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금호강 르네상스, 큰 그림이 필요하다

  • 이호경 대영에코건설(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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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6-14   |  발행일 2022-06-14 제23면   |  수정 2022-06-14 06:46

[CEO 칼럼] 금호강 르네상스, 큰 그림이 필요하다
이호경 대영에코건설<주> 대표

7월이면 홍준표 대구시장 시대가 열린다. 민선 8기의 여러 정책 중에 '금호강 르네상스'가 있어서 반가웠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추진돼 온 금호강 살리기가 앞으로도 이어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 이름에 걸맞은 사업으로 성공해, 대구가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친환경문화도시로 거듭나기를 희망한다.

르네상스(renaissance)는 재생, 부활을 의미한다. 신(神)이 아닌 인간을 다시 보자며 일어난 인문주의 운동이다. 금호강 르네상스 역시 마찬가지다. 아름다웠던 금호강의 재생과 부활, 그리고 '금호강 다시 보기'를 통한 친환경, 그리고 문화와 스토리가 있는 개발이 돼야 한다. 많은 지역민이 그렇듯이 필자도 금호강에 대한 추억이 많다. 어린시절 경산 진량면 '구연정(龜淵亭)'으로 소풍을 갔고, 누정 아래에서 친구들과 멱을 감았다. '만고에 흐르는 금호강변에 평화로운 학원은…'이라며 불렀던 교가에도 금호강이 흘렀다.

하지만 산업화를 맞으면서 금호강은 우리에게서 멀어져갔다. 섬유와 염색 공업이 한창이던 1970~1980년대에 공장 오폐수들이 방류됐고, 금호강은 죽은 강이 됐다. 이후, 금호강 수질 개선사업이 진행되면서 금호강은 몰라보게 달라졌고, 시민들의 발길도 돌아오고 있다. 금호강을 '다시 보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이다. 가끔 화랑교 인근 언덕에서 금호강 일출을 찍어서 주위에 보내주면, 대구에 사는 지인들도 놀란다. "대구에 이런 곳이 있었느냐"는 반응이다. 어디 이곳뿐이겠는가. 안심습지, 달성습지, 하중도, 또 선비문화를 피워낸 수많은 누정 등 '다시 볼 곳'이 하나둘이 아니다. 금호강 오염의 지난날이 안타깝기도 하지만, 디벨로퍼인 입장에서 보면 한편으로는 금호강에 난개발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지금부터라도 금호강을 자연 친화적이고 문화적으로 개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이 여러 차례 금호강의 친수(親水)적인 개발을 강조했고, 윤석열 대통령 역시 여기에 호응하고 있는 만큼 지금이 금호강 살리기에 최적기다. 특히 홍 당선인이 최근 언급한 '강수욕장'이 눈에 띈다. 강수욕장은 프랑스의 센강을 떠올리게 한다. 1980년대부터 센강 살리기 프로젝트를 추진해온 파리시는 2015년부터 '파리에서 수영을'이란 모토로 본격적인 센강 수영장 건설에 나섰다. 이 프로젝트는 2024년 하계 올림픽 유치에 도움이 된 것으로도 알려지고 있다. 파리시가 바로 올림픽 수영종목 일부를 시청 앞 센강에서 하기로 하면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에게 강한 인상을 주었다고 한다.

대구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꾸준히 금호강의 수질 개선을 해왔지만,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하는 김에 제대로 해야 한다.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성공사례로 추진해야 한다. 금호강에 세계적인 친환경 여름축제를 개최해 대구를 친환경적이면서도 열정적인 도시로 거듭나게 하는 큰 그림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종합적이고 입체적인 전담 기구의 설립이 뒷받침돼야 한다. 금호강 관련 각종 사업을 한데 묶고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서울의 한강사업본부와 부산의 낙동강관리본부가 그 사례다. 그리하여 무더운 여름의 도시 대구가 도심에서 수영을 할 수 있는 도시, 세계적인 여름 축제가 열리는 도시, 그래서 오히려 여름이 기다려지는 도시로 거듭나는 날을 기대해 본다.
이호경 대영에코건설<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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