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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雪國)이었다."일본 문학사상 중 가장 유명한 첫 문장이 아닐까 싶다. 책의 한 문장을 읽었을 뿐인데 열차 속에서 보이는 눈 덮인 마을이 그려졌다. 다 읽고 나서도 이 서두 문구로 모든 배경이 설명 가능했다.이 책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서정소설 '설국'이다. 1968년 일본 최초 노벨문학상으로 선정됐다. 뛰어난 감각적인 문체와 인물들의 감정 묘사로 독자들을 빠져들게 한다. 특히 자연 풍경과 풍습,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정교하게 담겼는데, 작가는..
봄이 다가오지만 아직 설국(雪國)인 곳이 있다. 전국에서 눈이 가장 많이 내리는 울릉도다. 울릉도는 약 140만년 전부터 1만년 전까지 다섯 단계의 화산활동을 거치며 탄생한 섬으로, 포항에서 북동쪽으로 직선거리 210㎞ 떨어져 있다. 지난 7~9일 찾은 울릉도는 3월인데도 시시때때로 눈이 내렸다. ◆도착 전부터 놀 거리 가득 '울릉크루즈'울릉도에 가기 위해선 배편을 이용해야 하는데, 기자는 포항 영일만항에서 울릉크루즈를 타고 떠나기로 했다. 느린 대신 흔들림이 적어 멀미 부담이 덜하기 때..
[권현준의 시네마틱 유니버스] 기후 위기와 영화
'RE100'은 지구 환경을 악화시키는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하자는 캠페인이다. 말 그대로 캠페인이다 보니 이것을 꼭 준수해야만 하는 강제성은 없지만, 기후 위기가 점차 심각해지는 상황과 이를 통한 기업이미지를 통해 물건을 구매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많은 기업이 이 캠페인에 동참하 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100%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의견도 있다. 우리나라와 같이 핵원료를 통한 에너지 생산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서는 원자력 등도 포함시키자는 차원에서 'CF100'을 주장하기도 한다..
[임무출의 우리말 알아맞히기]
■ 가로열쇠 1. 가시덤불이 우거진 길. 3. 오고 가는 발자취. 찾아오거나 찾아가거나 하는 발걸음. (참고) 발김. *○○○○도 들여놓지 않다.(관용어) 7. 호접지몽은 ○○에 관한 꿈이라는 뜻으로, 인생의 덧없음을 이르는 말이지요. 8. 바지 따위에서 다리가 들어가도록 된 부분. *촉새가 황새를 따라가다 ○○○ 찢어진다. (속담) 9. 목숨이 끊어지다. 숨지다. *조국을 위하여 명예롭게 ○○. 12. 자랏과의 동물. *○○ 보고 놀란 가슴 소댕 보고 놀란다. (속담) 13. 입의 가장자..
[주말&여행] 울산 장생포 문화창고, 폐건물에 불어넣은 문화재생의 숨결…울산의 새로운 바다가 되다
건물 외벽에 푸른 고래가 헤엄치고 있다. 장생포로 들어서는 초입, 부드러운 고개를 넘어 급히 휘어지는 도로변이다. 턱을 치켜들면 길 건너 높은 축대 위에 장생포 초등학교가 올라앉아 있고 고개를 돌리면 바다에 늘어선 커다란 뱃머리의 둥근 코끝이 만져질 듯 가깝다. 그들 뒤로 연기를 내뿜는 석유화학단지와 각종 공장, 다채로운 항만 시설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이 자리에서 1962년 울산공업센터 특정공업지구 기공식이 열렸다.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시작이었고 대한민국 산업수도 울산의 시작이었다. 그 후 이 자리에 1973년 냉동 창고가..
[동 추 거문고 이야기] 선비와 거문고(상), 거문고는 '금(琴)'이다
한국의 거문고와 중국의 금(琴·칠현금)은 다른 악기이지만, 옛날에는 '금(琴)'으로 동일하게 표기되어 왔다. 거문고와 칠현금을 지칭한 금(琴)은 선비들에게는 단순한 악기가 아니었다. 마음 수양을 위한 평생의 반려로 삼았던 특별한 악기였다. 거문고(칠현금 포함)가 이처럼 선비에게 각별한 대접을 받았던 역사의 뿌리는 매우 깊다.사마천은 중국 역사서 '사기'에서 '공자가 사양(師襄)에게 거문고 타는 법을 배웠는데, 거문고를 배우는 것은 기술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배우는 것이라고 말한 바가 있다'라고 했다. 모든 선비들의 스..
[위클리 키워드] Z세대 74% "직장 동료 간 연봉공개 하지 않겠다"
Z세대 10명 중 7명은 동료 간 연봉 공개에 반대했다. 연봉을 공개할 수 있는 범위로는 가족까지로, 절반 이상은 연인 사이에도 공유하지 않겠다고 밝혔다.AI 매칭 채용콘텐츠 플랫폼 캐치가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 2천437명을 대상으로 '직장 동료 간 연봉 공개'에 대한 의견을 조사한 결과, 74%가 '반대한다'고 답했다. '찬성한다'고 답한 비중은 26%에 그쳤다.반대하는 이유로는 '개인 정보라 부담스러워서'가 61%로 가장 많았다. 그 뒤로는 '불화가 생길 수 있어서'(14%), '타인이 불편할 것 같..
[시네 토크] 아카데미 작품상·각본상 후보 '패스트 라이브즈' 셀린 송 감독 "오스카에 노미네이트…데뷔작으로 누리는 최고의 영광이죠"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오는 11일 오전 8시(미국 현지시각 10일 오후 7시) LA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다. 전 세계 영화인들의 최대 축제인 시상식을 앞두고 국내외에서는 축제의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한국 영화계는 올해 그 어느 해보다 아카데미 시상식을 더욱 주목하고 있다. 한국계 캐나다인 셀린 송 감독의 장편 데뷔작 '패스트 라이브즈'가 작품상과 각본상 후보에 직행했기 때문이다. 신예감독의 데뷔작이 아카데미 최고의 영예인 작품상 후보에 오른 것은 그야말로 이변이다. 2월26일 기준 전 세계 75관왕, 210개..
[주말&여행] 부산 기장군 신평리 신평소공원, 우뚝한 돛대·반짝이는 조타륜…배 조형물 전망대 금방이라도 출항할 듯
신평리(新平里) 바닷가 마을 앞길이 아주 넓다. 아예 운동장이다. 사람은 보이지 않는데 가지런히 주차되어 있는 차들이 빽빽하다. 아예 주차장이다. 마을은 작고, 대지의 기울기는 미미하고, 마을 뒤로 멀리 산도 낮다. 땅이 마을 이름의 뜻을 알려준다. 신평은 평탄한 들 가운데에 새로 생긴 마을이라는 의미다. 고종 때 신평이라는 지명이 처음 나타난다. 지명을 한자화하기 전에는 새들, 새버든, 새버들, 새각단이라고도 불렀다. 바람이 불고 파도가 거센 편이지만 마을은 평온해 보인다. 마을의 남쪽 끝은 암석지대다. 카페와 곰장어 식당 사이..
[홍하상의 기업인 열전] 삼성가 이야기 제일제당과 현대건설
◆ 웬, 검은 액체?기계가 굉음을 내면서 돌기 시작했다. 검은 액체가 줄줄이 쏟아졌다. 지켜보던 일행은 아연실색했다. 이게 대체 뭔일인가? 기술자 한 사람이 "아니 웬놈의 원료를 이렇게 많이 넣는 거요. 원당을 한꺼번에 너무 많이 넣어서 기계가 균형을 잃은 거요" 하고 말했다. 이병철이 기술자들에게 원료를 조금만 넣고 균형을 맞추면서 기계를 돌려 보라고 했다. 그랬더니 얼마 후부터 순백색의 설탕가루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1953년 11월5일의 일이었다.어렵게 설탕이 생산되었으나 문제가 또 있었다. 설탕을 담을 부대가 없었던 것..
[주말&여행] 전남 남원 수지면 내호곡마을 몽심재 …호랑이 기운 품은 고택…살금살금 발가락 걸음이 저절로
남원 지리산 서쪽에 호음실(虎音室)이란 마을이 있다. '호음'은 호랑이 울음소리라는 뜻이다. 보통 홈-실이라 부른다. 마을을 두르고 있는 호랑이 머리 모양의 호두산(虎頭山)에 호랑이가 많아 생긴 이름이다. 그리 오래지도 않은 옛날에는 호랑이로 인한 피해가 많았는데 영조 때 전라감사 이서구가 호두산을 견두산(犬頭山)으로 바꾸자 호환이 사라졌다고 한다. 마을 이름도 호곡리(虎谷里)에서 호곡리(好谷里)가 되었다. 호곡리의 내호곡마을은 죽산박씨(竹山朴氏) 집성촌이다. 고려 말의 충신 송암(松菴) 박문수(朴門壽)는 두문동으로 들어가며 가족들..
[김찬일의 방방곡곡/길을 걷다] 고흥 팔영산 능가사~중산 일몰
능가사로 가는 길은 고즈넉했다. 몸집이 큰 겨울 나목 몇 그루가 휑뎅그렁하게 서 있었다. 천왕문을 지나자 경내는 스산하고 을씨년스러웠다. 그러나 명산 팔영산을 배경으로 자리 잡은 능가사는, 다른 세계처럼 꿈꾸는 풍경이었다. 그 겨울의 절집 능가사는, 무언의 자비와 사랑으로 우리를 구원하는 신(神)의 서식지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대루를 통과하고 작은 연못에서 멈춘다. 마치 불사리(佛舍利)처럼, 가운데 섬이 있고, 거기에 즉심시불(卽心是佛)이 석 비에 새겨져 있다. '중생의 마음이 곧 부처의 마음'이라는 뜻이다. 이 얼마나 간결하고 명..
의료대란으로 번진 의대 증원
의과대학 입학 정원 2천 명 고수했던 정부 "열려 있다"…기류 변하나?
방재승 대국민 사과문 발표…"국민 없이는 의사도 없다는 것 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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