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눈물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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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0-20  |  수정 2020-10-20 08:24  |  발행일 2020-10-20 제16면
'눈물길' 이상 없어도 눈물 흐를 수 있어

과다분비는 중추신경계 질환으로도 발생

원인에 따른 치료로 눈물흘림 증상 완화

[건강칼럼] 눈물
문홍재 〈잘보는안과 원장〉

눈물은 대부분 위쪽, 바깥쪽 안와내에 위치하고 있는 주눈물샘에서 만들어진다. 눈물은 각막(검은 눈동자)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해주고 박테리아를 살균하는 작용과 각막의 표면을 매끈하게 해줘 사물을 더 선명하게 볼 수 있도록 해준다. 눈물은 자신의 역할을 다한 후에는 적절한 배출로를 따라 사라지게 되는데, 생성된 눈물의 일부는 공기중으로 증발돼 없어지고, 나머지는 눈물길(하수관)로 내려가서 콧속으로 배출된다. 따라서 눈물이 빠져나가는 눈물길의 어느 한 부분에 문제가 생겨서 눈물의 배출에 문제가 생기게 되면 눈물이 밖으로 흐를 수 있다.

눈물길 자체가 아니더라도 결막의 이상(결막이완증), 눈꺼풀의 형태 이상(눈꺼풀속말림·눈꺼풀겉말림), 안면신경마비, 경피증 등의 경우에도 눈물의 이동장애를 유발해 눈물을 밖으로 흐르게 한다.

'안과에 가서 검사했는데 눈물길은 막히지 않았다고 하는데 눈물이 계속 난다'고 하는 주변 분들을 자주 만날 수 있다. 즉 눈물길에 이상이 없어도 눈물은 날 수 있다. 이런 경우는 눈물이 너무 많이 생성돼 눈물이 넘쳐 뺨으로 흘러내리는 것으로 눈물의 과다분비에 의해 발생한다. 비가 너무 많이 와서 하수도가 넘치는 식이다. 눈물의 과다분비는 하품을 하거나 웃을 때 눈물이 나는 경우에 흔히 만나게 되고, 약물이나 중추신경계 질환에 의해 생길 수도 있다. 그러나 많은 경우 반사적인 눈물분비에 의해 생기게 된다. 반사적인 눈물분비는 홍채염, 녹내장, 각막이나 결막의 질환, 이물질, 콘택트렌즈 착용 등 다양한 원인으로 유발될 수 있고, 안구건조증도 흔한 원인 중에 하나다. 각막이 건조하게 되면 5번 뇌신경과 7번 뇌신경 간의 반사궁을 자극, 눈물샘에서 갑작스러운 눈물 생성을 하게 되고 이러한 갑작스러운 눈물의 증가로 눈물길은 넘쳐 흐르게 되면서 결국 눈물이 흐르게 되는 것. 안구건조증의 경우 인공눈물의 사용으로 눈을 촉촉하게 만들어주면 반사궁의 작용을 줄여 어느 정도 눈물흘림을 감소시킬 수 있다.

눈물길이 막힌 경우 증상의 완화 및 치료를 위해 수술을 할 수 있다. 눈물길 수술은 눈물길의 좁아진 부위에 따라 수술방법이 조금씩 달라지는데 일반적으로 가장 흔한 코눈물관 폐쇄의 경우에 시행하는 눈물길 수술은 크게 두 가지다. 좁아진 코눈물관을 확장한 후 실리콘관을 삽입하는 방법과 폐쇄된 코눈물관을 우회하는 새로운 눈물 배출길을 만드는 눈물주머니코안연결술이다. 눈물주머니코안연결술은 두 가지 방법으로 나눠지는데 겉으로 피부를 절개해서 수술을 시행하는 한 가지 방법과 내시경을 사용해 코를 통해 수술하는 다른 한 가지 방법이 있다. 두 가지 모두 눈물길의 일부인 눈물주머니 위치에서 코쪽으로 인위적으로 뼈를 제거한 후 바로 코안으로 눈물이 배출되도록 우회로를 만들어 주는 방법으로 수술 후 실리콘관을 3~6개월 정도 뒀다가 제거하게 된다.

코눈물관 폐쇄가 1년 이하의 짧은 유병률을 가진 환자들에게서는 코눈물관 안에 어느 정도 잠재적인 공간이 남아 있다고 여겨 소염제 등의 약물치료를 시도하거나 코눈물관을 확장한 후 실리콘관을 삽입하는 비교적 간단한 수술을 시행해 볼 수 있다. 그러나 2~3년 이상의 만성적 증상을 가진 코눈물관 폐쇄의 경우 코눈물관의 과도한 섬유성 반흔과 이로 인한 코눈물관 내강의 완전 영구적인 막힘으로 코눈물관 확장과 실리콘관 삽입술만으로는 성공률이 매우 낮아지고, 눈물주머니코안연결술을 이용한 우회술이 가장 좋은 치료 방법이다. 눈물주머니코안연결술은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성공률이 85~95% 정도로 높은 편이며 마취는 시술병원이나 환자의 요구에 따라 달라지게 되는데 전신마취나 국소마취로 할 수 있다. 국소마취를 할 경우 진정제 등을 투여해 통증을 줄여주고 또한 전신마취로 수술을 받게 되면 통증을 느끼지 않으므로 수술을 무서워할 필요가 없다. 수술 후 가장 흔한 문제는 재발돼 다시 눈물이 나는 것이고, 이럴 경우 재수술을 시행해 콧속의 자란 살을 떼어내 주게 된다.

이렇듯 눈물을 흘리는 원인은 다양하게 존재한다. 눈물이 많으면 사물이 흐려지고, 뺨이나 눈꼬리로 눈물이 흘러 넘치게 돼 일상생활에 많은 불편을 느끼게 되는데 이런 증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그 원인에 따른 치료가 눈물흘림 증상을 줄이는데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문홍재 〈잘보는안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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