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깜깜이 환자' 발생 우려 높아..."방역수칙 준수 절실"

  • 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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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7-02  |  수정 2020-07-02 07:12  |  발행일 2020-07-02 제3면
휴가철 깜깜이 환자 발생 우려 높아...방역수칙 준수 절실
휴가철을 앞두고 '깜깜이 환자'가 발생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국내 주요 여행지로 휴가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근 제주를 중심으로 다른 지역으로 여행을 떠나는 지역민들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공항공사 대구지사에 따르면 대구와 제주 왕복 여객 수는 지난 3월 2만2천822명이었지만, 매달 2배 이상씩 증가해 지난달 13만8천명(잠정)까지 늘어났다. 휴가철에도 대구에서 제주 등 전국 각지로 휴가를 보내러 떠날 여행객 역시 늘어날 것이라는 게 항공·여행업계 관계자의 시각이다.

대구지역 내 야영장에도 이용객이 몰리고 있다. 대구 수성구 진밭골 야영장은 이날 기준 7~8월 금·토·일요일 예약이 대부분 꽉 찼는데 특히 다음달 금요일과 토요일은 카라반·오토캠핑·데크 등 시설이 빈 자리 없이 예약 완료됐다. 북구의 금호강 오토캠핑장 역시 이달 매주 금요일부터 일요일 예약이 대부분 마감됐다. 허모씨(39·대구 중구)는 "지난달 말에도 야영장 예약을 시도해봤지만 이미 대부분 날짜가 마감돼 할 수 없었는데, 오는 여름철에도 자리를 구하기는 힘들 듯싶다"며 아쉬워했다.

1일부터 오는 19일까지 이어지는 '2020 특별여행 주간'에 대구 역시 코로나19로 침체된 관광산업을 살리기 위한 이벤트를 실시, 대구 시내에도 사람들이 붐빌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워터파크, 해수욕장 등 사람들 간 밀접접촉이 많이 이뤄지는 여름휴가지의 경우 감염 우려가 더 높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적지 않다. 이들 시설은 이른바 '3밀(밀폐·밀접·밀집)' 장소지만 정부가 지정한 고위험시설이 아닌 탓에 관리의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는 걱정이 나오고 있다. 특히 물놀이 시설은 여러 사람들이 함께 사용하는 탈의실이나 샤워실 등을 보유하고 있어 바이러스 전파가 일어날 위험이 크다.

최근 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의 비율도 적지 않아 긴장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1일 중앙방역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최근 2주간(6월 15~29일) 확진자 636명 중 감염경로를 조사 중인 비율이 11.8%(75명)로,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기준인 '5% 미만'을 두 배 이상 넘는 상황이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N차 감염도 다수 발생하고 있다. 이에 한창 집단감염이 발생 중인 타 지역 무증상 확진자가 여름휴가를 즐기러 제주 등 휴가지로 갔다가 함께 있는 대구경북민에 옮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놀이 시설에선 밀집도를 낮추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현장에서 제대로 적용될 지는 미지수다. 실제 대구지역 워터파크 등이 자체 마련한 언택트 발권 및 신용카드 결제, 샤워실 이용 적정 인원 관리, 물놀이 시설 이용 인원 제한을 통한 거리두기 등에 대한 정부 차원의 규제는 없다. 또 정부가 최근 7월 말에서 8월 초 민간기업의 여름휴가가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휴가기간을 9월까지 확대 운영하도록 하고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권고사항이다.

송정흡 칠곡경북대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여름휴가를 가기로 결정했다면 개인위생을 스스로 돌보고 거리두기 수칙을 지키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며 "물놀이 시설 등을 이용할 경우 '물 안경'을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팁"이라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지역 감염이 산발적으로 계속되고 있는 지금 상황에서 충분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실천이 필요하므로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가 절실하다"고 당부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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