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시각장애인 1만2천여 명이 이용하는 시각장애인용 음향신호기가 불량이 많은 데다 점형블록 주변에 설치된 차 진입방지말뚝(볼라드)으로 인해 보행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영남일보 취재 결과 시각장애인의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방치했다는 비난을 들어도 할 말이 없을 정도다.
대구 만평네거리 부근 횡단보도 앞에 설치된 시각장애인용 음향신호기 8대 가운데 정상 작동이 되는 기기는 고작 3대뿐이라고 한다. 심지어 일부 기기는 노란색 유도 블록과 떨어져 있거나 화단 안쪽에 있어서 시각장애인 혼자 이용이 매우 어렵게 돼 있다. 차량의 인도 진입을 막는 시설물인 볼라드가 횡단보도 앞에 무분별하게 설치돼 있는 실정이다. 시각장애인을 비롯한 보행자 통행을 방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볼라드를 설치해야 한다는 규정은 있으나 마나 한 상태다. 일반인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볼라드에 부딪힐 위험이 있는데 시각장애인은 오죽하겠는가. 최근 사물인터넷(IoT)기술을 적용한 '지능형 시각장애인 음향신호기'를 교차로 곳곳에 설치했다고는 하나 일부 구간의 경우 기존에 설치된 교통 약자 보호 시설물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장애인 택시 역할을 하는 '나드리콜' 운영으로 시각장애인들이 홀로 움직이는 경우가 줄었다고 해서 시각장애인의 불편한 도로보행을 보고만 있어선 안 된다. 장애인 단체에서 "시각장애인이 자주 찾는 달서구 점자도서관과 중구 남산동 시각장애인협회 주변만이라도 제대로 신경을 써달라"고 하소연했다고 한다. 얼마나 속이 탔으면 이러겠나. 대구시와 지자체는 '교통 약자 보호 시설물'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에 나서라.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는 건 행정이 할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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