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행복북구문화재단 어울아트센터 전경. |
서울·경기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최근에야 안정을 찾기 시작한 대구 문화예술계도 다시 긴장하고 있다.
올봄 대구에서 확산한 코로나19로 지역 공연계의 상반기 공연들은 대부분 취소나 연기되면서, 하반기에 일정이 몰려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가 대규모로 재확산되면서 대구 문화예술계에도 다시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오는 22일 대구 행복북구문화재단 어울아트센터에서 열릴 예정이던 인형극 '내 친구 송아지' 공연은 잠정 연기됐다.
행복북구문화재단 관계자는 "지난 15일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집단감염 추세를 보이고 있어, 지역 내 확산 방지를 위해 공연 연기 결정을 내렸다"며 "해당 공연이 어린이 대상인 데다 수도권에서 활동하는 극단의 작품이어서 엄격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공연 재개최 여부와 일정은 향후 코로나19 발생 추이를 보고 결정될 예정이다.
대구시립극단도 코로나19의 재확산 여파로 21~22일 앞산빨래터공원에서 진행하기로 했던 찾아가는 야외공연(코믹마당극 '열혈 심청'와 '뮤지컬 갈라')을 취소했다.
대구시립극단 관계자는 "지역전파 위험이 커져 이번 주 공연은 부득이하게 취소하게 됐다"면서 "이후 일정(28~29일 수성못 상화동산 야외무대, 9월1~ 2일 북구 이태원길 팔거광장, 9월4~5일 달서구 월광수변공원)은 현재로서는 기존대로 추진할 예정이지만, 코로나19 확산추이에 따라 나머지 일정도 변동될 수 있다"고 전했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객석 수를 더 줄여 운영하기로 했다.
5월 이후 객석을 50%(650여석) 개방했으나,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33%(400여석)로 더 축소해 운영하기로 한 것.
대구오페라하우스 관계자는 "2020 대구오페라축제 공연의 경우 객석이 대부분 매진된 상황인데, 예상되는 예매 취소분이 있어도 지금의 코로나19 재확산 분위기로 인해 취소분에 대한 추가 판매는 하지 못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른 대구 문화예술기관들도 긴급회의를 여는 등 이번 재확산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구 웃는얼굴아트센터 관계자는 "지난 18일 자체적으로 긴급회의를 열고 이번 코로나19 재확산 상황과 공연 운영 여부 등에 대해 논의했다"며 "대구는 아직 상대적으로 확산이 심각하지 않아 기존대로 방역지침을 철저히 지켜 이달 공연은 예정대로 진행하고, 9월 공연은 확산 추이를 지켜보고 진행 여부 등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구 문화예술계 한 관계자는 "지금 수도권 상황을 보니 지난봄 대구 문화예술계가 겪은 악몽이 떠오른다"면서 "코로나19 확산이 주춤했던 6~7월에는 공연계 분위기가 그나마 호전됐는데,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재확산으로 다시 움츠러들고 있다. 행정기관의 방역 점검도 다시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재확산 사태에 대구의 많은 문화예술인이 불안한 심정일 것이다. 이번 코로나19 재확산이 지역 공연계에 더 이상 여파를 미치지 않길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김봉규·박주희·노진실기자
노진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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