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소년 사건 등을 포함해 대구지역 장기미제 사건이 별다른 소득없이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 9월 민갑룡 경찰청장이 개구리소년 사건 공식 재수사를 천명한 이후 수십건의 제보와 당시 확보한 증거물에 대한 정밀 재감정이 내년 1월 중순 마무리될 예정이어서 희망은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다.
30일 대구경찰에 따르면, 대구경찰청 내 미제전담수사팀은 2000년 8월1일 오전 9시 이후 발생, 처벌이 가능한 8건의 미제 살인 사건을 수사 중이다. 이는 1999년 5월 괴한이 퍼부은 고농도 황산으로 49일만에 패혈증으로 숨진 김태완군(당시 6세) 사건 이후 살인죄 공소시효 폐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관련법이 개정, 이 시기 이후부터 발생한 살인사건부터는 공소시효가 없게 됐기 때문이다. 다만 개구리소년 사건과 김태완군 사건은 공소시효와 별개로 진실을 밝힌다는 차원에서 경찰이 수사를 이어나가고 있다.
8건 중 관심을 보다 집중된 사건은 2001년 12월8일 괴한이 남구의 한 총포사에 침입, 주인 A씨(당시 65세)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사건이다. 이 사건은 범인 훔친 엽총 2정을 들고, 같은달 11일 대구 달서구 기업은행에 들어가 직원들을 위협, 현금 1억2천600만원을 빼앗아 달아나기도 했다. 여기에 2004년 9월 누군가가 중구 달성공원 내 벤치에 살충제를 넣은 유산균 음료를 놓아뒀고, 이걸 마신 전모씨(63)가 숨진 사건도 아직 풀리지 않았다.
2008년 5월 대구 달성군에 살던 허모양(당시 11세)이 유가면 인근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 등도 수사 중이다.
살인사건 공소시효 폐지 이후 수사는 이어지고 있었지만,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러다 최근 화성연쇄살인사건 범인 검거에다, 지난 9월 민갑룡 경찰청장이 현직 경찰청장으로는 처음으로 개구리소년 유해 발굴 현장을 직접 찾아 재수사를 천명하면서 다시 한번 관심을 모았다.
이후 개구리 소년 사건의 경우 40여건의 제보가 들어왔고, 경찰은 이 제보를 모두 확인 중이다. 또 두개골을 포함해 경찰이 보관하고 있는 모든 증거물을 다시 대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본원을 보냈고, 현재까지 50%에 대한 감정의뢰 결과는 받았다. 나머지는 50%가량은 내년 1월 중순쯤 회신을 받을 예정이다. 또 남구 총포상 살인 사건에 대한 제보도 적지 않게 들어오고 있다. 하지만 허양 살해사건과 김태완군 사건, 달성공원 살충제 요구르트 사건에 대한 제보는 들어온 것이 없다.
대구경찰청 김경호 미제 전담수사팀장은 "개구리 사건은 워낙 자료가 방대해 광역수사대 인원까지 동원해 처음부터 자료를 다시 다 분석하고 있고, 국과원에 분석을 맡긴 자료도 1월중 회신이 마무리 되면 종합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면서 "조그만 단서라도 혹시 놓친 것이 없는지 다 보고 있고, 어떤 유의미한 답이라도 내놓을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50%가량 분석이 완료된 국과수의 검증 결과에 대해 김 팀장은 "나머지 자료가 다 오기전에 어떤 결론도 미리 말하는 것은 곤란할 것 같다. 1월쯤 전체 분석이 완료되는 만큼 기대도, 실망도 그때쯤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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