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리네습지, 새재지구 연계해 세계적 체류형 생태관광지 육성"

  • 강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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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02-26  |  수정 2025-02-26 08:00  |  발행일 2025-02-26 제14면
람사르습지도시 인증 문경시, 천만 관광시대 연다
돌리네습지, 새재지구 연계해 세계적 체류형 생태관광지 육성
문경시 산북면 굴봉산에 위치한 돌리네습지는 물이 고이기 힘든 지형에 습지가 형성된 매우 희귀한 곳이다. <문경시 제공>
돌리네습지, 새재지구 연계해 세계적 체류형 생태관광지 육성
신현국 문경시장(오른쪽 네번째)과 직원들이 세계 람사르습지도시 국제 인증을 받고 환하게 웃고 있다.
육상·초원·습지 공존 생태계
돌리네 지형에 발달한 습지
전세계 6곳뿐, 국내엔 유일

야생화단지 조성 사계절 탐방
에코촌 조성, 관광코스 개발
인터렉티브 미디어 등
다채로운 전시 콘텐츠 제공

주차장과 숙박 등 편의시설
특색 있는 먹거리 개발 추진

경북 문경 산북면 우곡리 굴봉산 정상 부근(해발 270~290m)에는 축구장 13개(9만4천434㎡) 정도 크기의 습지가 있다. 이른바 '문경돌리네습지'다. 이곳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습지이자 생태 여행지로 손꼽힌다.

돌리네(doline) 지형에 만들어진 습지로는 국내에서 유일하고, 세계적으로도 희소성이 높아 국제적 보호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문경시는 2011년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이 추진한 '생태·경관 우수 발굴지역 조사' 이후 습지 보전과 현명한 이용을 위해 각별한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은 국제 주요기구의 인증 사업 등 성과로 나타나고 있어 돌리네습지는 생태관광의 메카로 꾸준히 관심을 모을 것으로 기대된다.

◆ 국내 유일의 돌리네습지

문경돌리네습지는 물이 고이기 힘든 돌리네 지형에 습지가 형성된 매우 희귀한 곳이다. 세계적으로도 매우 특이한 사례로 지형·지질학적인 측면에서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다. 돌리네는 석회암지대의 주성분인 탄산칼슘이 빗물·지하수 등에 용해돼 형성된 접시 모양의 웅덩이(와지)로 빗물 등이 지하로 배수가 잘 되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물이 고이지 않는 지역이다.

석회암이 빗물에 녹아 석회동굴을 만드는 일반적인 돌리네 지형과 달리 문경돌리네습지는 습지가 형성된 매우 희귀한 곳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17년 6월15일 환경부 지정 국내 23번째 국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특히 문경돌리네습지는 육상·초원·습지 생태계가 공존해 좁은 면적임에도 원앙, 소쩍새 등 천연기념물과 수달, 담비, 삵 등 멸종위기 야생 동물을 비롯해 낙지다리, 꼬리진달래 등 산림청 지정 희귀식물을 포함, 932종의 야생생물이 서식하고 있을 정도로 생물 다양성이 풍부하다.

◆ 람사르습지·람사르습지도시 인증

돌리네습지, 새재지구 연계해 세계적 체류형 생태관광지 육성
눈이 내린 문경시 산북면 굴봉산 돌리네습지.
세계적으로 희소성이 높은 습지로 그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문경돌리네습지는 국제적인 인증 사업들을 추진해 왔다. 그 결과 △세계 람사르습지 인증 △세계 람사르습지도시 인증 △환경부 생태관광지역 지정 △국가지질공원 후보지 선정까지 국내·외 인증사업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람사르습지는 전 세계적으로 습지로서의 중요성을 인정받아 세계습지협약 기구인 람사르협회가 지정·등록해 보호하는 습지를 말한다. 람사르협회에서는 '물새 서식지로서 중요한 습지보호에 관한 협약'인 람사르 협약에 따라 독특한 생물·지리학적 특징을 가진 곳이나 희귀 동식물종의 서식지, 또는 물새 서식지로서의 중요성을 가진 습지를 지정·보호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대암산 용늪, 우포늪 등 24개 지역에 람사르습지가 있다. 문경돌리네습지는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를 지정하기 위한 9개의 기준 중 3개 기준을 충족해 2024년 2월2일 람사르습지로 인증됐다.

전 세계 람사르습지 2천503곳 중 돌리네 지형 또는 돌리네가 2개 이상 연결돼 움푹 패인 우발라(uvala) 지형에 발달한 습지는 문경돌리네습지를 포함해 총 6곳뿐이다. 국내에는 유일하다.

람사르습지도시는 람사르습지 등 습지보전지역의 인근에 위치하고 습지 보전 및 현명한 이용에 지역사회가 모범적으로 참여·활동하는 도시나 마을로서 람사르협회에서 인증하는 도시다.

우리나라 람사르습지도시는 총 7곳이 지정돼 있다. 2018년 인증받은 1차 람사르습지도시 4곳(창녕군 우포늪, 인제군 용늪, 제주시 동백동산습지, 순천시 순천만)과 2022년에 인증받은 2차 람사르습지도시 3곳(서귀포시 물영아리오름, 고창군 운곡습지·고창갯벌, 서천군 서천갯벌)이 전부다.

범위를 전 세계로 확대해도 43개 지역만 람사르습지도시로 인증 받았다.

문경시는 지난달 24일 스위스 글랑에서 열린 제64차 람사르협약 상임위원회에서 세계 람사르습지도시 국제 인증을 받아 국내 8번째 람사르습지도시가 됐다. 올해 7월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열리는 제15차 람사르 총회에서 인증서를 받는다.

이로써 문경돌리네습지는 2017년 6월 국가습지보호지역 지정에 이어 2024년 2월 세계람사르습지 지정, 올해 1월 세계 람사르습지도시 인증으로 습지 관련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이번 람사르습지도시 인증으로 문경은 지역 농·수산물이나 생산품 판촉, 생태관광 활성화 프로그램 등에 람사르습지도시 로고를 6년간 활용할 수 있다. 또 습지의 보전·관리, 인식 증진, 생태관광 기반시설 확충 등에 필요한 비용도 지원 받는다.

◆ 문경 세계적 생태관광지 도약

국내·외 인증사업을 통해 그 가치를 인정받은 '문경돌리네습지'는 한발 더 나아가 세계적인 생태관광지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문경시는 우선 접근성 향상에 나선다. 습지로의 진입도로 개선과 단산터널 개통에 따른 접근성 확보 등 중장기 계획을 수립해 인프라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또 주차장 및 숙박시설, 음식점 등 편의시설을 조성하고 단순히 구경하는 관광에서 벗어나 체류형 생태관광을 위한 에코촌 조성, 생태관광 코스 개발, 특색있는 먹거리 개발 등도 추진한다. 더불어 습지의 학술적 가치는 물론 탐방객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도 제공하기로 했다.

특히 돌리네습지의 가치를 한번에 체감할 수 있는 인터렉티브 미디어 등 다채로운 전시콘텐츠를 제공하고, 야생화단지를 조성해 사계절 내내 탐방객이 습지에 자생하고 있는 식물을 관찰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숲속콘서트 등 다양한 테마의 생태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해 탐방객들의 만족도를 높있수 있도록 준비해 나간다.

◆ 새재지구 연계 시너지효과 기대

문경시는 돌리네습지의 람사르 인증으로 지역 브랜드 가치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국내·외 관광객 증가로 고용 기회 확대는 물론 지역주민 소득 증대 등 경제적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또한 생태·지질자원을 보전·교육 및 관광에 활용해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고 체류형 생태관광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현재 추진 중에 있는 문경새재 케이블카와 하늘길, 문경새재 테마파크를 연계한 문경새재지구 관광지와 시너지를 낼 경우, 문경의 천만 관광시대도 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현국 문경시장은 "문경시가 람사르습지도시로 국제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 준 지역 주민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며 "돌리네습지 외에도 지역의 생태 자원들을 현명하게 이용해 문경이 국제적인 생태도시로 발전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문경새재 케이블카와 하늘길, 문경새재 테마파크를 연계한 문경새재지구 관광지 조성과 더불어 문경돌리네습지가 세계적인 생태관광의 명소로 거듭 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강남진기자 75kang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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