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봉화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전경.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제공〉 |
경북 봉화군 춘양면 서벽리에 위치한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이하 수목원)은 산림청 산하 공공기관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소속기관으로 2018년 5월 정식 개원해 올해로 개원 3년을 맞았다. 한반도 핵심생태축인 백두대간과 고산지역의 산림생물자원을 보존하기 위해 설립된 수목원은 지금까지 희귀식물·특산식물 등 3천600여 종을 37개 전시원에 조성해 관람객에게 공개했다. 개원 이래 매년 20만명 이상이 수목원 찾아 지금까지 66만여명이 수목을 다녀갔다.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지난해 방문자가 줄었지만, 언택트 여행지로 손꼽히며 최근 방문객이 다시 느는 추세다.
희귀·특산식물 3600여종 식재
2018년 개원 후 66만명 다녀가
올해 산림복원 임무 본격 수행
지역상생 확대…일자리 창출도
국립백두대간수목원 '호랑이 숲'에서 생활하고 있는 백두산 호랑이 '우리'(오른쪽)와 '한청'.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제공〉 |
◆호랑이 숲에 백두산 호랑이 생활
현재 수목원 전시원 내 특산식물 161종, 희귀식물 312종이 식재돼 장관을 이루고 있다. 특히 2019년부터 지역의 자생식물을 활용한 축제인 '봉자페스티벌'과 지역 농가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긴 '우리가 키우니더' 전시 등 각종 행사를 지역 농가와 함께해 지역사회와의 상생 활동 모범사례로 인정받기도 했다.
수목원의 핵심 시설인 '시드볼트(Seed Vault)'는 기후변화와 전쟁·자연재해 등 대재앙으로 인한 식물자원 멸종을 대비하는 산림 종자 영구저장시설로, 전 세계에서 지하 터널형 시드볼트는 노르웨이와 대한민국 단 두 나라에만 있다.
수목원의 시드볼트에는 작물 종자를 주로 저장하는 노르웨이 스발바르 시드볼트와는 달리 야생식물 종자를 주로 저장하고 있으며, 현재 저장 중인 종자의 수는 9만2천점이 넘는다.
수목원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시설인 '호랑이 숲'(백두산 호랑이 보존센터)은 백두대간의 주인이었던 호랑이를 보호하고, 백두대간 생태의 종 보전 활동의 하나로 백두산 호랑이를 자연생태에 가까운 3.8㏊(축구장 4개) 넓이의 방사장으로 조성됐다. 현재 호랑이 숲에는 우리·한청·한·도 등 총 4마리의 백두산 호랑이가 생활하고 있다.
백두산 호랑이 보존센터는 최근 에버랜드와 업무협약을 통해 백두산 호랑이 2개체(태범·무궁) 유학 프로젝트를 추진해 공동 연구를 진행하기로 했다.
올해 가을 '봉자 페스티벌'에 마련된 산할아버지 조형물과 빨갛게 물든 댑싸리 전경.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제공〉 |
◆기후변화 대응 산림복원 나서
최근 세계 산림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훼손된 산림이 우리나라 산림면적의 66배인 약 4억2천만㏊에 달한다. 이에 수목원은 탄소배출 증가에 따른 기후변화 대응 방안에 동참하기로 하고, 산림복원에도 본격 나선다는 계획이다.
수목원은 올해 8월 중점 조성 구역과 별도로 구분해 관리하는 4천973㏊의 생태탐방구역을 조사해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생태탐방구역의 산림생물자원'을 발간했는데, 이 조사를 통해 '백두대간접시지의'라는 지의류가 국제 학계에 처음 보고되는 등 산림 자원의 보전 및 복원 활동을 시작했다.
산림청으로부터 백두대간을 비롯한 한반도 산림과 그 생태계의 건강을 진단하고, 처방하기 위한 정책 지원과 연구를 위한 산림복원지원센터로 지정된 수목원은 현재는 어느 종자를 어떻게 복원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산림복원용 자생식물 종자의 확보와 안정적 공급여건 조성이 최우선 과제란 인식으로 기후와 토양 등 지역 여건에 맞는 종자 사용을 위한 '시드존(Seed Zone)'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산림복원 정책지원과 기술 보급, 산림복원 전문가 양성 등 산림복원 정책·연구·현장을 연계하는 임무를 수행할 계획이다.
◆산림가치 창출 5대 전략목표
수목원은 산림 자원의 보전과 가치 창출의 선도를 위한 5대 전략목표를 설정했다.
우선 미래를 위한 산림 생물 자원의 보전 강화를 위해 백두대간 산림생물 자원 조사와 구상나무 등 멸종 위기종 모니터링을 통한 보전 기반을 갖추고, 백두대간 산림 훼손 지역의 복원을 지원한다. 또 자생식물의 종자를 수집하고, 종자별 유용성 정보 DB를 구축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백두대간 자생식물 종을 활용한 기능성 소재 등 유용성 산업화 기술을 개발하고, 신품종 육성, 대량재배·증식 연구를 통해 자원 활용 기반을 구축해 산림 자원의 그린바이오 가치를 높이기로 했다. 또 백두대간을 상징하는 대표 수종 전시원과 멸종 위기 고산 침엽수 현지 외 보존원 등 수목원만의 특화된 전시원을 추가로 조성하고, 다양한 체험 전시·문화 콘텐츠를 강화해 자연과 사람을 연결하는 수목원 문화를 확산시킬 방침이다.
특히 지역 농가의 위탁재배를 통해 생산한 자생식물을 전시하는 '봉자페스티벌'을 지역 상생의 모델로 더욱 발전시켜 올해부터는 광역 사업으로 확대해 사회복지시설의 나눔 숲 돌봄 사업과 생활 밀착형 숲 조성 등을 통한 일자리 창출도 꾀한다.
이 밖에도 수목원은 지난해 봉화 지역 기업인 솔지원과의 공동연구로 탄생한 '솔지원 헛개진액과 명품 흑도라지진액'을 개발했으며, 올해는 천연당을 활용한 산림 침입 외래식물의 생장을 조절하는 제초제를 특허 출원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생물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도 더욱 힘쓸 계획이다. 황준오기자 joono@yeongnam.com
황준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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