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록수는 모두가 알 듯 사철 내내 잎이 푸른 나무다. 그렇다고 상록수의 잎이 몇 년이고 푸른색으로 마냥 달린 것은 아니다. 낙엽수와 마찬가지로 묵은 잎은 떨어지고 새잎이 계속 나온다. 잎의 수명이 길어 묵은 잎과 새잎이 공존하기 때문에 사철 푸른색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상록수 잎은 수명이 제각각이다. 사철나무 잎의 수명은 1년이 채 안 되며, 동백나무 잎은 3년, 알프스 같은 고산지대에 사는 전나무류는 한 번 나온 잎이 20년간이나 살아남는다. 가장 오래 달린 나뭇잎은 롱가에바잣나무 잎으로 30년 동안이나 제 역할을 한다.(이경준의 '수목의학') 소나무 잎의 수명은 3년 정도다.
잎은 햇빛을 이용해 이산화탄소와 물을 합성, 탄수화물을 만든다. 이 과정에서 수분을 증발시키는데(증산작용), 이 수분 증발의 힘이 뿌리에까지 미쳐 땅속의 물을 흡수하게 한다. 지금까지 발견된 지구상에서 가장 큰 나무의 높이가 112m에 이르니 그 힘은 최소한 112m까지는 물을 끌어 올릴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만약에 잎에서는 증산작용에 의해 수분을 증발시키는데 뿌리에서는 땅속의 물을 흡수하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낙엽의 계절인 요즘 소나무 잎도 지나치게 많이 떨어져 걱정을 하는 사람이 있다. 3년을 견뎌야 할 잎이 2년도 안 돼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동계건조가 이유다. 지난해 겨울은 며칠만 춥고 대체로 따뜻했다. 며칠간의 추운 날에 땅은 언 상태로 겨울을 지냈다. 기온이 올라가니 소나무 잎은 광합성과 더불어 증산작용을 해 수분을 증발시켰다. 그러나 뿌리는 땅이 얼어 있는 상태라서 수분을 흡수하지 못했다. 이 바람에 소나무 내부에 있는 수분이 부족해져 결국 잎이 일찍 떨어지고 심한 경우에는 말라 죽기까지 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지구 온난화가 나무 중의 으뜸인 소나무를 살기 어렵게 하는 것이다.
올겨울은 우리가 견디기 좀 힘들더라도 겨울다운 겨울이 됐으면 좋겠다. 소나무를 위하여.
이하수 중부지역본부 부장·나무의사
상록수 잎은 수명이 제각각이다. 사철나무 잎의 수명은 1년이 채 안 되며, 동백나무 잎은 3년, 알프스 같은 고산지대에 사는 전나무류는 한 번 나온 잎이 20년간이나 살아남는다. 가장 오래 달린 나뭇잎은 롱가에바잣나무 잎으로 30년 동안이나 제 역할을 한다.(이경준의 '수목의학') 소나무 잎의 수명은 3년 정도다.
잎은 햇빛을 이용해 이산화탄소와 물을 합성, 탄수화물을 만든다. 이 과정에서 수분을 증발시키는데(증산작용), 이 수분 증발의 힘이 뿌리에까지 미쳐 땅속의 물을 흡수하게 한다. 지금까지 발견된 지구상에서 가장 큰 나무의 높이가 112m에 이르니 그 힘은 최소한 112m까지는 물을 끌어 올릴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만약에 잎에서는 증산작용에 의해 수분을 증발시키는데 뿌리에서는 땅속의 물을 흡수하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낙엽의 계절인 요즘 소나무 잎도 지나치게 많이 떨어져 걱정을 하는 사람이 있다. 3년을 견뎌야 할 잎이 2년도 안 돼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동계건조가 이유다. 지난해 겨울은 며칠만 춥고 대체로 따뜻했다. 며칠간의 추운 날에 땅은 언 상태로 겨울을 지냈다. 기온이 올라가니 소나무 잎은 광합성과 더불어 증산작용을 해 수분을 증발시켰다. 그러나 뿌리는 땅이 얼어 있는 상태라서 수분을 흡수하지 못했다. 이 바람에 소나무 내부에 있는 수분이 부족해져 결국 잎이 일찍 떨어지고 심한 경우에는 말라 죽기까지 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지구 온난화가 나무 중의 으뜸인 소나무를 살기 어렵게 하는 것이다.
올겨울은 우리가 견디기 좀 힘들더라도 겨울다운 겨울이 됐으면 좋겠다. 소나무를 위하여.
이하수 중부지역본부 부장·나무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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