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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정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이 위클리포유와의 인터뷰를 마친 뒤 사무실에 설치된 '희망 2020 나눔 캠페인' 사랑의 온도계 앞에서 시민들의 많은 기부 동참에 감사하다며 손가락 하트를 보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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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정 사무처장(오른쪽 둘째)이 지난해 12월6일 대구 나눔리더 63호로 선정된 최양미 한국가스공사 기술사업본부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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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정 사무처장(맨 오른쪽)이 지난 23일 이웃사랑성금 5천60만원을 기탁한 한국OSG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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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정 사무처장(앞줄 오른쪽 둘째)이 지난해 6월14일 <주>서보를 찾아 나눔기업 현판을 전달하고 있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
"대구시민 한 분 한 분의 정성이 모여서 최악의 경기불황 속에서도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목표를 조기에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시민 여러분께서 기적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따뜻한 마음을 모아서 '행복한 대구'를 만들어 준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지난해 11월20일부터 시작해 오늘(31일) 마감되는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희망 2020 나눔 캠페인'(사랑의 열매) 실무 책임을 맡고 있는 이희정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은 캠페인 기간 15일을 남긴 지난 16일 목표액(10억2천만원)을 조기 달성한 것에 대해 대구시민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대구시 동구 신천동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이 사무처장을 만나 이웃 사랑과 기부 문화에 대해 들어 보았다.
경기 불황에도 마감 15일 당겨 목표액 조기 달성
3개의 빨간 열매, 나·가족·이웃 함께 사는 사회
출범후 원년멤버, 대구 근무 두번째 '제2의 고향'
돌·결혼·생일·별세 등 특별한 날 기부문화 확산
직원 아이디어 아너소사이어티·착한가게 반향
9년간 9억8천만원 몰래 기부하는 키다리아저씨
국민에 감사함 갚으려 연간 2천만원 5년간 약정
자전거 출퇴근 수성구청 공무원 나눔 기억남아
문자메시지·하루 100원 착한 일터 다양한 경로
금액은 중요치 않아…시간·재능 봉사 활동 동참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어떤 기관이며 언제부터 활동을 시작했나.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1997년 특별법인 사회복지공동모금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이듬해인 98년 11월 사단법인으로 출범했다. 민간기관이지만 감사원 감사와 보건복지부 관리·감독은 물론 국정감사까지 받고 있어 사실상 정부기관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99년 4월에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법도 통과하면서 중앙회와 함께 전국 16개 시·도지회(현재는 세종시 포함 17개 시·도지회)가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는 어떤 활동을 하는가.
"기본적으로 국민의 성금을 모아 어려운 이웃들을 지원하고 있으며, 나눔 문화 확산도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매년 11월20일부터 다음 해 1월31일까지 연말연시 집중 캠페인을 통해 어려운 이웃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하고 국민들의 이웃사랑 실천을 돕고 있다. 특히 이 기간 목표액을 100도로 정한 사랑의 온도계를 설치해 시민에게 이웃사랑 실천을 체감하도록 하고 있다."
▶올해 캠페인에서는 목표액을 조기에 달성했던데, 목표액은 어떻게 정하는가.
"전년 목표액 대비 3~4%씩 상향해서 목표액을 정해오다가 경기침체가 시작된 3년 전부터는 전년 모금액을 목표액으로 정하고 있다. 미달 됐을 때는 전년도 모금액이 아닌 당초 목표액으로 하고 있다. 올해 캠페인(2019년 11월20일~2020년 1월30일) 대구의 목표액은 100억2천만원인데, 지난 16일 목표액을 넘어섰다. 모금기간 마지막 날까지 목표액보다 6억900여 만원이 더 많은 106억2천900여만원이 모금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매년 '희망 나눔 캠페인' 기간에 많은 분이 가슴에 사랑의 열매를 달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랑의 열매의 의미는 무엇인가.
"3개의 열매는 '나' '가족' '이웃'을 상징하며, 열매의 빨간색은 따뜻한 사랑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진 줄기는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어가자는 뜻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사랑의 열매는 '나와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웃에게 사랑을 전하자'라는 나눔의 의미를 담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사랑의 열매'를 캠페인 상징으로 연말연시는 물론 연중 이웃돕기 캠페인을 펼치고 있으며, 사랑의 열매는 현재 우리 국민에게 이웃사랑의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언제부터 근무를 했나.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출범 이후 4개월 뒤인 1999년 3월에 입사해 원년멤버인 셈이다. 고향인 충남지회 첫 근무를 시작으로 중앙회와 대전, 대구에서 근무했다. 고향이 아닌데도 공교롭게 대구 근무는 두 번째다. 2012년 5월부터 2014년 2월까지 모금·경영팀장으로 근무한 뒤 2018년 4월부터는 사무처장으로 대구에서 다시 근무하고 있다. 저에겐 대구가 제2의 고향이다."
▶20년 넘게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근무해 산증인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동안 많은 변화를 경험했을텐데.
"우선 기부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변화다. 과거에는 일반 국민들은 쉽게 생각할 수 없었던 기부가 최근 들어선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다. 돌, 결혼, 생일, 별세 등 특별한 날 기부하는 문화가 확산되는 추세다. 특히 별세와 관련한 기부는 크게 증가했다. 모금액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할 정도다. 부모님의 나눔 마음이 전해졌으면 좋겠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고인의 이름을 남겨 기리는 문화가 늘고 있는 추세다. 이처럼 나눔 문화가 삶 곳곳에 스며드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내부적으로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내부에서도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 직원이 많이 늘어난 것도 있지만 기본이 되는 책임성과 투명성에 자율성까지 더해지면서 직원들의 다양한 아이디어가 기부 문화 확산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았다. 2007년부터 시작된 '아너소사이어티'를 비롯해 '나눔리더' '나눔리더스클럽' '착한가게' '착한일터' '착한가정' '착한시민' 등이 대표적이다."
▶아너소사이어티에 대한 소개와 함께 대구 회원은 몇 분인가.
"나눔 문화를 선도하는 고액기부자 클럽인 '아너소사이어티(Honor Society)'는 한국형 노블레스 오블리주인 셈이다. 2007년 12월에 설립돼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지도층을 대상으로 하는 개인 고액 기부자 모임이다. 미국 최대 모금기관인 미국공동모금회의 고액기부자 모임인 '토크빌 소사이어티'를 모델로 시작됐다. 조건은 1억원 이상 기부하거나 5년 내에 1억원을 기부할 것을 약정하면 회원으로 가입된다. 대구의 경우 2010년 12월 이수근 온누리대학약국 대표의 첫 가입을 시작으로 28일 현재까지 모두 155명이다. 이중 21명은 익명 기부자다."
▶기억에 남는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 있다면.
"작년 10월 연간 2천만원씩 5년간 기부를 약정한 대구 수성구청 공무원 김영익씨(42)가 기억에 남는다. 김씨는 7급 공무원으로 적지 않은 금액을 기부하게 된 계기에 대해 '국민혈세로 급여를 받아 생활하는 공무원으로 당연히 할 일을 한 것뿐이다. 부모님이 난치병이어서 제가 돌보고 있지만 국민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늘 살고 있다'고 했다. 초등학생 자녀 둘을 키우는 부인도 공무원으로, 통 큰 기부에 동참한 것에 감사할 따름이다. 북구 칠성동이 자택인 김씨는 매일 13㎞나 되는 거리를 자전거로 출퇴근 한다고 했다. 두 부부 모두 대단한 분들인 것 같다."
▶사연이 있는 아너소사이어티 회원도 있을 것 같은데.
"대구 여성 1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인 김기오씨(85)는 돌아가신 육군 준장 출신 남편의 군인연금과 만기 적금으로 2013년에 가입했는데, 이듬해에는 남편 고(故)박찬수씨의 명의로 회원 가입을 또 했다. 평소 남편 분이 '100원이라도 남아 있을 때 모두 나누고 가자고 했다'며 기부를 실천한다고 했다. 박찬수씨는 종합병원 1박2일 건강검진을 받다가 갑자기 사망해 해외여행을 위해 들었던 1천만원 적금도 장례식 이후 대구 남구청에 장학금으로 써달라며 전달했다. 김씨는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도 사후 기부하기로 서약했다. 올해 사랑의 캠페인에도 1천만원을 기부한 그는 돈만 모이면 공동모금회에 가지고 온다. 영하 5℃ 이하가 아니면 보일러도 틀지 않고 지낸다는 김씨는 어린 아이들이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기부를 한다고 했다."
▶매년 몰래 기부를 하고 있는 '키다리 아저씨'는 어떤 분인가.
"대구 키다리 아저씨로 알려진 분은 2011년 겨울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실로 찾아온 중년 남성을 두고 하는 말이다. 당시 기부금 사용처 등을 묻더니 품 안에서 1억원 수표를 내고 아무 말 없이 사라진 이후 매년 기부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기부한 금액만 9억8천만원이나 된다. 작은 사업체를 하고 있는 이 분은 어릴 때 너무 어렵게 살아서 기부에 동참하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한 달에 1천만원 모으기를 스스로에게 약속하고 지금까지 지키고 있는 분이다."
▶일반인은 기부에 대해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떻게 하면 되는지.
"최근 모바일이나 인터넷 문화가 발달하면서 간단하게 기부를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 많이 늘어났다.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은 ARS와 문자메시지 기부다. 전화로 060-700-0050을 누르면 한 통화에 2천원의 나눔 참여를 할 수 있다. 또 #9004를 눌러 문자메시지를 발송해도 2천원의 나눔 참여가 가능하다. 정기적으로 나눔에 참여하는 방법도 아주 많다. 소규모 가게를 운영하는 분들이 하루에 1천원씩 참여할 수 있는 '착한가게', 직장의 근로자들이 하루에 100원씩 참여할 수 있는 '착한일터', 가족과 함께 월 2천원으로 참여할 수 있는 '착한가정', 시민이면 누구든 하루 100원만으로 참여할 수 있는 '착한시민' 등이 있다."
▶끝으로 대구시민에게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면.
"숨을 쉬는 것은 공기가 있기 때문인데, 항상 숨을 쉬다 보니 공기가 있는지조차 모른다. 나눔도 마찬가지다. 일상 중에 알게 모르게 우리의 습관처럼, 삶처럼 녹아 들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몇 백원, 몇 천원 기부금액은 전혀 중요치 않다. 사는 형편이 다 다르듯 형편에 따라 동참하면 된다. 세상에 태어난 사람 중 나눌 수 없는 사람은 없다고 본다. 돈이 없으면 시간, 재능으로 봉사할 수 있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나누는 것이다. 나누다 보면 주위에 사람이 늘어나는데, 이것은 나누는 기쁨을 알기 때문이다. 술값을 낼 때는 돈이 아깝다는 생각을 하지 않으면서도 나누는 비용을 아깝게 생각하는 분들은 나눔의 기쁨을 아직 모르는 것 같다. 작은 물은 도랑에서 시작되지만 도랑물이 시냇물이 되고 시냇물이 강물이 되고 강물이 바닷물이 되는 것처럼 나눔 물결이 대구를 넘어 대한민국에 넘치길 기대해 본다." 글·사진=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