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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설] 尹 대통령과 洪 시장 회동, 대구에 좋은 일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16일 서울 모처에서 만찬 회동을 한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두 사람은 4시간가량 저녁 식사를 함께하며 정국 현안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실 참모진 및 내각 개편 이야기도 나왔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홍 시장에게 총리직을 제안했을 것으로 추측한다. 하지만 홍준표 총리설은 대구시장 중도사퇴와 이에 따른 보궐선거로 인한 국고 낭비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불가피해 실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차기 대권을 꿈꾸는 홍 시장 입장에서도 대구시장으로 있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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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일조량 부족 농작물 피해 속출…기후 위기 대응 힘 모아야
경북을 비롯한 전국에서 일조량 부족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농작물 피해 면적은 5천297농가 2천486㏊로 집계됐다. 첫 신고된 한 달 전 대비 피해 면적이 50% 이상 늘어났다. 농작물 가운데 참외는 절단이 났다. 전체 피해 면적의 80%에 이른다. 참외의 고장 성주에선 시설 하우스의 절반 이상이 피해를 봤다. 수박·부추·딸기 등도 피해를 비켜 가지 못했다. 농사를 망쳐 내다 팔 게 없는 농민들의 마음이 오죽하겠는가. 그 피해가 얼마나 더 늘어날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경북지역..
[사설] 대구-광주 달빛산업동맹에 거는 기대 크다
대구와 광주의 '달빛동맹'이 양 도시 간 교류 협력 차원을 넘어 영호남을 아우르는 '산업동맹'으로 나아가고 있다. '달빛산업동맹'은 2030년 완공 예정인 달빛철도 경유 지역 주변에 '남부 거대 경제권'을 조성하는 야심 찬 프로젝트다. 그동안 대구시와 광주시는 달빛동맹을 매개로 화합과 상생의 길을 함께 걸어왔다. 마침내 지난해 TK신공항·광주공항 특별법 동시 통과와 달빛철도 특별법 제정이라는 결실을 거뒀다.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국토의 동서를 잇는 하늘길과 철길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남부 경제권 태동이 가시화되고 있어서다.대구시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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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핫 토픽] 푸바오를 사랑하는 법
2020년 7월20일 국내 첫 자연 번식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가 태어났다. 푸바오는 '행복을 주는 보물'이라는 이름처럼 많은 국내외 팬들에게 기쁨을 선사했다.지난 3일 멸종 위기종인 푸바오는 보전 협약에 따라 중국으로 반환됐다. 중국으로 옮겨지는 날에는 수많은 팬이 에버랜드를 찾아 푸바오가 떠나는 길을 배웅해줬다. 푸바오는 사육사들과 남다른 관계성을 보이며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았다. 강철원 사육사와 팔짱을 끼고 데이트하는 영상은 조회수 2천400만회를 넘어서기도 했다. 온라인상에서는 남편과 사별 후 잠을 잘못 자던 A씨가 푸바오 영상을 본 후 마음이 편해져 불면을 극복했다는 일화, 푸바오를 만나고 나서 시험관 수술에 성공했다는 사연 등도 화제가 되고 있다.푸바오가 떠난 후에도 관심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일 서울시가 운영하는 시민참여 플랫폼 '상상대로 서울'에는 "중국 반환된 판다 푸바오를 서울시대공원에서 관람할 수 있게 배려 부탁합니다"라는 시민 제안이 올라왔다. 여행사에서는 푸바오 관련 상품을 출시 중이다.그러나 푸바오를 향한 과한 애정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사례들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 16일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는 푸바오의 모습을 촬영한 사진과 영상이 공유됐다. 사진에는 '오후 2시26분, 푸바오가 격리실 외부로 나왔다'는 문구가 함께 달렸다. 해당 사진들은 대부분 몰래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4일에도 온라인 커뮤니티에 푸바오의 영상과 사진이 공개됐다. 사육사가 푸바오에게 사과를 몇 개 주는지, 푸바오의 배변량은 어떤지, 사육사에게 학대당하지 않는지 등을 확인해 공유했다. 이러한 행동에 온라인상에서는 "푸바오 소식을 알려줘서 감사하다"와 "사육사에 대한 과도한 감시이며 푸바오 안정에 도움 되지 않는다"는 갑론을박이 나오고 있다.최근 서울대공원 동물원은 '상상대로 서울'에 오른 민원에 대해 "서울대공원도 국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푸바오가 중국으로 돌아감에 따라 많은 시민이 마음 아파하시는 점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푸바오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해 봤을 때, 푸바오가 앞으로 지내게 될 중국 내 환경에 잘 적응해 행복하게 살기를 기원하는 마음"이라고 답변했다.푸바오를 사랑한다면 앞으로 환경에 잘 적응하기 바라는 마음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자이언트 판다 '푸바오'.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제공〉
윤석열 대통령과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16일 서울 모처에서 만찬 회동을 한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두 사람은 4시간가량 저녁 식사를 함께하며 정국 현안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실 참모진 및 내각 개편 이야기도 나왔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홍 시장에게 총리직을 제안했을 것으로 추측한다. 하지만 홍준표 총리설은 대구시장 중도사퇴와 이에 따른 보궐선거로 인한 국고 낭비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불가피해 실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차기 대권을 꿈꾸는 홍 시장 입장에서도 대구시장으로 있으면서 역량을 보여주는 게 더 낫다. 우리가 두 사람의 회동에 관심을 갖는 것은 총리설 때문이 아니라 행여 대구 발전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4·10 총선에서 여당 참패의 가장 큰 책임은 윤 대통령에게 있다. 그래서 윤 대통령이 받는 심적 압박은 매우 클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홍 시장은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을 강한 톤으로 비판하면서도 윤 대통령에 대해서는 대선과 지방선거 승리를 가져다줬다며 옹호했다.윤 대통령은 고립무원의 심정인 자신을 응원해주는 홍 시장이 고마울 것이다. 윤 대통령이 힘들 때 대구시민은 표로 힘을 실어줬는데, 지금은 대구시장이 글과 말로 대통령을 응원하고 있는 것이다. 대구시장은 대구시민을 대표하는 사람이니, 윤 대통령이 다시 한번 대구에 고마워해야 한다. 여소야대 상황에서도 대통령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윤 대통령과 홍 시장이 앞으로도 호흡을 맞춰 대구경북신공항 및 달빛철도 건설처럼 대구 미래 모습을 바꿀 초대형 프로젝트들이 한층 탄력받길 바란다.
[경제와 세상] 22대 총선, 보수의 참패는 예정된 수순
22대 국회의원 선거는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사상 최악으로 참패한 원인으로 야당이 잘해서라기보다는 윤석열 정부의 권위주의적 오만과 불통, 전체 유권자의 37.5%를 차지하는 40~50대의 콘크리트 민주당 지지, 국민의힘의 지리멸렬 등을 든다. 이 중에서도 국민의힘의 지리멸렬, 나아가 소위 보수의 안이한 태도가 핵심이다. 이번 총선에서 막말꾼·범죄자·부동산 투기세력 등 뉴노멀(?)한 야당 후보들조차도 대부분 국회로 입성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 경기 수원정에 출마했던 소위 '역사학자' 김준혁 후보는 성 관련 온갖 막말에도 불구하고 당선되었다. 국민의힘, 즉 보수 후보가 이런 말을 했다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야당과 좌파단체들의 총공격은 물론이고 보수층에서도 들고 일어났을 것이다. 국민의힘은 앞서 '난교' 발언이 문제가 된 후보의 공천을 취소했다. 하지만 김 후보는 떠밀려 선거전 사과문을 냈지만, 끝까지 버티다 결국에는 국회 입성에 성공하였다. 이 사태의 대응방식을 보면 여당과 야당 간의 태도에 극명한 차이가 있다. 좌파인 야당은 자기편이라면 무슨 짓을 해도 감싸주는 조직이다 보니 야당후보는 선거에 지면 조직도 죽고 자신도 죽는 '운명 공동체'인 반면에 우파인 여당은 자기편의 잘못된 불똥이 혹시라도 자신에게 튈까 봐 서둘러 거리를 두는 집단이다 보니 여당후보는 선거에 지면 조직은 죽어도 자기는 죽지 않으려는 '친목 계모임' 수준이다. 결과적으로 야당은 용맹하고 충성스러운 '스위스 군대'처럼 잘 조직화되어 일사불란하게 행동 중심, 적극적 참여, 피부에 와닿는 생활담론중심으로 변칙도 마다하지 않으며 조직이 잘못되면 자신도 크게 손해 보는 진영의존의 '선당후사(先黨後私)'의 태도다. 반면, 여당은 기강이 해이하고 나약한 '당나라 군대'처럼 조직이 아닌 오합지졸의 단순 집합으로 말만 앞세우고 소극적 참여, 제 3자적 입장에서 거대담론중심으로 원칙만 고수하며, 조직이 잘못되어도 개인적 손해는 별로 없는 개인의존의 '선사후당(先私後黨)'의 태도다. 작은 잘못만 있어도 보호는커녕 즉시 배제해버리는 보수여당에서 누가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겠는가? 오히려 자신들의 보신과 경력 관리에 열중하고 조직이 잘못되면 별 손해 없이 본업으로 돌아가면 그만이라는 식이 대세이다. 반면 온갖 허물이 있어도 자기편은 감싸주는 야당에서 구성원들은 모든 것을 바쳐 충성하다 보니 결속력과 전투력에서 뛰어날 수밖에 없다. 게다가 학계, 시민단체, 여론 선도인플루언서, 좌편향 언론 및 '개념' 연예인 등등의 지원사격까지 더해지니 보수의 참패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내각과 대통령실도 여당과 도긴개긴이다. 총리와 장·차관 그리고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비서관들이 왜 존재하는가? 이들이 존재하는 이유는 대통령의 권한과 책임을 위임받아 대통령의 업무부담을 덜어주고 일정 부분 방패막이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정권의 명운을 건 의대 증원 등 의료개혁에 대통령이 직접 나서는 사이에 총리와 비서실장 등이 보이지 않아 존재 이유에 대해 심각한 의문이 든다. 총선 참패 후 총리와 비서실장, 수석급 핵심참모들이 사의를 표명했다니 늦어도 너무 늦었고 이게 보수의 민낯이다. 이제라도 보수여당은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야 한다. 먼저 보수는 구성원을 보호해주고 구성원은 자신을 넘어 조직과 국가를 생각하며 시민과의 소통을 통해 사회통합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둘째, 장기적 관점에서 보수의 기본철학인 법치주의와 자유중시의 이념을 확고히 정립하고 이를 추종하는 사람들을 결집하여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이념을 공유하는 데 공을 들여 양적인 축적을 하다 보면 기울어진 운동장이 바로잡히는 질적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이재훈 에코프로 파트너스 대표이재훈 에코프로 파트너스 대표
경북을 비롯한 전국에서 일조량 부족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농작물 피해 면적은 5천297농가 2천486㏊로 집계됐다. 첫 신고된 한 달 전 대비 피해 면적이 50% 이상 늘어났다. 농작물 가운데 참외는 절단이 났다. 전체 피해 면적의 80%에 이른다. 참외의 고장 성주에선 시설 하우스의 절반 이상이 피해를 봤다. 수박·부추·딸기 등도 피해를 비켜 가지 못했다. 농사를 망쳐 내다 팔 게 없는 농민들의 마음이 오죽하겠는가. 그 피해가 얼마나 더 늘어날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경북지역은 지난해 12월부터 올 2월까지 일조 시간이 509시간으로 최근 10년 사이 같은 기간 가운데 가장 적었다. 게다가 지난겨울엔 '겨울 장마'라 해도 무방할 만큼 비가 많이 내렸다. 햇볕 양이 부족한 데다 비까지 자주 내리면 시설 하우스의 경우 내부 습도가 높아져 생육 부진·병충해 현상이 생긴다. 일조량 부족으로 인한 생산량 감소가 '농작물 재해'로 인정됨에 따라 경북도는 지난 17일 정부에 복구 계획서를 제출했다. 재해 복구비는 다음 달 확정돼 지급된다.기후 위기가 일상화된 시대다. 이른바 '기후플레이션(이상 기후로 농작물 수확량이 감소해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에서 아우성이다. 언제까지 하늘만 바라보며 농민도, 소비자도 노심초사해야 하나. 차제에 정부는 물론 지자체도 농업분야 기후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관련해 이상 기후에 대비한 신농법 및 품종 개발이 필요하다. 여·야 정치권도 기후 위기 문제만큼은 정략을 떠나 협치의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대구와 광주의 '달빛동맹'이 양 도시 간 교류 협력 차원을 넘어 영호남을 아우르는 '산업동맹'으로 나아가고 있다. '달빛산업동맹'은 2030년 완공 예정인 달빛철도 경유 지역 주변에 '남부 거대 경제권'을 조성하는 야심 찬 프로젝트다. 그동안 대구시와 광주시는 달빛동맹을 매개로 화합과 상생의 길을 함께 걸어왔다. 마침내 지난해 TK신공항·광주공항 특별법 동시 통과와 달빛철도 특별법 제정이라는 결실을 거뒀다.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국토의 동서를 잇는 하늘길과 철길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남부 경제권 태동이 가시화되고 있어서다.대구시와 광주시는 지난 17일 달빛산업동맹 실무추진단을 발족하고 킥오프 회의를 열었다. 남부 거대 경제권 프로젝트의 첫발을 내디딘 셈이다. 이날 회의에서 추진단은 달빛철도 조기 건설과 철도 주변 지역 첨단산단 조성, 국가 AI·디지털 혁신지구 구축, 2038 하계 아시안게임 유치 등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 지난 2월 영호남 10개 지자체가 공동 체결한 협력 과제들로, 남부 경제권 구축에 반드시 필요한 사업들이다. 물론 성공의 관건은 속도와 실행력이다. 명확한 사업 목표와 체계적인 로드맵은 필수다. 아울러 사업 추진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각종 문제에 대한 대비책도 미리 세워야 한다. 대구-광주 산업동맹과 그 확장판인 남부 거대 경제권은 국가적으로도 큰 의미를 지닌다.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지방공멸 위기를 극복하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기 때문이다. 국토균형발전 차원에서라도 정부와 정치권의 전폭적인 지원이 요구되는 이유다. 영호남 인구 1천800만명이 하나의 경제·생활권에서 공동 번영을 누리는 날이 하루빨리 오길 바란다.
[자유성] 현대판 하마평
하마평은 말(馬)에서 내린 관리들이 업무를 보는 사이 하마비(下馬碑) 앞에 남은 마부끼리 잡담을 나눈 데서 유래됐다. 마부들의 쑥덕공론 속에 그들이 모시는 상전이나 주인의 인사이동, 승진 등에 관련된 얘기가 자연스럽게 나왔기 때문이다. 하마비는 신분의 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든 말에서 내리라는 뜻을 새긴 석비(石碑)다. 조선 태종 재위 때인 1413년 종묘와 궐문 앞에 일정한 거리를 두고 표목(標木)을 세워놓은 것이 하마비의 효시다. 이후 지방관아와 성현고관의 출생지, 문묘에도 하마비가 세워졌다.조선시대 하마평이 마부들의 입방아였다면 오늘날의 하마평은 고도의 레토릭이자 정치행위다. 자천(自薦)으로 하마평에 이름을 올리기도 한다. 평소 친분 있는 기자나 언론사 간부를 동원하는 '셀프형'이다. 찔러보기, 간보기 하마평도 있고 사전 여론 검증을 위해 정보를 슬쩍 흘리는 방식도 있다. '박영선 국무총리, 양정철 비서실장 유력 검토설'이 딱 그렇다. 보도 4시간 뒤 대통령실은 공식 부인했지만 실제 검토한 것으로 알려진다.기실 박영선 전 민주당 의원과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끈끈한 사이다. 박 전 의원은 국회 법사위원 시절 검사 윤석열과 인연을 맺었고 양 전 원장은 윤석열을 검찰총장으로 추천했다. 이런저런 핑계로 친윤 인사 낙점으로 유턴하는 건 나쁜 시나리오다. 벌써 장제원 비서실장설이 무게감 있게 나돈다. 신임 총리, 비서실장 임명은 협치의 시금석이다. 야당과 대화 채널을 만들고 협의하는 건 어떤가. 박규완 논설위원
[이재윤 칼럼] Never the same again
먼 곳의 지인이 세례식 장면을 사진으로 보내왔다. '세례(洗禮)'는 옛사람은 죽고 그리스도 안에서 다시 태어남을 상징하는 기독교 의식이다. 세례식장의 배경 현수막 글이 눈에 들어왔다. 'Never the same again.'#4년 전 '멸절'='우파 보수 세력은 멸절 위기에 처한 것 같았고, 좌파 진보 세력은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았다.…석패가 아닌 참패로 변화를 위해 더 다행스러운 계기를 맞게 되었다. 신승이나 분패였으면 과거의 행태를 계속하면서 변화의 채찍을 가하지 못했을 터이다. 폭망한 게 어떤 면에서는 더 낫다. 시간은 충분하다. 오히려 잘 됐다.' 이번 총선 얘기가 아니다. 4년 전 21대 총선이 보수 참패로 끝난 뒤 한 언론인이 쓴 '한국 정치를 낙관하는 이유'란 글 일부이다. 그는 주로 우파 매체 필진이다. 참패를 낙관의 눈으로 바라본 건 특별하다. 분노를 꾹꾹 누른 절치부심의 기개가 느껴진다. 바닥을 보고야 얻게 되는 또 다른 세상이 있을 터이다. 4년 전 백서를 쓰고도 필패 공식을 재연한 여당. Never the same again. '결코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으리라'는 절규를 되뇌며 다시 시련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보수는 과거로부터 대체 얼마나 멀리 달음질쳐야 할까.#또 비대위?='목련 피는 봄'을 기약했던 한동훈의 봄은 오지 않았다. "결과에 대해 충분히 실망합시다"라는 그의 작별 인사는 또 다른 어법의 절규다. 어떤 불행도 당연한 건 없다. '절규'도 반복하면 습관이 된다. 습관은 내가 만들지만, 습관도 나를 만든다. 벌써 몇 번째 비대위인가. '국민의힘' 당명이 탄생한 것도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서다. 모태가 '비대위'여서일까. 윤석열 정부 출범 2년도 안 돼 4번째다. 한동훈 비대위가 해산한 지 한 주 만에 또 비대위 우산 아래 피신을 도모한다. 비대위의 반복은 무엇을 뜻하나. 그간의 '비상 대책'이 모두 헛수고였다는 방증이다.#진심(眞心)과 진심(盡心)=대통령의 총선 반성문은 안타까웠다. '반성'은 최소한의 구색을 갖춰야 한다. 선명하지도 구체적이지도 않고, '사후 조치'도 없는 반성은 진실하지 않다. 대리 사과도 아니고, 4시간 뒤 부랴부랴 '비공개회의'에서 대통령이 "죄송하다"는 표현을 썼다고 '이름을 밝히지 않은 대통령실 관계자'가 부연 설명한 건 황당하다. 다음 날 새벽 댓바람을 탄 뉴스는 더 당황스러웠다. 박영선 총리·양정철 비서실장 설(說)은 여권을 멘붕 상태로 몰아넣었다. 조변석개(朝變夕改)하는 국정운영, 왜 이럴까. '반성'의 수사(修辭)만 있고 '진심'이 없기 때문이다. '비대위 반복'의 인과(因果)와도 상통한다. 사흘 전 대통령과 저녁 식사를 했다는 홍준표 대구시장. '정치는 진심(眞心)과 진심(盡心)으로 하는 것'이란 평소 소신을 잘 전했을까.대통령의 진심은 앞으로 두 가지를 보면 알 수 있다. 이재명을 만나느냐, 총리·비서실장에 누구를 앉히느냐이다. 비대위를 반복하고 비상 대책을 아무리 되풀이해도 변화가 없는 반성은 거짓이다. 거짓말쟁이 양치기 소년 이야기는 우화가 아니다. 늘 현실에 존재한다. '늑대다~'라고 절규해도 국민이 더는 반응하지 않는 순간이 온다. 그때 또 비대위에 몸을 의탁하려는가. Never the same again. 유승민의 말을 빌리자면 '불파불립(不破不立·깨뜨리지 않으면 세울 수 없다)'이다. 논설위원논설위원
[하프타임] 대구간송미술관 개관을 기대하며
지난 7일 대구마라톤에 참가하는 가족들을 대구도시철도 2호선 지하철역까지 자가용으로 태워준 적 있다. 기자 역시 대구마라톤에 참가하고 싶었지만, 갑작스러운 업무 탓에 달리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 본격 교통통제 시작 직전이었기에 기자는 서둘러 집으로 향했고 곧바로 업무 준비에 나섰다. 그러다 마라톤 출발장소인 대구스타디움의 모습이 궁금해 TV를 켜보니 대회가 생방송 중이었다. TV화면 속 출발선에 혹여나 가족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까 주의 깊게 살피던 중 마라톤 생중계는 항공촬영 장면으로 전환됐고 카메라는 대구미술관을 비추고 있었다. 방송은 대구미술관에 대해 '대구 근현대미술의 역사적 가치를 연구하고 재조명…'이라는 내용의 자막을 내보냈고, 대구미술관 동편에 자리한 대구간송미술관의 모습도 카메라 앵글에 잠시 포착됐다. 이 장면을 보자마자 대구간송미술관과 관련한 일들이 뇌리를 스쳤다. 대구간송미술관의 개관이 올해 하반기로 연기된다는 내용의 기사를 지난달 쓴 적 있기 때문이다. 해당 기사를 쓴 이유는 간단했다. 대구간송미술관의 개관을 손꼽아 기다리는 지역 미술 애호가들과 시민들의 궁금증은 커져만 갔고 기자는 이러한 지역사회의 요구에 부응하려 했다. 또한 당초 대구간송미술관의 개관 시기인 5월로 오픈 일정을 맞추려면 시범 운영 등 다양한 준비과정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이러한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았던 이유도 있었다. 영남일보의 대구간송미술관 개관 연기 보도가 나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대구시도 관련 보도자료를 냈다. 오는 9월 초 대구간송미술관이 문을 열 것이라고 공식 발표한 것이다. 하지만 여타 문화사업의 지연 사례와 달리 대구간송미술관의 개관 연기는 오히려 다행스러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구간송미술관은 대구가 자랑하는 근현대미술의 전통에다 고전미술의 영역을 더해 지역 문화예술의 스펙트럼을 넓혀줄 장소로 기대를 모으기 때문이다. 이러한 대구간송미술관이 예정된 개관 일정에 맞춰 무리하게 문을 여는 것은 안 될 일이다. 또한 목적 지향적인 대한민국의 '빨리빨리' 문화가 우리나라의 고도성장 과정에서 야기한 부작용들이 너무나 많았기에 더욱 더 그렇다. 취재 과정에서 대구간송미술관 측의 진정성도 느낄 수 있었다. 보통 특정 사업의 완료가 연기된다는 내용의 기사는 부정적인 내용으로 점철될 수 있는 것이지만, 대구간송미술관 관계자는 "꼼꼼한 준비를 위한 과정이다. 시민들께서 너그럽게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라는 솔직담백한 답변으로 일관해 오히려 신뢰를 느낄 수 있었다. 대구시가 발표한 개관 연기 이유에는 더 자세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개관전 전시 유물들이 국보·보물급 유물인 데다 습기에 취약한 지류유물(紙類遺物)이 다수를 차지하는 관계로 철저한 사전점검에 나설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대구간송미술관에 대한 시민과 지역 미술계의 기대감이 크다. 대구미술관과 인접한 대구간송미술관이 문을 열 경우 대구는 근현대와 고전을 아우르는 시각예술 클러스터 조성에 한 발 더 다가가게 되기 때문이다. 내년 대구마라톤 TV생중계에서는 대구미술관과 더불어 대구간송미술관에 대한 소개 설명을 함께 들을 수 있었으면 한다.임훈 문화부 차장임훈 문화부 차장
[기고] 충분한 휴식으로 봄철 졸음운전 예방을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본격적인 행락철을 맞아 고속도로 나들이 차량도 증가하고 있다. 봄철 졸음운전에 대한 경계가 필요한 때다.지난 5년간 한국도로공사 대구경북본부의 관할 지역 교통사고 사망자는 96명이다. 이 중 졸음, 주시태만으로 인한 사망자는 71명(연평균 14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74%를 차지하고 있다. 졸음운전은 돌발상황에 운전자의 의지에 따라 제동하지 못하고 고스란히 충격을 받는 점에서 다른 어떤 사고보다 그 결과가 치명적이라 볼 수 있다. 더욱이 4월은 따뜻한 봄기운과 큰 일교차로 졸음운전 사고가 매우 많은 시기여서 운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봄철 졸음운전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휴식이다. 고속도로를 2시간 이상 운전하는 경우 최소 15분 이상 휴식을 취해야 한다. 피로가 느껴지거나 긴장감이 풀린다고 생각할 때는 주저 없이 휴게소나 졸음쉼터에서 반드시 휴식을 취하도록 한다. 한국도로공사는 운전자들의 자발적 휴식 참여와 졸음운전 예방을 위해 전국 고속도로 이용자를 대상으로 '땡큐'(졸음 땡! 휴식 큐!) 포인트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최초 주행 60분 후 휴게소나 졸음쉼터에서 휴식을 취하면 포인트가 적립된다. 이 포인트로 커피쿠폰 등을 구매할 수 있다. 가입방법은 모바일에서 '위드라이브' 앱을 다운 받은 뒤 휴식참여에 대한 동의를 완료하면 된다. 졸음사고를 줄이고 상품도 받는 1석 2조 방법이니 많은 이용 바란다.도로공사 대구경북본부는 추풍령, 김천, 칠곡, 성주 등 지역 14개소에 화물차 운전자들의 휴식을 위한 'ex화물차라운지'를 운영하고 있다. 샤워시설과 수면시설도 구비돼 있으니 일반차량 운전자도 필요하면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다.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국 졸음쉼터, 주유소, ex화물차라운지에서 '졸음 확! 깨는 얼음생수'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캠페인 진행 시 누구나 무료로 얼음 생수를 받을 수 있으니 충분한 휴식과 함께 졸음 운전사고 예방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한국도로공사는 도로를 개량하고 안전시설물을 확충하며 운전자의 안전의식 제고를 통해 교통사고 예방에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그러나 사고예방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운전자의 성숙한 교통 안전의식이다. 졸음운전은 언제 어디서든 예고 없이 찾아올 수 있다.항상 경각심을 갖고 잠깐의 휴식이 나와 타인의 생명을 보호해 준다는 점을 반드시 명심하자.배병훈(한국도로공사 대구경북본부장)배병훈(한국도로공사 대구경북본부장)
[더 나은 세상]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농업기술 적용 시급하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라는 계절은 항상 희망과 밝은 미래를 상징해왔다. 그만큼 봄은 우리에게 가장 좋은 날씨를 제공하고, 또 식물들은 꽃을 피우기 시작하면서 열매를 맺을 준비를 하는 계절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최근 이 봄이라는 계절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겨울철은 북극의 바람을 차단해주는 제트 기류가 약화하여 매서운 북극 바람이 중위도 지방까지 내려와 예년보다 더 춥고 또 여름은 지구 평균온도의 상승으로 더 덥고, 더 빨리 찾아와 봄이라는 계절이 짧게 지나가 버리는 것이다.이렇게 되면서 자연계에서는 한 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식물들은 봄철에 꽃을 피우는 시기가 제각각이었다. 꽃의 개화는 대기 온도에 따라 결정되는데, 봄이 길면 온도가 서서히 올라가지만 봄이 짧다 보니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 금방 여름이 찾아오게 되었다. 3~4개월의 봄철 동안에 각 식물이 꽃을 피우는 시기가 각기 달라서 봄 계절 내내 꽃을 볼 수 있었으나, 짧아진 봄 탓에 식물들의 개화 시기가 압축되어 마치 식물의 종류에 따라 각각 시기가 다른 개화기가 없어지고 여러 가지 꽃들이 한 시기에 피는 현상이 생기게 되었다. 실제로 과거에는 개나리가 모두 지고 벚꽃이 피었는데, 요즘은 개나리, 벚꽃, 복사꽃이 한 번에 다 피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벌들이 꿀을 딸 수 있는 시기가 짧아져 벌들도 영양공급이 원활치 못하게 되면서 면역력이 떨어져 벌의 기생충인 응애가 창궐하게 된다고 한다. 실제로 최근 벌의 개체 수가 크게 줄어들었다고 한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또 한 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개화기에는 항상 맑은 날이 많았으나, 최근의 기후변화 추세는 개화기인 봄철에 비가 많이 온다는 것이다. 개화기에 비가 많이 오면 낙화 피해가 발생하고 또 과도한 수분으로 꽃샘추위 기간에 냉해가 커진다는 것이다. 요즘 사과값이 소고깃값보다 비싸다고 한다. 이는 작년 사과의 개화기에 비가 자주 와서 낙화 피해가 컸고 지난가을에 사과의 생산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2022년에 전남 나주의 녹색에너지연구원이 영농형 태양광 발전시설을 배나무밭에 설치했는데 그해에도 개화기에 비가 많이 와서 낙화 피해가 극심했다고 한다. 다행히 영농형 태양광 발전시설이 비를 막아주어 시설 아래의 배나무에는 낙화 피해가 최소화되어 배의 생산에 크게 도움을 주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지난 4월 초 제주에는 비가 많이 오고 흐린 날씨가 많아 멜론 등 과일 농사에 어려움을 주고 있고, 전라남도도 역시 비가 많이 와서 양파와 봄 채소의 성장이 둔해지고 높은 습도로 노균병 등 병해가 많이 발생해서 봄 농사에 비상이 걸렸다는 뉴스를 보았다.기후가 변화함에 따라 환경과 섭생 그리고 생태계는 미세하게 변화하고 그것이 누적되면 인류에게 예기치 못한 큰 피해가 돌아온다. 기후변화를 바로잡아야 하겠지만 그것은 매우 힘들고 많은 시간이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기후변화에 적응해 새로운 기술을 접목하는 노력은 언제든지 시도될 수 있고, 우수한 기술은 시급하게 보급되어야 한다. 모든 새로운 시도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따져보고 현재의 문제에 대안이 되고, 좋은 점이 나쁜 점보다 더 크다면 나쁜 점을 개선하면서 과감하게, 조속히 적용해보아야 할 것이다. 정재학 영남대 교수정재학 영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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