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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대구점에 입점한 '셰프 그라운드 161'은 랍스터·제주국수·분식·초밥 등을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핫플레이스다. 〈롯데백화점 제공〉 |
"너희는 백화점에 쇼핑하러 가니? 우리는 식사하러 간다."
과거 쇼핑의 대명사였다가 공연과 교육·취미 등 복합적인 문화공간으로 진화했던 백화점이 이제는 맛집으로 승부하고 있다. 최근 들어 유튜브와 방송에서 '먹방'이 대세로 떠오른데다 '좋은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백화점이 모객을 위한 수단으로 '맛집'을 주목하게 된 것이다.
◆맛집 찾은 고객 쇼핑 소비자로
최근 일부 백화점이 이른바 맛집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공간으로 소문나면서 백화점 업계가 맛집 유치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유통업계에서 맛집 유치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지속된 매출하락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비대면 판매 강화 등으로 온라인 판매가 강세를 이어가면서 오프라인 판매로 대변되는 백화점은 지속적으로 매출 하락을 겪었다. 실제 지역 대부분 백화점은 지난해 동기간 대비 20~30%씩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유통가에서는 오프라인 매장 강화를 위한 전략 중 하나로 맛집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기존 고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식당을 유지하는 것 역시 내방 고객 확보를 위한 중요한 전략으로 떠올랐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자체가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성장한 탓에 온라인 판매의 강세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다"며 "맛집은 오프라인 성격이 강하지만 온라인 대체가 어려운 콘텐츠이기 때문에 백화점에서 고객 확보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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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백프라자 식당가 터줏대감인 '힛또'는 10년 넘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대구백화점 제공〉 |
◆처음 맛보는 특별함과 새로움
대구신세계 지하1층 푸드코트에 위치한 바비레드는 스테이크·파스타·샐러드를 판매하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지난 5월20일 대구에 첫 선을 보였다. 바비레드의 파스타는 분식집 떡볶이나 중국집 짬뽕처럼 매운맛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젊은층을 중심으로 입소문이 빠르게 퍼졌다. 여기에 갈비찜처럼 갈비가 뼈째 들어있는 탓에 한식만 고집하는 '한식 덕후'들의 입맛도 사로잡았다.
바비레드의 특이한 점은 기존 파스타식당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빨간밥과 김가루 셀프코너다. 파스타를 먹고난 후 셀프바 재료를 이용해 남은 파스타소스에 김가루를 비벼먹는 바비레드만의 비빔밥은 특별하지만 익숙한 맛을 제공한다.
지난해 8월 롯데백화점 대구점 지하2층 식품관에 입점한 '셰프 그라운드 161'은 젊은 세대와 직장인들에게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며 핫플레이스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랍스터 요리·제주 국수·김스타 심야 매점·무제한 회전 초밥 전문점 등이 입점한 지역 내 최초 미식문화 공간이다.
지난 17일 기준 하루 평균 이용객이 250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장소에 입점해 있던 한식뷔페와 비교해 30% 증가했다. 다양한 음식에다 '미식문화 공간' 콘셉트로 매장을 탈바꿈한 것이 손님을 끌어들이는 큰 요인으로 분석된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고승한 식품팀장은 "입소문을 타고 멀리서도 오는 분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며 "물회 등 여름 신메뉴를 대거 선보이고 있으며 다양한 요리를 부담없는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10년 이상 백화점과 함께 성장
백화점에서 오랫동안 손님들의 사랑을 받은 식당도 있다.
대백프라자 11층 식당가에 자리잡고 있는 '힛또'는 10년이 넘게 꾸준하게 사랑받고 있는 일식집이다. 대표 메뉴는 김치나베고한과 초밥정식·메밀정식이다.
코로나 사태 당시 외출을 자제하던 시민들이 김치나베고한을 먹고 싶어 백화점을 방문했다는 이야기는 유명한 일화다. 우동과 돈가스가 들어간 시원한 국물맛이 일품으로, 밥이 같이 나오기 때문에 한 끼 식사로도 손색이 없고 해장에도 적격인 탓에 20대부터 30대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많은 타격을 받았지만 하루 평균 200여명이 식당을 찾을 정도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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