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광 작가가 지난 3월 대구 달서구 미술협회 정기전이 열린 달서아트센터 달서갤러리에서 자신의 작품 앞에 서 있다. |
김 작가는 장애를 갖고 있다. 김 작가의 어머니는 초등학교 입학한 아들이 동급생을 따라 하지 못하는 것을 지켜보다 검사를 통해 언어가 늦다는 것을 알게 됐다. 김 작가는 초등학교 6학년까지 미술, 놀이 치료를 받았다. 김 작가는 중학교 1학년 때 자폐성 3급을 받았다. 고등학교는 팔공산에 자리한 대안학교로 진학했다. 어머니는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고 소질이 있는 아들이 사회인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고2 때부터 미술학원에 다니게 했다. 김 작가는 미대에 진학했다. 대학에 입학한 김 작가는 모든 일을 스스로 감당해야 했다. 혼자 여러 가지 일을 해결하면서 사회성을 터득했다.
김 작가는 어릴 때부터 덩치가 큰 코끼리와 악어, 기린 등 동물 그림을 그려왔다. 작년 4월 서울 장애인미술협회에 등록한 김 작가는 장애인 아트페어에서 '조스' 그림을 판매하는 기쁨을 맛봤다. 사람들로부터 그림을 잘 그린다는 칭찬을 듣고 용기를 얻은 김 작가는 '악어 2', '악어 3'까지 그리며 새로운 아이디어로 작품을 만들었다. 김 작가는 "그림 그릴 때 가장 즐겁다. 사람들이 자신의 그림을 칭찬해 주고, 열심히 하라는 말을 해 줄 때 용기를 얻는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그림을 그린다"고 말했다.
지난 2022년 장애인 창작아트페어에서 '슈퍼 루키'상, 2022년 제2회 스타벅스 텀블러 그림 공모전에서 동상을 받기도 했다. 국립현대미술관에 '배고픈 악어'가 소장되는 영광도 안았다.
작품에 대해 좋은 반응이 이어지면서 김 작가는 지난해 여러 차례 전시 기회를 얻었다. 올해도 9개 단체전에 출품했다. 오스트리아 교류전에 1차 채택도 됐다. 5월 최종심사를 통과하면 외국 갈 기회를 갖게 된다.
김 작가는 지금까지 코끼리, 악어처럼 덩치가 큰 야생동물을 그려 왔다. 특히 코끼리를 자신의 수호신이자 친구 같은 존재로 여긴다. 김 작가는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개와 고양이도 그릴 계획이다.
김 작가 어머니는 "(아들이) 어릴 때부터 꾸준하게 그림 공부를 성실하게 한 덕분에 사회인으로 자리잡았다. 아들의 그림을 보면 흥미롭고, 삶이 즐겁고, 재미를 느낀다"며 "아들이 작품으로 사랑받는 작가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김 작가는 "개인 작업실이 없어 그림을 거실에서 그리지만, 수입이 생기면 작업실을 갖고 싶다. 유명한 화가가 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 보고 좋은 그림을 그리겠다"고 환하게 웃었다.
영남권 발달장애 24명의 그림 전시회가 5월 15일부터 7월1일까지 대구 북구 어울아트센터 갤러리 금호에서 열린다. 김 작가는 세 작품을 출품할 예정이다,
글·사진=문순덕 시민기자 msd561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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