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1m이상 유지 등 방역수칙 철저…111세 할머니도 "한 표"

  • 윤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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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4-16  |  수정 2020-04-16 07:57  |  발행일 2020-04-16 제13면
대구경북지역 투·개표 이모저모

80대가 투표용지 찢고 50대 주취자 난동부려 현행범 체포 소동

개표현장선 일부 참관인 유튜브로 생중계해 제지 당하기도
거리 1m이상 유지 등 방역수칙 철저…111세 할머니도 한 표
대구 수성갑 아침부터 100m 긴 줄…코로나도 못 꺾은 투표 열기// 제21대 총선 투표일인 15일 오전 대구 수성구 지산2동 행정복지센터 제1투표소에서 시민들이 사회적 거리를 두고 투표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거리 1m이상 유지 등 방역수칙 철저…111세 할머니도 한 표
한 시민이 비닐장갑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기표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21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15일 대구경북에 마련된 각 투표소에는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는 유권자들이 몰리면서 종일 열기를 뿜었다. 투표용지를 찢는 등 작은 소란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차분하게 진행됐다는 게 선거관리위원회의 설명이다.

◆대구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와 미래통합당 주호영 후보가 맞붙은 대구 최대 격전지 수성구갑은 이른 아침부터 긴 줄이 형성됐다. 사월동 사월시지보성타운 2차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설치된 투표소 앞에는 오전 7시부터 대기 행렬이 100여m에 달했다. 두 달 가까이 코로나19 사태를 온몸으로 겪은 시민은 서로를 배려하기 위해 1m 이상씩 떨어져 투표순서를 기다렸다. 유권자들은 투표에 앞서 발열체크, 일회용 비닐장갑 착용, 손소독 등을 했다. 민주당 이상식, 통합당 이인선, 무소속 홍준표 후보 간 3파전이 벌어진 수성구을 선거구의 수성동4가 중앙중학교 투표소에도 오전 6시부터 유권자들이 찾아왔다.

대구 최고령 유권자로 알려진 문대전 할머니(111)는 이날 오전 6시20분쯤 북구 복현2동 문성초등학교 제6투표소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투표를 위해 문 할머니는 오전 5시40분쯤 아들 정원복씨(55)와 함께 가장 먼저 투표소에 도착했다.

사전투표가 진행된 지난 10~11일 대구에서 가장 많은 7천303명의 유권자가 투표한 달서구 진천동은 본투표에서도 유권자들이 몰렸다. 진천동 제1투표소인 행정복지센터에선 선거사무원들이 대기줄을 만들지 않으려는 듯 매우 빠른 손놀림을 보였다. 유권자 서모씨(55)는 "코로나19로 선거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까 했던 한 달 전 우려와는 달리 안전한 선거를 치를 수 있게 돼 한 표가 더욱 값지다"고 말했다.

투표 참여자들의 연령층도 다양했다. '젊은 유권자 대부분은 이미 사전투표했기 때문에 본투표에선 보기 힘들 것' '고령의 유권자는 코로나19 때문에 본투표에 참여하지 않을 것' 등의 예상이 모두 빗나간 것. 남모씨(73)는 "선거 관리하는 사람 모두가 방역을 철저히 해 안심됐다"며 "투표용지가 복잡하게 생겼다는 이야기를 워낙 많이 들어서 나름대로 살펴보고 와서인지 투표과정에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었다"고 했다. 대부분 유권자는 투표를 마치고 곧장 집으로 향하는 모습이었다.

오후 6시15분 KBS·MBC·SBS 등 지상파 3사의 총선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통합당 대구시·경북도당은 싹쓸이 승리에 환호했다. 개표 시각이 다가오자 통합당 대구시·경북도당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비롯해 곽상도(대구 중구-남구), 윤재옥(달서구을), 김상훈(서구), 양금희(북구갑), 강대식 후보(동구을) 등이 승리에 대한 덕담을 주고받았다. 그러나 전국적인 참패 결과를 확인하고 곧 침울한 분위기에 빠졌다. 대구시당과 경북도당에 모였던 당원과 지지자들은 싹쓸이 성과에도 취재진의 질문을 피하며 당사를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오후 7시쯤 달서구 계명대 성서캠퍼스체육관 개표현장. 32만여명의 유권자가 던진 투표용지가 책상 위로 쏟아지자 개표사무원들의 손놀림이 바쁘게 돌아갔다. 특히 48.1㎝에 달하는 투표용지는 두세 번 접혀 있는 경우가 많아 일일이 펴는 데 애를 먹었다. 개표가 한창이던 오후 8시쯤 개표장에는 "유튜브 생방송을 금지한다"는 방송이 울려 퍼졌다. 현장 사진·동영상 촬영이 가능하다는 점을 이용해 일부 참관인이 유튜브 생방송을 진행 중이었던 것. 유튜브 방송을 제지당한 한 참관인은 종료 직전 시청자들에게 "잘 감시하겠다"고 말했다. 해당 방송 시청자들은 "조작하려고 끄라는 것 아니냐"며 "철저히 감시해달라"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경북

포항에서 80대 유권자가 투표소에서 기표를 잘못했다는 이유로 투표용지를 찢는 사건이 발생했다. 15일 포항시남구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A씨는 이날 정오쯤 남구 청림초등학교에 마련된 청림동제2투표소에서 기표를 마친 뒤 잘못 기표했다며 투표용지를 찢었다. 투표소 감독관이 이를 발견하고 제지했지만 투표용지는 이미 찢어진 상태. 공직선거법 244조는 투표용지를 훼손하면 1년 이상 10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남구선관위는 A씨 인적사항을 파악한 뒤 일단 귀가시켰다. 남구선관위 관계자는 "투표용지를 찢었다고 무조건 처벌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며 "선거가 끝난 뒤 A씨를 조사해 고의성 등을 파악해 고발 여부를 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A씨 투표용지는 '공개된 투표지는 무효로 한다'는 공직선거법 167조 3항에 따라 무효 처리된다.

구미 한 투표소에서 술 취한 50대 남성이 난동을 부리다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15일 구미경찰서에 따르면 A씨는 이날 오후 2시50분쯤 구미 진평중 강당에 마련된 진미동 제3투표소 앞에서 술을 마시고, 손 소독 등 투표 준비를 하고 있던 유권자에게 다가가 소리를 지르고 드러눕는 등 5분 정도 난동을 부렸다. A씨는 투표소 선거사무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진평파출소 경찰관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됐고, 현재 구미경찰서 수사과에 인계돼 조사를 받고 있다. 구미경찰서 관계자는 "A씨가 투표소 안으로 진입하지 않아 투표에는 크게 차질이 없었다"며 "난동을 부린 이유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부·경북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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