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물질 취급 사업장 사고 위험…대구 서구의회 대구 첫 관련 조례 발의

대구 서구에 위치한 한 유해화학물질 취급 사업장. 오주석 기자

올해 초 대구 북구의 한 냉동창고에서 냉매로 쓰이는 암모니아 약 50ℓ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냉동창고 탱크 수리 과정에서 배관에서 암모니아가 누출돼 주변으로 삽시간에 퍼졌다. 소방당국이 출동해 사고 발생 이후 49분 만에 누출을 막았지만, 빠르게 조치하지 않았다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최근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업체들의 안전사고가 늘어나고 있다. 화학물질안전관리원에 따르면, 2020년 9월부터 올해 9월까지 2년간 대구에서는 시설 결함 및 안전사고 미준수로 염산, 황산, 무수크롬산 등 유독 물질이 누출되는 사고가 6건 발생했다. 이는 2014년부터 지난 8년간 대구에 집계된 화학물질 안전사고 16건 중 37.5 %에 해당하는 수치다.

화학물질 취급 업소 대부분은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퍼져 있는 경우가 많아 주민들을 위한 안전 방안 필요성이 대두된다. 실제 화학물질안전원 화학물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대구지역 화학물질 취급 업체 1천621곳(2018년 기준) 중 대부분이 북구(487곳), 달서구(456곳), 서구(321곳), 달성군(290곳) 등 산업단지 또는 주변에 위치해 있다.

대구지방환경청 화학안전관리단 관계자는 "코로나로 현장 점검이 비대면으로 전환된 이후 인력이나 재정 여건이 부족한 영세 업체들을 중심으로 안전사고가 늘고 있다"며 "주기적인 인식 개선에 나서고 있으나 모든 상황을 충족하기엔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화학물질관리법은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사업장에 대해 유해화학물질의 유해성 정보 및 화학사고 위험성, 화학사고 발생 시 대기·수질·지하수·토양·자연환경 등의 영향 범위, 조기경보 전달 방법, 주민 대피 등 행동요령을 알기 쉽게 명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환경부도 유해화학물질 보유량을 기준으로 사업장을 1·2 군으로 나눈 뒤 연간 단위 사용량에 따라 '위해관리계획 주민 고지'를 매년 1회 이상 실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처럼 유해화학물질 취급장의 안전 관리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대구에서도 관련 조례를 제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이주한 서구의원은 화학물질 안전관리에 관한 조례안을 발의했다.

이 구의원은 "집 주변에 어떠한 위험 물질이 관리되는지 알아야 주민들도 적절한 대응을 취할 수 있다"면서 "이번에 발의한 조례가 통과되면 화학 사고 발생 시 관련 피해를 최소화하고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해화학물질 안전관리에 관한 조례는 9월 기준 경기도 등 15개 광역지자체와 62개 기초지자체에서 제정해 관리 중이지만, 대구시와 대구지역 8개 구·군 중 관련 조례를 제정한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오주석 기자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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