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맘 상담실] 부모와 함께하는 '하브루타' 교육

  •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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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01  |  수정 2020-06-01 08:02  |  발행일 2020-06-01 제15면
"자신의 생각 스스로 표현하고 질문하는 습관 길러야"

[초등맘 상담실] 부모와 함께하는 하브루타 교육
초등학생들이 하브루타 토론을 하고 있는 모습. <대구시교육청 초등교육과 제공>

4차 산업혁명 시대 교육은 대전환기를 맞고 있다. 정해진 정답만을 찾는 교육에서 아이들의 생각을 끄집어내 비판력과 창의 사고력을 키우는 교육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부모와 함께 질문하고 토론하는 하브루타를 통해 호기심을 자극하는 대화가 어떤 것인지를 살펴보자.

Q. 하브루타가 무엇인가요.

A: 하브루타(havruta)는 '짝을 지어 질문하고 대화하고 토론하고 논쟁하는 것', 즉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브루타의 원래 의미는 '친구, 짝, 파트너'를 뜻하며 친구라는 뜻의 '하베르'에서 유래했습니다. 이것이 '짝과 함께 공부하는 것'으로 확대됐고, 그 공부 방법은 주로 질문하고 대답하고 토론하는 형태로 발전해 왔습니다. 흔히 유대인에게서 이 하브루타가 보편화되었고, 하브루타하면 유대인의 교육법이라고 널리 알려져 왔습니다. 2011년까지 노벨상 수상자를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13억 중국계가 7명, 15억 이슬람계가 9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것에 비해 유대인은 전 세계 인구의 0.25%에 불과한 데도 불구하고 무려 185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습니다. 정해진 정답 찾기만을 강조해온 우리의 교육 풍토에서는 절대로 이룩할 수 없는 놀라운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해야 할 우리의 아이들에게 비판력과 창의 사고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정해진 정답 찾기의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아이들이 스스로 질문하고 대화하며 토론하고 논쟁하여 지식을 생성할 수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하브루타 교육이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훌륭한 질문하기까지는 '연습' 필요
정해진 정답 찾기 주입식 교육 아닌
형식·틀에 얽매이지 말고 대화해야


Q. 하브루타 교육, 어떻게 실천하면 좋을까요.

A: 첫째, 아이들이 다른 누구의 생각이 아닌 자신만의 생각을 표현하도록 해주세요. 하브루타는 정해진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사고 과정이자 탐구과정입니다. 따라서 다양한 저마다의 생각들이 매우 소중하고 중요합니다. 유대인들은 100명의 아이에게 100가지의 아이디어가 있다고 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어떤 주제에 대해서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만의 생각을 갖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어떤 생각이라도 괜찮으니 학생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스스로 표현하도록 하고, 이에 대해서 격려와 용기를 주어야 합니다. 이렇게 꾸준하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습관화되면 어느 순간에도 자신감있게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습니다. 설사 그 생각이 우리 어른들이 생각하기에는 틀리더라도 말입니다.

둘째, 사고를 가로막는 정답을 찾지 말고 질문을 하게 해주세요. 질문은 우리 삶을 변화시킵니다. 뇌에 가해지는 전기 쇼크와 같아서 질문을 받는 즉시 대답을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는 모두 대답이라는 반사 작용을 갖고 있으며, 이것은 어린 나이부터 우리에게 심어진 기능입니다. 이런 힘은 너무도 강력해서 질문이 지닌 다른 힘들은 모두 여기에 좌우됩니다. 질문은 대답을 요구하는 것이므로 주도권을 행사하게 만듭니다. 무엇보다 질문은 사고를 자극합니다. 변화란 통찰력 있는 질문에 의해 발생되는 의미심장한 사고의 결과입니다. 자신에게 주어지거나 스스로 떠올린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생각을 몰두하다 보면 '발견, 평가, 의사결정, 계획'을 낳고 이것들은 모두 변화를 일으킵니다. 그러니까 질문이 없다면 변화는 어렵습니다. 하브루타의 힘은 질문에서 나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질문으로 시작되고 질문으로 끝이 납니다. 그러나 훌륭한 질문을 하기까지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하브루타를 가정에서 실천할 때는 형식과 틀에 얽매이지 말고 다양한 주제로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들의 상황이나 환경, 관심사에 따라 다양하게 질문을 만들어 생각을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유대인들은 하브루타를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서 실천하기도 하지만, 보통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아이들과 하브루타를 합니다. 식사 시간, 독서 후, 잠자기 전 등 살아가는 일상생활 모두가 '하브루타'입니다. 하브루타를 하면 공부는 마치 직접적으로 학습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만, 사실은 아이들에게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물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둘러 가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도움말=박창한 대구화동초등 교사<참고문헌: 부모라면 유대인처럼 하브루타로 교육하라(전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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