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갑상선암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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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16  |  수정 2020-06-16 07:43  |  발행일 2020-06-16 제17면

[건강칼럼] 갑상선암
범어샘편한내과 송인욱 원장(내분비대사내과 전문의)

비교적 진행 느려 '거북이 암'이지만
10%이내 차지하는 여포성 갑상선암
수술전엔 암인지 구분하기 어려워
크기가 커진후 진단되는 경우 많아


갑상선암은 비교적 진행이 느려 흔히 '착한 암' '거북이 암'으로 불린다. 이러한 수식어를 달게 된 데에는 갑상선암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갑상선유두암이 이바지한 바가 크다.

갑상선암 환자의 10년 생존율은 갑상선암에 걸리지 않은 또래의 일반인보다 높게(100.2%, 2012~2016년 발생자 기준) 보고되기도 했다. 이는 갑성선암의 높은 조기 진단율과 치료 후 지속적인 건강관리가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갑상선암 중 10% 이내를 차지하는 여포성 갑상선암(여포암)은 수술 전에는 세포 검사나 조직 검사를 통해서도 암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이런 탓에 갑상선유두암에 비해 크기가 커진 후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혈행성 전파를 해 폐나 뼈 등 타 장기에 전이된 경우 생존율이 떨어진다. 암이 의심되면 수술로 절제 후 결절 주위 갑상선 조직 등 침범이 있는지에 따라 암 여부를 판단한다.

작은 갑상선유두암에서도 목 주위 재발은 드물지 않고, 타 장기 원격전이는 치명적일 수 있다.

갑상선 절제수술 결과 암이 갑상선 피막을 침범하거나 임파선으로 전이된 것으로 확인되면 재발 중간위험군, 암이 4㎝ 이상으로 크거나 주변의 성대·근육 등을 침범했으면 재발 고위험군에 속한다.

갑상선암의 성장을 촉진하는 성장인자로, 가장 강력한 영향을 갖는 물질은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갑상선 자극호르몬(TSH)이다. 갑상선유두암과 여포암의 세포막에 갑상선 자극호르몬 수용체가 존재하고 갑상선 자극호르몬이 이를 통해 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수술 전,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동반한 갑상선암 환자에서 갑상선호르몬 투여를 중단하면 갑상선 자극호르몬이 높아지고 암 증식이 활발해진다.

이러한 기전을 토대로 시행된 연구들을 통해 진행된 갑상선 유두암의 경우, 수술 후 갑상선 자극호르몬 수치를 참고치 하한 혹은 참고치보다 낮게 유지했을 경우, 갑상선 자극호르몬 수치를 정상 내지는 정상 이상으로 유지된 환자보다 재발률이 유의하게 낮았음이 확인되었다. 이런 결과들을 근거로 재발의 중간-고위험군의 환자를 대상으로는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 높은 갑상선호르몬제 용량을 통해 재발을 방지하고 늦추려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치료를 '갑상선자극호르몬 억제요법'이라 부른다. 갑상선호르몬제 용량을 체중, 활동량, 타약제 복용 등을 고려해 참고치 상한에 이르도록 복용하게 되면, 뇌하수체에서는 혈액내 갑상선호르몬이 충분하다고 느껴 갑상선을 자극하는 신호(갑상선 자극호르몬)를 덜 보내게 되는 것이다.

갑상선자극호르몬 억제요법에 사용되는 갑상선 호르몬제 자체는 부족한 호르몬의 정상범위로의 적절한 보충 중에는 부작용이 거의 없다.

하나 과도한 갑상선 자극호르몬 억제를 위한 용량에서는 단기간에 부정맥, 장기간에 골절 위험을 높일 위험이 있다. 특히 부정맥, 골다공증 병력의 환자나 고령의 환자에서는 고용량 갑상선호르몬제의 부작용 위험을 줄이면서도 갑상선암의 재발을 낮추기 위한 줄타기가 필요하다.
범어샘편한내과 송인욱 원장(내분비대사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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