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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용모의 배낭 메고 중미를 가다] 멕시코 산 크리스토발 데 라스 카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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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미디어부기자
  • 2019-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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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도, 건물도, 성당도 강렬한 전통색채 내뿜으며 ‘활기’

산 크리스토발 데 라스 카사스는 마야 원주민의 강렬하고 알록달록한 전통 색채와 스페인풍의 도시형태가 조화를 이룬 평화스러운 모습이다.
천막으로 되어 있는 미로 같은 민예품 시장에서는 다양한 물건들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광장에 접해있는 대성당은 1533년 건축된 바로크 양식으로 노란색 외관이 마치 동화 속 한장면을 연출한다.
 죽기 전에 가봐야 할 1천곳 책에 소개된 나 보롬 마을의 박물관. 전시실, 식당, 숙소, 텃밭, 기념품 숍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해발 2천200m의 산 크리스토발 데 라스 카사스

장거리 야간 버스의 옆자리에 앉은 아주머니와 인사를 나누긴 했지만, 이내 핸드백에서 지갑을 꺼내더니 살짝 보이는 브래지어 안에 끼운다. 아마도 낯선 동승자가 있는 장시간 야간 이동에는 확실한 보관방법인듯 하지만 두고두고 나를 미소 짓게 만들었다. 오악사카에서 밤새 12시간을 달려 도착한 산 크리스토발 데 라스 카사스는 남부 멕시코 치아파스(Chiapas)주에 위치한 도시로 한라산보다 높은 해발 2천200m, 인구는 20만명으로 한때 치아파스주의 주도였다. 산 크리스토발 데 라스 카사스(이하 산 크리스토발)라는 매우 긴 이 도시의 이름은 1524년 스페인 침략시 원주민의 편에 섰던 바르톨로메 데 라스 카사스 신부를 기리기 위해 그의 이름을 따온 것이란다.

멕시코의 꼬리뼈 같은 동쪽 내륙에 있는 이 도시의 첫 인상은 마야 원주민의 강렬하고 알록달록한 전통 색채와 스페인풍의 도시형태가 조화를 이룬 평화스러운 모습이다. 화려한 색채로 벽을 칠하고 검붉은 기와지붕에 커다란 창문으로 장식된 단층 건물과 바로크풍의 성당들, 그리고 돌로 포장된 길은 마치 500년 전 식민지 시대로 되돌아간 듯하다. 거리에는 배낭을 짊어진 외국인과 양 갈래로 머리를 땋아 얌전히 댕기로 묶고 모자를 쓴 전통의상 차림의 마야 여인들이 뒤섞여 다니고 있다.

중앙광장에 접해있는 대성당은 1533년 건축된 바로크 양식으로 노란색 외관이 마치 동화에 등장하는 무대 같기도 하다. 도시 규모에 비해 성당이 아주 많다. 산타루치아 성당(Catedral de Santa Rucia)은 흰색과 하늘색이 조화를 이루고, 16세기에 건립된 이곳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이라는 산토 도밍고 성당(Iglesia Santo Domingo)은 금박을 입힌 나무 설교제단으로 유명하다. 산토 도밍고 성당 앞의 천막으로 되어 있는 미로 같은 민예품 시장에서는 다양한 물건들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어 여행자들의 필수 코스가 되어 있다. 네거리 가운데 남북으로 뻗은 두 길의 동쪽 끝 과달루페 언덕에 자리한 과달루페 성당은 산크리스토발에서 가장 유명한 명소를 알려달라고 하면, 원주민들은 첫손에 꼽는 곳이다. 성당으로 향하는 오르막길 계단을 오르면 산 속에 자리한 아름다운 도시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도시의 제일 구석 쪽에 위치한 죽기 전에 가봐야 할 1천곳 책에 소개되어있는 나 보롬 (Na bolom)마을을 찾았다. 이곳은 박물관이며 뒤뜰은 평범한 게스트 하우스로 꾸며져 있다. 원주민들과 우호 관계를 유지했던 고고학자 프린스 블룸과 민속학자이자 저널리스트 겸 사진작가였던 아내 거트루드 블롬이 살았던 집을 박물관으로 만들었다. 프린스 블룸의 발굴활동에 관한 내용, 식당, 숙소, 텃밭, 기념품 숍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노란색이 가득한 분위기가 강한 인상을 준다.

시내의 좁고 구불구불한 돌길을 거닐다가 카페에 들러 유명한 치아파스 산 커피도 음미해 본다. 산크리스토발은 고원지대라 서늘한 기후와 저렴한 물가 덕분에 배낭여행자들이 몰려와서 마치 여행자들의 휴식터 같았다.

마야 원주민·스페인풍 조화이룬 도시
바로크 양식 성당 500년전으로 간 듯
산토도밍고 성당, 명소 꼽는 과달루페

산악 인디오 마을 ‘산 후안 차물라’
전통 중시…화려한 원색의 시장 북적
토속신앙과 가톨릭 섞인 산후안 교회
신비로우면서도 기괴한 분위기 압도

물길 35㎞ 달리며 탐험 수미데로 협곡
1천m 높이 절벽, 협곡, 기암괴석 장관
패망한 부족 몸 날린 슬픈전설 깃들어



◆신비로운 전통 간직한 산 후안 차물라

산 크리스토발에서 11㎞ 떨어진 마야문명의 후손인 산악 인디오 마을 산 후안 차물라(San juan Chamula)까지는 승합택시 콜렉티보로 30분 정도 걸리며, 요금은 14페소다. 마야 문명의 전통을 완고하게 지키며 사는 그들은 다운타운의 인디오와 달리 스페인어가 아닌 초칠어를 사용할 정도로 전통을 중시하며 살아간다.

생각보다 꽤 넓은 분지에 형성된 마을시장에는 화려한 원색의 옷을 입은 사람들로 시끌벅적했다. 내가 들어선 넓은 시장 마당에는 열대과일, 농산물, 물고기, 옷감 등 많은 종류의 물건들이 널려있었다. 닭을 몇 마리 묶어놓고 파는 할머니는 맨발이라 다른 이들의 모습을 자세히 보니 신발을 신지 않은 사람들도 꽤 보였다.

시장의 동편에는 외관의 채색이 예쁜 유명한 산후안 교회가 서 있다. 그 앞에는 우리의 솟대처럼 커다란 소나무 가지가 세워져 있고, 주위에는 10여 명의 남자가 흡사 조선시대 포졸과 같은 복장을 하고 서성인다. 교회인데도 여행자는 입장료 20 페소를 내야 한다. 입장권엔 실내 사진촬영은 물론 마을 내 공식적인 의식 촬영금지와 이를 지키지 않았을 시 벌을 내린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교회로 들어가니 매캐한 냄새와 자욱한 연기 속에 순식간에 정신이 혼미해지는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일시에 암흑인 듯한 내부는 인디오가 읊는 주문의 수렁에 빠지는 기분이다. 교회의 성인들과 성모마리아 상은 빛깔 좋은 옷감으로 치장되어 있다. 천장에 천막이 사람인자로 드리워져있는 교회에는 의자 없이 솔잎을 깔아 놓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인디오들이 여기저기 둘러 앉아 있다. 기도자들의 무릎 앞에는 많은 촛불과 콜라, 주스 병들이 놓여있다. 신에게 목을 비틀어 바치기도 하는 살아있는 닭과 어린양들을 놓고 안녕을 기리는 이들의 기도는 너무 생경해 두려울 정도다. 곳곳에 묻어있는 동물의 피가 소름 돋게 하지만, 이 놀라운 광경을 기록하고 싶은 맘에 여행수첩을 꺼내자 어디서 왔는지 관리자가 바로 제지한다.

토속신앙과 가톨릭이 섞여 있는 교회 분위기는 정말 압도적이었다. 한쪽에서는 할머니 한 분이 어린 여자아이의 팔을 달걀로 문지르는 주술과 아픈 사람을 솔가지로 때리면서 잡귀를 쫓는 의식을 치른다. 마을 사람들은 주로 병 때문에 교회를 찾는단다. 민속 신앙이 가톨릭 신앙과 결합된 마을교회의 분위기는 사뭇 신비롭지만 기괴한 느낌 또한 불러일으켰다.

◆1천m의 수미데로 협곡

수미데로 협곡의 보트투어를 통해 양 옆으로 이어진 1천m 높이 절벽의 기막힌 경치를 만끽할 수 있다. 자연이 탄생시킨 위대한 걸작에 탄성이 쏟아진다.
수미데로 협곡은 버섯 모양의 거대한 이끼군 등이 있어 파괴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를 느낄 수 있다.

산 크리스토발에서 차로 1시간 정도 가면 치아파 데 코르소라고 하는 작은 마을이 있는데 이 마을 선착장에서 보트를 타고 강을 탐방하는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 수미데로 협곡(Canyon del Sumidero)이다. 이 협곡은 그리할바 강(Rio Grijalva)으로 들어온 물이 댐으로 고여 있어 보트를 타고 물길 35㎞를 달리며 탐험하는 것이다. 양 옆으로 이어진 1천m 높이 절벽의 기막힌 경치에 탄성이 쏟아진다. 푸른 하늘 아래 양옆으로 펼쳐진 깊은 협곡에는 기암괴석의 장관이 펼쳐지고, 콘도르 무리와 악어, 원숭이, 이구아나 등도 곧잘 포착된다. 물보라를 일으키며 얼마를 가니 절벽의 동굴에는 과달루페 성모님을 모셔 놓았고, 만화영화 개구쟁이 스머프의 집을 연상시키는 버섯 모양의 거대한 이끼군도 눈길을 끈다. 깊은 협곡에서 파괴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마주할 수 있다.

보트에서 내려 산을 굽이굽이 돌아 오르는 수미데로 협곡 전망대 가는 길이 아찔하다. 산허리에 걸린 구름 속을 거쳐 나오면서 저 아래 아득히 내려다보이는 협곡 속의 강이 뱀처럼 굽이쳐 펼쳐진다. 이내 산허리를 돌자 1천m에 이르는 낭떠러지 협곡으로 유명한 수미데로 전망대가 여행자를 부른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수미데로 캐년 역시 장관이다. 꼭대기에서 부는 바람은 시원하지만 마야인들이 가장 신성시했던 초록 옥빛의 물이 뱀처럼 흘러가는 협곡을 보면 등골이 서늘하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아찔한 천 길 절벽 수미데로 협곡에는 패망한 원주민 부족 모두가 몸을 날린 슬픈 전설이 깃들어 있다. 마야인들이 절벽 아래로 몸을 던질 때 목숨을 잃는 두려움보다 나라를 빼앗기는 서러움이 더 컸으리라. 콘도르 한 마리가 울음을 토하며 하늘을 맴돈다. 그들의 설움이 저 아래 협곡에서 메아리치는 듯하다.

◆걸어서 과테말라 국경 넘어가기

오전 7시, 2주간 머무른 멕시코를 떠나 과테말라의 파나하첼로 가기 위해 15인승 승합버스를 탔다. 운임이 저렴한 승합버스에는 언제나처럼 빈자리 없이 봇짐이 가득했으며 지붕 위에는 소문대로 여행자의 배낭과 닭장도 실려 있다. 5시간을 흔들림 속에 가다가 낮 12시경 국경도시 멕시코 과테목(Cuauhtemoc)과 과테말라 라 메시아(La Mesilla) 국경에 도착했다.

이곳 국경에는 우리나라의 휴전선과 같은 철조망도, 베를린 장벽 같은 담벼락도, 총든 군인도 없고 자유롭다. 아치형 표지판과 작은 사무소만이 이곳이 두 나라의 경계임을 구분해 놓고 있다. 도착하자마자 배낭을 메고 멕시코 출국신고를 하고, 국경을 걸어서 건너 과테말라 입국사무소에 줄을 섰다. 내 차례가 되자 여행자들에게 들은 대로 여권을 받은 후 입국세 20페소를 요구한다. 그러나 내는 척 하며 영수증을 요청하니 잠깐 기다리라며 다른 외국인들한테 20페소씩을 받은 후 돈을 받지 않고 미소 지으며 스탬프를 찍어준다. 이게 공식 비용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이다. 어쨌든 기쁘게 여권에 스탬프를 받고 과테말라 쪽 터미널에서 고산지대를 곡예하듯 달리는, 오도 가도 못한다는 파나하첼행 소문난 치킨버스에 올랐다.

자유여행가·전 대구시 도시철도건설본부장 ymahn11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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