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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욱 칠곡군수와 지천면 녹봉사 원광스님, 영화산업 외국인 근로자 가비부(인도네시아)씨가 3GO 운동 참여를 독려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칠곡군 제공> |
행정里 84% 3GO 운동
누적 1만7천여 명 참여
종이 없는 스마트 보고
탄소포인트제도 활성화
다회 용기 재사용 지원
매월 27일엔 '쓰담걷기'
버려지는 아까시나무로
'할매글꼴' 상패 제작도
경북 칠곡군은 '환경이 곧 도시와 국가의 경쟁력인 시대'에 발맞춰 친환경 도시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칠곡군은 지난 4월 'ECO칠곡 프로젝트'의 비전을 '모두 다 함께 친환경 도시 칠곡'으로 세우고, 건강한 칠곡의 미래를 만들기 위해 군민과 다양한 방법을 찾아 실천하고 있다. 우선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및 탈 플라스틱 전환 다짐식'에 이어 'ECO칠곡 프로젝트' 시작을 알리는 타종을 울리고 친환경 도시 조성에 나섰다. 종이 없는 스마트 보고, 자전거 출퇴근, 3GO(먼저 쓸GO, 먼저 줍GO, 먼저 치우GO) 우리 마을 가꾸기 운동, 친환경 상패 제작, 쓰담 걷기 등을 추진하고 있다. 나아가 △다회용기 재사용 촉진 지원사업 △투명페트병 무인회수기 설치 △친환경 ECO카페 지정 △탄소포인트제도 활성화 및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전 군민 손수건 쓰기 운동(손수건 휘날리며~ 챌린지) △탄소제로 숲가꾸기 및 탄소중립 숲교육 활성화 등도 이어가기로 했다.
◆모두가 동참하는 3GO 뭐길래
경북 칠곡군에서 새마을에 친환경을 접목한 '3GO 운동'이 주민은 물론 종교인과 외국인 근로자까지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등 들불처럼 번져나가고 있다.
칠곡군은 올해 216개 행정리 마을 가운데 84%인 181개 마을이 3GO 운동에 참여한 가운데 814회에 걸쳐 누적 인원 1만7천여 명이 마을 가꾸기에 나섰다. 3GO는 '먼저 쓸GO, 먼저 줍GO, 먼저 치우GO'를 뜻하며, 주민이 계획하고 추진하는 주민 주도형 친환경 운동이다.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것은 물론 지자체 예산 지원 없이 주민 의식 변화를 통한 지속 가능한 환경운동을 실천하고 공동체 의식 함양을 위해서다. 주민들은 이른 아침에 모여 잡초를 제거하는 등 마을 환경을 정비하고 음식을 나눠 먹으며 소속감과 연대감을 다졌다. 1970년대 새마을 운동이 칠곡군에서 재현됐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환경 운동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칠곡군 지천면 창평2리는 누적 참여 인원이 전체 주민의 622%에 달하고 있으며, 마을의 버려진 공터를 해바라기 꽃밭으로 조성한 석적읍 포남3리는 관광지로 거듭났다.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왜관읍은 미군 장병과 함께 환경 정비 활동에 나섰고, 암자의 스님도 신도들과 환경 가꾸기에 나섰다. 자치단체장은 관용차에 항상 휴대하고 있는 전기톱과 낫을 꺼내 나무 이발사가 돼 주민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렸다. 칠곡군은 종량제 봉투와 빗자루 등의 청소 도구를 지원하며 읍면 평가회를 개최하는 등 주민들의 아름다운 동행에 힘을 보탰다. 3GO를 통해 인건비 3억원을 절감하고, 마을 환경이 새롭게 단장돼 칠곡군을 찾는 외지인으로부터 호평을 얻으며 지역 이미지 상승을 끌어냈다. 박호봉 북삼읍 보손2리 이장은 "처음에는 주민들이 소극적으로 동참했지만, 지금은 매우 적극적이다. 깨끗해진 마을을 보며 성취감과 보람을 느끼고 있다"며 "앞으로도 자발적으로 마을 가꾸기 사업을 펼치며 마을의 가치를 높이고 소통을 이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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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칠곡군 동명면에서 열린 쓰담 걷기에서 모은 캔을 분류하고 있다. <칠곡군 제공> |
◆벌목 후 버려지는 나무 활용 '친환경 상패' 제작
칠곡군은 벌목 이후에는 마땅한 사용처가 없어 천덕꾸러기로 전락하는 아까시나무를 활용해 '친환경 상패'를 제작하고 있다. 아까시나무는 벌꿀을 제공하고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상수리나무보다 두 배 높아 환경 보호를 위한 가치는 높지만 목재로는 활용도와 경제성이 떨어졌다. 칠곡군은 지난 2월부터 적당한 간격을 유지해 나무를 잘 자라게 하는 간벌 작업으로 베어진 아까시나무를 활용해 친환경 상패를 제작했다. 기존 금속과 아크릴 재질로 만들어진 상패는 재활용은 물론 소각이 어렵고 이름과 소속 등의 개인정보가 새겨있어 버리기도 쉽지 않았다. 칠곡군은 이러한 문제점을 발견하고 지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아까시나무로 눈길을 돌렸다. 친환경 상패는 간벌 작업으로 기증받은 아까시나무를 3개월 이상 건조 과정을 거친 후 상패 크기에 맞게 절단한다. 또 레이저로 목재 표면을 태워 글자가 잘 지워지지 않고 음각으로 각인해 시간이 지날수록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며 보관 상자 대신에 친환경 에코백을 사용했다. 이와 함께 지역 아까시나무를 활용하고 대통령의 연하장 글씨체로 유명한 칠곡할매글꼴을 사용해 칠곡군 홍보와 애향심 고취에도 한몫하고 있다. 칠곡군이 시작한 칠곡군이 제작한 친환경 상패는 다른 지역의 자치단체와 공기업에서 벤치마킹을 하고 있다. '쓰담걷기'란 '쓰레기를 담으며 걷는다'는 환경보호 건강활동으로 '플로깅'의 순우리말이다. 칠곡군은 매월 27일을 쓰담걷기의 날로 지정해 캠페인을 운영하고 있다. 칠곡군청 공무원과 주민은 물론 농어촌공사, 칠곡교육지원청 등 타기관 합동으로 쓰담 걷기 행사를 개최해 지역사회에 친환경 운동 확산을 이끌고 내고 있다. 또 칠곡낙동강평화축제의 성공을 위해 축제장과 대학수학능력시험 대박을 기원하며 수능시험이 치러질 왜관읍 순심여고 및 순심고 주변 ECO칠곡 쓰담걷기 행사를 진행했다. 칠곡군의 친환경 실천 의지와 수변생태공원 방문자들에게 깨끗하고 환경친화적인 공간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1천200여 개의 캔을 밟으며 올바른 분리수거와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캔크러시 퍼포먼스도 진행했다.
마준영기자 mj3407@yeongnam.com

마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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