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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 확산으로 안정세를 보이던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봄은 왔지만 여전히 우리는 겨울에 살고 있다. 하지만 마음과 달리 이미 봄은 우리 곁에 왔고, 그 계절에 사는 우리네 몸은 이미 봄에 따른 증상을 겪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춘곤증과 꽃가루 알레르기 등이다. 특히 예년과 달리 올해는 5월 들어서 생활 속 거리두기 전환으로 외부 활동이 조금씩 증가하는 상황이 되면서 지금부터 이런 증상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봄이 되면 활동량이 늘어나 단백질·비타민·무기질 등 각종 영양소의 필요량이 증가하게 되는데 이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해 생기는 영양상의 불균형이 춘곤증으로 나타나기도 하는 만큼 생활 속 거리두기로 활동량이 증가하게 되는 시기에 맞춰 관리해줄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춘곤증, 졸음·식욕부진·피로 증상
과다한 담배·커피, 신체리듬에 방해
주꾸미 등 제철음식 원기회복 도움
꽃가루알레르기, 천식·피부염 일으켜
건조하고 대기오염 심할 땐 외출 자제
외출 전후 세수·양치질 철저히 해야
◆봄이 왔다, 춘곤증·꽃가루 알레르기와 함께
춘곤증의 증상은 졸음과 함께 몸이 나른해지고 식욕부진, 소화불량, 피로, 현기증이 생기는 것이다. 해가 지고 어두워지면 우리 몸에서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돼 잠이 들게 한다. 해가 일찍 지는 겨울에 맞춰져 있던 몸의 리듬이 밤이 짧아지는 환절기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봄철 피로가 생길 수 있다.
춘곤증을 이겨내고 봄철에 건강을 지키는 방법은 자신의 생활 리듬을 지켜가면서 △규칙적으로 하루 7~8시간 수면 △제시간에 자연식품을 골고루 먹는 균형잡힌 식사 적당히 하기 △틈나는 대로 걷기나 체조, 스트레칭 같은 운동 하기 △우리 몸의 리듬에 장애를 주는 담배나 커피 같은 것들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봄이면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꽃가루 알레르기질환이다.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들은 주로 식물이 꽃을 피우는 계절에 콧물·코막힘·재채기·코 간지러움 같은 알레르기 비염, 눈과 눈 주위의 가려움, 눈 충혈, 눈물이 나는 결막염이 생긴다. 이외에도 꽃가루 알레르기가 심한 경우 기관지 천식이나 접촉성 피부염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꽃가루 알레르기는 원인 꽃가루 알레르겐이 대기 중에 많이 분포하는 계절에 증상이 나타나거나 악화되는 것이 특징이다. 꽃가루가 날리기 시작하면서 나타나는 증상은 대기 중 꽃가루 양에 따라 달라진다. 꽃가루가 사라지면 2~3주에 걸쳐 천천히 증상이 호전된다.
꽃가루는 눈에 보이지 않는 매우 작은 미세입자(0.02~0.06㎜)로 식물이 번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바람을 타고 바다를 건널 수 있을 만큼 가볍기 때문에 주위에 식물이 없더라도 공기 중에는 꽃가루가 있을 수 있다. 바람에 날려 공중에 떠 있는 꽃가루는 주로 풍매화에서 나온 것이 대부분이며 이들이 주로 꽃가루 알레르기를 일으킨다. 대기 중의 꽃가루 분포는 계절별·지역별로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봄철에 오리나무·자작나무·참나무 등의 나무 꽃가루가 알레르기를 일으킨다.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들은 건조하고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나 대기오염이 심한 황사철에는 외출과 환기를 삼가야 한다. 부득이 외출할 경우 마스크 등을 써서 호흡기 점막이 꽃가루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고, 외출 전후에 세수·양치질 등을 철저하게 해야 한다. 꽃가루 혼합물 등으로 만든 건강보조식품 등을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가 잘못 복용할 경우 위장관 알레르기나 심한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므로 조심해야 한다. 원인 알레르기 물질의 종류를 정확히 밝혀내고 이에 대한 회피요법과 적절한 약물치료 등으로 잘 관리할 수 있다.
◆봄을 이기는 건강한 먹거리들
춘곤증을 이기는 가장 쉽고 중요한 방법 중 하나는 아침을 챙겨먹는 것이다.
2018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아침식사 결식률은 약 28%로 국민 4명 중 1명이 아침식사를 거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침식사는 지난밤 동안 공복상태였던 우리 몸에 영양을 공급해 신진대사의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만큼 아침식사를 거르게 되면 단순당 간식을 섭취하거나 점심 식사에 과식을 하게 될 수 있어 춘곤증을 더욱 심하게 만들게 된다.
그런 만큼 아침식사는 거르지 않고 꼭 챙겨먹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 만약 시간이 부족하다면 과일이나 우유, 고구마, 견과류 등으로라도 간단히 챙겨먹는 것이 좋다.
봄철은 꽃가루와 미세먼지 등이 많아지는 계절이다. 이에 산화적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혈중 콜레스테롤 저하에 도움이 되는 사포닌이 풍부하게 함유된 '더덕'을 챙겨먹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더덕에는 이눌린·사포닌·칼슘·철분 등이 풍부해 호흡기 질환과 기관지염 등의 완화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미세먼지로 인해 발생하는 기침과 가래를 없애주는데 효과적이다.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한 단백질 식품으로 면역력을 키우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단백질은 우리 몸을 구성하는 시멘트 역할을 하는 영양소로 근육을 형성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백혈구·항체 등 면역물질의 구성 성분 중의 하나다. 따라서 면역력과 관련해서는 빠져서는 안되는 영양소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여기에 좋은 음식으로 3~5월이 제철인 주꾸미를 추천했다. 주꾸미는 피로회복에 좋은 타우린이 함유돼 있어 피로감과 무기력한 증상에 좋다는 것. 그 밖에 봄이 제철인 단백질 식품으로는 칼륨·비타민A·칼슘 등이 풍부한 바지락·꼬막 등도 있다.
또 필수아미노산 구성이 탁월한 콩은 칼슘·칼륨과 같은 미네랄이 풍부한 알칼리성 식품으로, 사포닌·이소플라본과 같은 항산화영양소도 많이 함유돼 있다.
식물성 단백질인 콩 외에 동물성 단백질로 닭 등의 가금류, 생선류, 돼지고기와 소고기 등의 육류를 다양하게 섭취하는 것으로 필수 아미노산의 섭취를 적절하게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매끼 식사에서 단백질 식품은 빠지지 않도록 식사 중 1~2개 정도로 반찬을 구성해 섭취하는 것이 단백질 섭취를 충분히 현명하게 잘할 수 있는 방법이다.
계명대 동산병원 김대현 교수(가정의학과)는 "춘곤증은 휴식·식사·운동으로 호전되지만, 비정상적인 피로가 계속된다면 질병 때문은 아닌지 검사 해봐야 한다. 우리나라에 흔한 간염·결핵·당뇨병 외에도 많은 병이 피로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전과 다르게 피곤함이 계속되면 가까운 병·의원에서 상담이나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도움말=계명대 동산병원 영양팀·계명대 동산병원 가정의학과 김대현 교수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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