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대구스타디움몰 공사 현장. 대구시와 민간사업자는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 대회 전에 오픈할 수 있다고 장담했지만 결국 대회전 오픈하지 못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전 대구스타디움몰(대구스타디움 서편 주차장 지하공간개발 사업장)의 오픈이 결국 무산됐다.
대구스타디움몰이 2011년대회 전에 오픈이 어려울 것 같다는 시민들의 우려에도 대구시와 민간사업자는 대회전 오픈에 문제없다고 수차례 장담했지만, 우려가 현실이 됐다. 2011년대회의 성공을 위해 건립하겠다던 대구스타디움몰이 2011년대회를 흠집나게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아직도 공사중
대구시는 2011년대회때 대구를 방문하는 외국인들을 위해, 시내면세점을 대구스타디움몰에 유치키로 했다. 그러나 면세사업자가 나서지 않아, 시내면세점 유치는 이미 물건너갔다. 또 대구시는 대구스타디움몰을 대회기간 중 프레스센터와 국제방송센터 일부로 활용키로 했다. 하지만 대회전 완공되지 않아, 이같은 계획도 무산됐다.
26일 찾아간 대구스타디움몰 지하 1층은 아직도 공사판이었다. 건물내부는 각종 소음과 먼지로 가득했다. 도색, 용접 등 작업중에 발생하는 냄새때문에 10분도 있기 힘들 정도였다. 일부 인부들은 건축자재 부스러기를 치우기 위해 빗질을 했지만, 공사과정에서 쉴새없이 쏟아져나오는 건축쓰레기를 감당하기 어려웠다. 내부 통로마다 출입금지 안내판이 붙어있고, 빈점포도 즐비했다. 이미 제품이 진열된 점포에는 큰 비닐 가림막이 쳐져 있었다.
스타디움몰 오픈 예정일은 이달 들어서만 벌써 3번이나 연기됐다. 시공사와 하도급업체간 임금체불 분쟁에 따른 잦은 공사중단 등으로 공기가 늦어진 것이 끝내 발목을 잡은 것이다.
상황이 이러하자 대구스타디움몰을 분양받은 점포주들의 속은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다.
대전에서 온 한 점포주는 “원래 지난 6월쯤 오픈했어야 했는데 아직도 공사를 하고 있으니 할말이 없다. 이미 식자재도 도착했는데 영업을 할 수 없다. 직원들도 수차례 뽑았지만 모두 가버렸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대회기간중에 영업을 하지 못한다면 입점할 이유가 없다. 설사 일부 점포가 영업을 해도 외국인이나 관광객들이 공사중인 것을 보면 이용하겠느냐. 피해가 막심하다”며 흥분했다.
지하1층 중앙광장옆에 있는 한 제과점 업주는 “준비는 다 했는데 준공승인이 안나 손님을 받을 수 없어 답답하다. 매일 바닥청소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격앙된 점포주들은 대구스타디움몰 민간업자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조짐이다.
◆대회후 논란 불가피
각 국의 취재진이 쉴새없이 통행하는 스타디움몰의 지상주차장도 준비가 안되기는 마찬가지다. 이 곳에는 건축 쓰레기더미가 곳곳에 있어, 살수차가 물청소를 했다. 대회기간중 이미지 훼손을 우려한 긴급처방인 셈이다. 현재로선 기존 건축 쓰레기를 말끔히 치울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하지만 대구시 관계자는 “준비는 거의 다 됐다. 승인만 나면 오픈은 언제든지 가능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민간사업자인 칼라스퀘어측은 조만간 수성구청에 준공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하지만 점포주들은 더이상 대구시와 민간사업자를 신뢰하지 않는 분위기다.
대구스타디움몰 조성은 대구스타디움 활성화뿐 아니라 2011년대회 성공개최 지원이라는 명분으로 추진된 사업이다. 이 때문에 대구시가 대형마트의 신규 진입을 억제하면서도, 이곳에 대해서는 이례적으로 대형마트가 들어설 수 있도록 해 줬다. 그러나 면세점유치 실패에다 대회 개막전 오픈도 하지 못해, 대회후 민간사업자에게 제공한 혜택을 둘러싼 공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최수경 기자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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