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뒷걸음치는 일회용품 규제정책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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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5-02  |  수정 2020-05-01 19:17  |  발행일 2020-05-02 제2면
전문가들 "새로운 위생기준 마련 필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일회용품 사용' 일시 허용이 늘어나면서 사실상 일회용품 규제정책이 후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향후 유사한 감염증 사태에 대비한 새로운 위생기준(뉴노멀) 마련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환경부는 지난달 30일 유치원, 초·중·고교 개학 때 학교 급식에서 불가피할 경우 일회용 식기를 사용해도 된다는 지침을 내렸다. 지금은 관련법(자원 절약·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따라 학교·병원·기숙사·산업체 등 급식소에선 일회용 수저·식판 등을 사용할 수 없지만,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여전하고, 5월 개학 땐 확산 예방을 위해 일시적으로 일회용품 사용을 허용한 것. 


앞서 대구시는 지난 2월 코로나19로 감염병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전환 된 뒤 일회용품 사용을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이에 맞춰 같은 달 8일 중구를 시작으로 8개 구·군 일반음식점, 휴게음식점, 제과점 등에서 일회용품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일회용품 허용 업소가 늘어나자 쓰레기 배출량이 급증은 물론, 재사용 가능 제품보다 일회용품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팽배해질 것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로 도서관을 이용할 수 없게 되면서 카페에서 공부하고 있는 하연주씨(여·24·취업준비생 )는 "코로나 19 이전엔 카페에서 머그잔 등에 준다고해도 별로 신경쓰지 않았는데 지금은 감염 우려로 일회용 컵에 달라고 한다"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일회용품을 자주 사용하지만, 환경 오염 걱정도 숨길 수 없다"고 했다.


실제로 1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 2~3월 대구지역 재활용쓰레기 양은 1만5천272t으로 2018년 같은 기간보다 10%(1만3천394t), 지난해(1만4천659t)보다 4% 가량 늘었다. 특히 2~3월의 경우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로 커피전문점 등 이용객이 거의 없었던 만큼 조금씩 활동을 시작한 4~5월의 일회용품 사용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등교 개학 이후 대구지역 458개 초·중·고교 급식에서 배출될 재활용쓰레기 양도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홍수열 자원순환경제연구소장은 "종전엔 일회용품과 다회용품 사용 기준은 바이러스가 아니었지만, 앞으로는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가 올 것이라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자외선 살균 등 위생에 관한 강화된 위생 기준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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