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Culture] 평면 회화의 한계 넘었다…네오스킨展

  •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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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10-28  |  수정 2022-10-28 07:49  |  발행일 2022-10-28 제12면
갤러리 금호서 내달 5일까지 운영

김순철·류은미·김서울·홍준호씨

[Art&Culture] 평면 회화의 한계 넘었다…네오스킨展
류은미 'Seesaw'

행복북구문화재단은 2022 동시대미술 기획 전시 '네오스킨(Neo-Skin)'展을 어울아트센터 갤러리 금호에서 11월5일까지 연다.

일반적으로 평면 회화의 '표현(Skin)'이라 함은 물감이나 붓 터치 등으로 이뤄지는 표현을 일컫는다. 이번 전시는 평면 회화를 유지하지만, 페인팅이라는 제한적인 기법을 넘어 작가만의 매체와 소재를 활용해 새로운(Neo) 시각 언어를 시도하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참여 작가는 김순철, 류은미, 김서울, 홍준호 등 4명으로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됐다.

김순철은 페인팅과 함께, '한지'와 '실'이라는 매체를 활용해 작품을 제작한다. 하나의 실로 끊어짐 없이, 화면의 앞·뒷면을 잇는 바느질을 통해 만개한 꽃과 의자, 항아리 등의 이미지를 시각화한다. 그의 한지 위에 그어진 바느질은 예술이 기꺼이 가져야 할 노동적 측면에 대한 내러티브와 더불어 여러 측면의 대상과 대상을 이웃시키고 있다.

류은미는 '렉티큘러(recticular)'라는 매체를 활용한 작품을 보여준다. 렉티큘러는 보는 각도에 따라 이미지가 달라 보이는 성질을 지니고 있다. 작가는 렉티큘러에 하나의 풍경과 화면조정 이미지(방송에 앞서 장비의 상태를 점검하는 이미지)를 심어뒀다. 작품에서 제시된 풍경의 장소는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공항·놀이공원·거리 등으로, 드러난 이미지에는 누구도 존재하지 않고 공허하다. 그리고 조금만 눈을 돌리면 화면조정 이미지가 우리의 시선과 판단을 어지럽힌다. 작품명은 'Seesaw'. 균형 잡기를 해야 하는 '시소'와 '본다(see)와 봤다(saw)'는 중의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김서울은 종이 재질의 타이벡 30장을 벽에 내걸었다. 코로나 팬데믹 시대, 30일간 작업을 하면서 겪었던 일상의 단면을 30장의 작품으로 옮긴 작업 일지에 다름 아니다. 작가는 타이벡을 종이접기해 상자로 만든 후 다시 그것을 펼쳐 평면으로 되돌린다. 그리고는 그 위에 실크스크린이라는 판화기법을 통해 접혔던 흔적을 더욱 강조시키고, 빈 공간에 일상의 단상을 그려 넣었다. 컵라면, 마스크, 체온측정기, 식물, 손 세정제 등의 형상이 그려져 있어, 코로나 시대 누구나 겪었던 일상과 마주하게 한다.

홍준호는 구겨진 이미지를 촬영하고 그 위에 합성·중첩 등의 효과를 입힌 사진 작품을 선보인다. 작가의 작품에서 보이는 구겨짐은 '죽음' 혹은 '쓸모없음'을 상징한다. 작가는 작업 노트를 통해 "다른 원형이 있는 것을 해체하는 것이 아니라, 평면적 구성의 원형을 구길 대로 구겨 더 이상 쓸모없게 만들고 그 위에 다른 상징체(상징적 개념)를 입히는 방식으로 작품이 제작된다"고 밝혔다. 일·공휴일은 휴관.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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