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지역에 한 개인이 내건 현수막. '대구시청을 K-2로'라고 적혀 있다. 독자 제공 |
대구시 신청사 건립지로 선정된 달서구 옛 두류정수장 부지 전경.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
대구시청 신청사 설계비 예산 삭감에 따른 신청사 건립사업 중단 상황(영남일보 12월15일 등 보도)이 이어지자 신청사를 둘러싼 각종 '설'(說)이 지역사회 일각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신청사 문제가 정치적 이슈로 소비되거나 유치전이 재점화될 가능성도 감지되면서, 이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4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최근 대구 동구 일부 지역에 '군위 대구편입 환경변화. 대구시청 백지화 원점 재검토하라. 대구시청을 K-2로'라고 적힌 현수막이 내걸렸다.
한 개인이 내건 해당 현수막은 동구의 K-2 공군기지 후적지에 대구시청을 이전하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올해 7월부터 군위군이 대구시로 편입되면서, 군위와 경계를 두고 있는 동구지역, 그 중에서도 대구경북신공항 건설에 따라 후적지가 생기는 현재 동구 입석동 일원에 위치한 K-2 자리에 시청 신청사를 짓자는 주장이다.
이 주장은 최근 지역 관가 등 일각에서 고개 들기 시작했다. 또 항간에서는 대구시청 이전이 완전히 무산됐다거나 신청사를 현 대구시청 산격청사에 건립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물론, 해당 주장들은 아직 '카더라'식의 이야기일 가능성이 높다.
직장인 정모(41·대구 중구)씨는 "얼마 전 송년회 자리에서 대구시청 신청사 건립지를 두고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다"며 "신청사 건립이 일시적으로 중단되자 각종 '설'들이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직장인 이모(52·대구 달서구)씨는 "지역 일부 인사들이 '신청사 유치' 등을 개인 홍보용이나 정치적으로 이용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며 "시민이 신청사 문제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일종의 '핌피현상'(PIMPY)이나 지역 갈등으로 비화될까 우려도 된다"고 했다.
대구 정치권에서도 신청사 문제를 둘러싸고 복잡한 속내가 읽힌다.
달서구 지역구의 지방의원 등은 대구시의 두류정수장 부지 일부 매각 계획에 반대하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반면, 대구를 지역구로 둔 한 국회의원은 "앞서 신청사 이전 논의가 본격화된 시점 등에 대한 의문은 있지만, 이미 시민의 의사로 결정이 난 만큼 신청사를 기존에 정해진 부지(달서구 옛 두류정수장)에서 건립지를 변경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며 "하지만,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방법(두류정수장 부지 일부 매각 등)에 대해서는 대구시의 판단도 어느 정도 존중돼야 한다고 본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지난 달 대구시의회는 신청사 설계 공모비 전액을 삭감했다.
이에 따라 내년에 설계 공모를 한 뒤 2025년 착공, 2028년 완공을 목표로 했던 대구시의 신청사 이전 계획도 일단 '스톱' 됐다. 대구시는 "신청사 건립과 관련해 최근에 추가적으로 논의된 것은 없다"며 일각의 신청사 관련 주장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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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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