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각종 먹거리들을 전달하는 박상현 선임 사회복지사(오른쪽)와 양동윤 사회복지사가 대구 달서구 성서종합사회복지관 앞에서 구호물품을 옮기고 있다. |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은하수마을 주민들에게 힘과 용기를 드리고자 성서종합사회복지관 성서푸드뱅크·푸드마켓에서 구호식품을 전합니다. 은하수마을은 코로나바이러스보다 강합니다. 여러분! 힘내세요."
지난달 20일 오후 5시쯤 대구 달서구 성서종합사회복지관 앞. 코로나19로 복지관 문을 닫은 상황이지만, 후원받은 기부식품을 인근 성서주공 1단지 아파트(은하수 마을)에 전달하기 위해 양동윤 사회복지사(27·성서기초푸드뱅크 전담인력)와 박상현 선임사회복지사(36)는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구호식품 품목에 대해 양 사회복지사는 "라면, 통조림, 장류, 식용류, 기관지에 좋은 차뿐만 아니라 면마스크, 손소독제 등 다양하다"며 "3월부터 4월 중순까지는 달서구 추천 주민 600여 명에게 전달했고, 4월 중순 이후부터 오늘까지 은하수마을 전체에 배달을 완료했다"고 말했다.
성서푸드뱅크·푸드마켓은 복지관 내 진열된 기부식품과 생활용품을 취약계층으로 지정된 이용회원이 복지관을 찾아 선택할 수 있는 복지 서비스로, 달서구의 지원으로 성서종합사회복지관에서 운영해 왔다.
하지만 지난 2월18일 대구지역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이후 확진자가 폭증하자 성서푸드뱅크·푸드마켓도 폐쇄에 들어갔다. 동시에 박 선임사회복지사의 걱정은 커졌다. 성서종합사회복지관 이용자 중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과 장애인이 많기 때문이다. 이에 박 선임사회복지사는 푸드마켓에 진열된 기부식품과 생활용품을 직접 전달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렇게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해 그들은 다양한 구호물품을 이웃들에게 나눠주기 시작했다.
푸드뱅크 전담인력들은 그동안 물품수령 2~3시간, 검수 3시간, 품목별 분류 2시간, 포장 3시간, 냉동탑차 탑재 1시간, 하차와 배달 등의 시간과 정성을 쏟아 1천844세대에 물품을 전달했다.
코로나19 발생 초기 팀원들은 방호복을 완전하게 갖춰 입고 '벨튀(벨을 누르고 이내 튀어서 그 장소를 떠나기)'를 했다. 시간이 흐르고 물품을 받은 주민들은 "꼼짝도 못하고 들어 앉아 있는데 참말로 고맙고, 큰 힘이 되고 든든하다"며 "만날 길이 없으니 박카스라도 드시라"며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고 팀원들은 전했다.
어린이집과 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한 아버지의 영향으로 사회복지사의 길을 가게 된 박 선임사회복지사는 "어려운 분들께 숨 쉴 수 있는 여유와 벗이 되어 줄 수 있는 사회복지사의 길을 가는 나 자신이 멋지다고 생각한다"면서 "15년째 운행해 온 냉동탑차가 낡아 위생문제가 걱정인데, 해결되어 더욱 신선하고 안전한 식품이 주민들께 전달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사진=김호순 시민기자 hosoo031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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