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경도인지장애, 많이 읽고 걷고…치매 징검다리를 끊어라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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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2-13  |  수정 2022-12-13 07:27  |  발행일 2022-12-13 제17면
건망증-치매 중간단계…심뇌혈관 질환 등 원인

진단환자 10명 중 8명이 6년 이내 치매로 진행

인지검사로 조기발견 가능하고 30% 정상 회복

[전문의에게 듣는다] 경도인지장애, 많이 읽고 걷고…치매 징검다리를 끊어라

최근 대한치매학회에서 시행한 설문 조사 결과, 국민 58%는 '경도인지장애를 모른다'고 답했다. 이런 탓에 경도인지장애가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 인지 여부에 대해서도 73%가 모른다고 답했다. 경도인지장애는 정상적으로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건망증과 알츠하이머병에 의한 치매의 중간 상태다. 동일 연령대에 비해 인지 기능, 특히 기억력이 떨어지나 일상생활을 수행하는 능력은 남아 있어 아직은 치매라고 할 정도로 심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다만 경도인지장애는 검사를 통해 발견할 수 있고 조기에 제때 발견할 경우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경도인지장애는 왜 생기나

[전문의에게 듣는다] 경도인지장애, 많이 읽고 걷고…치매 징검다리를 끊어라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오은진 교수

경도인지장애의 원인은 노화로 인한 퇴행성 질환, 고혈압, 흡연, 당뇨 등의 심뇌혈관 질환, 우울증, 불안증의 정신과적 요인, 그 외 여러 내과적인 질환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이런 경도인지장애의 주된 증상은 기억력 저하를 호소하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 있었던 일이 기억나지 않아 같은 질문, 같은 말을 반복하거나, 전화가 와도 잊어버리고 가족에게 전달해 주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기억력 저하가 주된 증상이기는 하지만 다른 인지 기능이 저하되기도 한다.

시공간 능력이 떨어지면서 길을 찾는 데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하고, 이런 탓에 평소 자주 다니던 곳에서 길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여기에 언어력이 저하되면 언어 이해력 및 표현력이 저하되고 물체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 힘들어하게 된다. 종종 시간과 장소가 헷갈리는 경우도 있다. 드물게 나타나긴 하지만, 판단력 등이 떨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은 얼핏 보면 치매와 같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전반적인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고 사회에서 어느 정도 독립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치매와는 다르다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았다.

◆경도인지장애는 어떻게 진단하나

전문의들은 경도인지장애가 의심되는 환자는 현재 인지기능이 이전보다 얼마나 감퇴했는지를 확인해 봐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자신의 인지능력에 문제가 있음을 자각하기 어렵고, 이런 탓에 본의 아니게 부인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 만큼 주변에서 지속적으로 점검해 보지 않으면 인지능력이 떨어지고 있음을 알아차리기는 싶지 않다. 생활에 지장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는 믿을만한 정보제공자로부터 환자의 인지기능이 전보다 감퇴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지기능검사를 통해 점검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 인지기능검사는 △신경심리평가 △주의집중력 △기억력 △언어사용능력 △공간지각능력 △고위인지기능 △판단력 등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수행이 저하된 인지 영역을 확인하고, 인지기능 저하의 유무 정도를 평가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또 혈액검사, 아포지질단백질E4(APOE4) 유전자 보유 여부에 대해 알기 위한 유전자 검사 등도 진행한다.

이와 함께 뇌 자기공명영상(MRI)은 뇌졸중이나 종양 같은 기질적인 원인을 확인하고 뇌의 위축이 있으면 경도인지장애 진단에 도움이 되고, 치매로 진행할 위험이 높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했다.

또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SPECT) 검사를 통해서는 측두엽과 두정엽의 대사감소나 관류저하 정도가 정상과 알츠하이머병의 중간 정도이고, 치매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은 환자일수록 대사감소와 관류저하를 관찰할 수 있다. 알츠하이머형 치매 원인 단백인 아밀로이드 침착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아밀로이드 PET 검사를 시행할 수도 있다.

경도인지장애는 시간이 경과하면서 알츠하이머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65세 이상 정상인에서 치매 발생이 1~2%인 반면, 경도인지장애는 10~15%에서 치매가 생기고 6년 장기 추적한 결과 80%가 치매로 진행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경도인지장애는 치매의 위험인자일 수 있다는 것이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그런 만큼 경미한 인지 장애가 있는 것으로 확인될 경우 치매로 진행하지 않도록 힘을 쏟아야 한다. 현재까지 약물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증거는 부족한 상태이지만, 일상생활 속 관리를 통해 경도인지장애가 치매로 악화하는 것을 예방할 방법이 없지 않다.

전문의들은 운동과 식사 그리고 책읽기를 권했다. 우선 일주일에 3번 이상 걷고 식사는 생선과 채소를 주로 섭취하며 싱겁게 먹는 것이 좋다. 또 부지런히 읽고, 쓰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리고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 정기 검사 등 건강검진을 철저하게 하고, 지인과 자주 만나는 동시에 치매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매년 보건소에서 치매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절주(술은 한 번에 3잔 이하 마시기) △금연 △뇌 손상 예방을 위해 머리 다치지 않게 조심하기 등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오은진 교수(신경과)는 "경도인지장애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알츠하이머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환자의 25~30%에서 정상으로 회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그런 만큼 정기적 진료를 통해 적절한 평가를 받고 결과에 따라 조기 치료를 받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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