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시 길안면 길안천이 무개념 피서객에 몸살을 앓고 있다. 코로나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고 하천 주변에서 야영을 즐기거나 식기를 씻고 술판을 벌이는가 하면 반려견을 씻기는 일도 벌어졌다.(왼쪽부터 시계방향) |
안동시 길안면 길안천 주변은 여름 휴가철이면 많은 피서객이 찾는 안동지역 대표 야영지다. 하천의 수질이 깨끗한 데다 수심이 얕아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물놀이를 할 수 있어 매년 여름철이면 수많은 야영객이 즐겨 찾는다.
그러나 이달 초부터 일부 비양심적인 피서객들의 몰상식한 행동 탓에 하천이 급격히 오염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7일 길안천에선 유아들과 초등학생들이 물놀이하고 있는 하천 내에서 일부 피서객이 자신의 반려견을 씻기다 주변의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했다.
연일 비수도권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이곳에선 방역 수칙을 위반하는 사례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성인 일행 5~6명이 함께 모여 음식을 나눠 먹고, 마스크도 하지 않은 채 큰소리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더군다나 이들은 대화 도중 어린이들이 뛰어놀고 있는 야영지 한복판에서 주위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흡연을 일삼았다. 하천 내에 발을 담근 채 삼삼오오 모여 술판을 벌이는 성인들도 보였다.
또 다른 피서객은 식사하던 식기를 통째로 하천에 집어넣어 음식물 쓰레기를 그대로 내버려둔 채 유유히 자리를 뜨기도 했다.
한 야영객은 일부 몰상식한 피서객들의 비양심적인 모습을 지켜보다가 텐트를 친 지 1시간도 채 되질 않아 다른 야영지로 장소를 옮겼다.
피서객 A씨는 "매년 여름이면 이곳을 찾고 있는데, 올해는 유달리 개념 없는 야영객들이 많이 몰린 것 같다. 코로나19 정국에 답답함을 해소하겠다는 마음은 알겠지만, 주변에 큰 불편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을 왜 모르고 있는지 정말 어이가 없다"고 비난했다.
B씨는 "야영지에 물놀이 사고를 감시하는 분이 있지만, 정작 사회적 거리 두기 등 방역 수칙 위반 사례를 적발할 수 있는 공무원들은 눈에 띄질 않았다. 야외 피서지에도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하는데, 단속 사각지대로 방치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글·사진=피재윤기자 ssanaei@yeongnam.com
피재윤 기자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