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석포제련소 조업 정지, 친환경 기업 거듭나는 계기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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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1-05   |  발행일 2021-11-05 제23면   |  수정 2021-11-05 07:12

경북 봉화군 영풍 석포제련소가 오는 8일부터 열흘간 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한다. 1970년 공장 가동 이후 조업을 중지하는 것은 처음이다. 경북도가 물환경보전법 위반을 이유로 석포제련소에 내린 조업 정지 20일 처분 가운데 절반인 10일은 유효하다는 대법원의 판결에 따른 것이다.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 오염 행위와 낙동강 상류 오염에 관한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여러 환경오염 물질의 배출이 누적돼 주변 숲과 자연환경이 얼마나 파괴됐는지는 석포제련소 측이 가장 잘 안다. 환경단체 등에서도 석포제련소를 낙동강 오염원으로 지목했다. 정부와 경북도도 석포제련소의 불법과 환경 훼손을 모르는 바 아니었지만, 석포제련소의 조업 정지로 인한 주변 마을 주민의 생계와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참작해 손 놓고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석포제련소가 영남 지역민의 식수원인 낙동강 최상류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조업 정지는 뒤늦은 감이 있다. 낙동강은 1천300만 경상도 주민의 식수원이다. 물론 이번 조업 정지로 지역주민과 근로자의 일자리 피해도 예상된다. 하지만 석포제련소는 조업 정지 기간에 발생하는 피해가 임직원과 협력업체에 이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나마 다행이다. 눈앞의 작은 경제적 이익에 빠져 더 큰 손실을 자초해선 안 된다.

석포제련소는 이번 조업 정지를 기점으로 친환경 기업으로 환골탈태해야 한다. 변화를 꾀하려는 기업의 의지는 느껴진다. 조업 정지에 앞서 7일부터 그동안의 잘못을 털어내고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미로 소등식, 선진도약 선서식 등의 행사를 연다. 환경과 안전의식 강화 교육을 하고 작업 환경 개선에 나선다. 낙동강 수질오염 제로를 위한 투자도 이어간다. 그래서 기대를 걸어본다. "잠시 작업을 멈추고 되돌아보며 새 출발하는 계기로 삼아 글로벌 친환경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박영민 영풍 석포제련소장)라는 다짐이 빈말이 되어선 안 된다. 더는 폐수 배출 등 환경법 위반 등으로 낙동강 오염의 주범이란 오명을 쓴 기업이 되어서는 안 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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