리 지역 사회에서 존경받는 법조인이 기고한 칼럼 모음집을 읽은 적이 있는데 일반인으로서는 접하기 드문 법정 내면의 사무치는 사연들과 복잡미묘한 인간적인 감정선을 솔직담백한 필치로 써 내려간 고백을 읽으며 가슴이 아리기도 하고 작가의 따뜻한 마음에 위로를 받기도 했다.교육 수도, 문화 도시 대구에는 청년과 어린이들의 독서와 글짓기 활동을 장려하고 소통하는 단체 또한 적지 않다.세계 책의 날인 오늘, 책을 매개로 '인생 선배'와 '청년 후배'가 인연을 맺고 소통하는 비영리단체 책연(冊緣)의 행사가 대구시청년센터 '활동그래'에서 진행된다. 책으로 마음을 잇는다는 취지에 공감하는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이 모여 서로 책 한 권씩을 건네며 멘토와 멘티의 인연을 맺는다. 가슴 벅차게 와닿았던 구절에 밑줄을 치고 꼭꼭 접은 종이 모퉁이가 그대로 남아있는 자신의 책을 멘토 선배가 멘티 청년에게 건네며 꿈을 향해 힘차게 달려 나가기를 응원한다. 청년들 역시 움츠러들었던 마음을 조금씩 열어 보이며 진로, 연애, 결혼 등 고민을 털어놓고 조언을 구하는 등 진실한 마음들이 오고 간다.오는 목요일(25일)은 시인 이상화와 소설가 현진건이 동시에 타계한 날로 새마을 문고가 선포한 '대구 책의 날'이다. 독립운동가이며 시인인 이상화와 사실주의 문학의 선구자 현진건을 기리기 위해 새마을 문고는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어머니의 웃음' 등 작품 낭송, 현진건의 'B 사감과 러브레터' 낭독회를 곽병원 문화 강당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이상화 생가터의 복합문화공간에서도 같은 날 '이상화, 현진건 선생의 81주기 추념 문화제'를 개최한다. 이상화가 보고 자랐을 수령 200살의 라일락 나무가 있는 카페인 이곳은 평소 북콘서트, 연주회, 미술 강습 등 문화 활동 공간을 제공하여 지역 문인들과 예술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책과 예술과 공동체를 사랑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삼삼오오 모여 자발적으로 운영되는 조직이 있다는 건 대구가 가진 독특한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세계 책의 날'을 맞아 준비한 다양한 행사와 이벤트들을 시민들이 함께 즐겼으면 한다. 서두에 언급한 스페인 대문호 세르반테스의 명작 '돈키호테' 중 돈키호테와 산초의 대화를 소개하며 기쁘고 슬프고 때로는 힘겨운 삶의 여정을 함께하고 싶다. "이루지 못할 꿈을 꾸고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우며 견디지 못할 슬픔을 견디고 순수하고 정결한 것을 사랑하고 잡을 수 없는 저 별을 잡으려고 손을 뻗는 것, 이것이 나의 여정이다."곽현지 곽병원 홍보계장곽현지 곽병원 홍보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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