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대구 이월드를 찾은 시민들이 핑크뮬리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영남일보DB> |
이번 가을에도 대구에서 '핑크뮬리'를 볼 수 있을 예정이지만, 일각에선 핑크뮬리의 '생태계 교란'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핑크색 갈대밭'을 형성하는 핑크뮬리는 SNS상에서 '포토존'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배모(28·대구 남구)씨는 "지난해 사진을 찍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핑크뮬리 군락지를 찾아갔다. 올해도 핑크뮬리를 볼 수 있어서 기대된다"고 했다.
그러나 핑크뮬리의 '생태계 위해성' 문제는 언제나 뒤따라왔다. 핑크뮬리 재배면적이 급증하면서 2019년 환경부는 핑크뮬리를 '생태계 위해성 2급 식물'로 지정했다. 핑크뮬리가 토종 생태계를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환경부는 지난해 핑크뮬리 식재 자제 권고를 내리기도 했다. 이에 제주도를 비롯한 일부 지자체에선 핑크뮬리 군락지를 없앴다.
핑크뮬리 군락지가 있는 대구지역 각 지자체의 경우 기존에 있던 핑크뮬리 군락지를 유지할 계획이다. 단, 환경부 권고를 준수해 신규로 식재하지 않고 기존의 군락지를 유지·관리만 하겠다는 방침이다.
대구 동구는 혁신도시 중앙공원에 심긴 핑크뮬리 개화를 앞두고 있다. 동구청 공원조성과 관계자는 "새로 핑크뮬리를 심을 계획은 없다"며 "기존 조성한 핑크뮬리에 대해 식물 특성에 맞게 야간조명을 조정해 관리할 계획이다"라고 했다.
달성군에는 송해공원과 논공삼거리에 핑크뮬리가 식재돼 있다. 달성군청 공원녹지과 관계자 역시 "지난해부터 환경부 지침에 따라 새로 조성은 하지 않고 있지만, 핑크뮬리가 '다년생식물'인 만큼 개화하면 관리만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대구 달서구 이월드에서도 25일부터 '인생꽃사진관' 이벤트를 통해 약 2달간 핑크뮬리를 선보인다. 이월드는 기존에 조성해놓은 330㎡ 규모 핑크뮬리를 유지할 생각이다.
시민들은 '핑크뮬리'를 보는 것이 기대되면서도 우려된다는 반응이다. 이모(25·대구 북구)씨는 "물론 핑크뮬리는 가을이 되면 떠오른 아름다운 식물이다. 하지만 위해성이 우려되는 만큼, 우리나라 식물로 점차 교체해가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한편 핑크뮬리의 생태계 위해성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2019년 발표된 국립생태원 '외래생물 정밀조사'는 핑크뮬리가 토종생태계를 위협할 만한 경쟁 우위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세간에 알려진 인식과 달리, '유지관리'만 잘되면 자연 번식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당시 국립생태원은 "11월 중순쯤 지상부를 소각하거나 관람객 출입을 통제해 종자 이동을 막으면 자연생태계 유출을 방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자인기자 jainlee@yeongnam.com
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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