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연말 안보위기 고조…‘외교안보 참모’ 쇄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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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2-14   |  발행일 2019-12-14 제23면   |  수정 2020-09-08

북한의 동창리 ‘중대한 시험’ 이후 미군 정찰기의 한반도 비행이 잇따라 포착되고 있다. 특히 13일에는 해군 해상 초계기도 한반도 상공 임무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문에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징후가 포착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올해 말까지 미국이 새로운 계산법을 가져오지 않으면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공언하면서 급부상한 연말 안보위기가 일반국민이 피부로 느낄 정도로 긴박하게 돌아가는 분위기이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미국 국방부 차관보를 지낸 그레이엄 앨리슨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핵·미사일 문제를 두고 미북 대립이 고조하는 것과 관련해 “제2차 한국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견해를 밝혔다니 더 걱정스럽다. 그는 “연말을 기한으로 설정하고 미국 측에 제재 해제 등 양보를 압박하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앞으로 몇 주 이내에 뭔가 방침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세가) 매우 위험한 전개를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반도 안보위기가 점증하는데도 정부는 무엇을 하는지 말이 없다.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에도, 또 연일 이어지는 미국 특수정찰기의 한반도 비행에도 청와대 안보실이나 군과 정보당국은 제대로 된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12일 북미충돌과 관련해 “과거와 달리 서로 최악의 경우로 다시 돌아가길 원하지는 않으니까 최대한 선을 넘지 않으려는 노력이 있지 않겠느냐”며 “여러 가지 상황이 심각하긴 하지만 최악까지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서 관리하고 있다”고 말한 것이 전해졌을 뿐이다. 그런데 이 같은 언급은 외교안보라인이 가장 경계해야 할 ‘과도한 낙관론’에 사로잡혀 있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듣기에 따라서는 마치 국민을 대상으로 ‘희망 고문’을 하고 있다는 느낌마저 준다.

이제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가 목전에 닥친 것처럼 미·북 정상회담과 실무회담이 연이어 열리던 지난 1년 반 동안의 ‘비핵화 여정’이 서서히 막을 내리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북한 비핵화의 희망을 버리고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시하여 북한의 도발을 강력히 억지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하길 기대한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국내외 상황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작금의 북핵 위기를 자초한 외교안보 참모진을 즉각 경질하고 인적 쇄신에 나서야 한다. ‘과도한 낙관론’으로는 다가올 엄청난 시련에 대처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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