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비박 후보 5명 혼전…“黃心 품어야 웃는다” 표심향방 촉각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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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2-07   |  발행일 2019-12-07 제4면   |  수정 2019-12-07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 레이스 본격화
黃대표 연일 협상력·투쟁력 강조
친박-비박계 싸움도 여전히 유효
일부선 후보 난립 후폭풍 우려도
친박-비박 후보 5명 혼전…“黃心 품어야 웃는다” 표심향방 촉각
임기 종료를 앞둔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6일 국회에서 열린 마지막 원내대책회의에 입장하며 김한표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의 원내대표 경선이 날이갈수록 혼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TK(대구경북) 정치권에선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한 강석호 의원(영양-영덕-봉화-울진)에 이어 6일 김재원 의원(상주-군위-의성-청송)까지 심재철 의원의 러닝메이트로 정책위의장에 나서기로 하면서 표심의 향방을 알 수 없게 됐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에는 강 의원을 비롯해 심재철·유기준·윤상현·홍철호(가나다순)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나경원 원내대표의 재신임 여부가 명확하지 않았던 만큼, 원내대표 경선이 열리더라도 2파전 또는 3파전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시간이나 명분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한국당 최고위원회에서 나 원내대표의 사실상 ‘불신임’ 결정 이후 후보가 난립하는 모양새다.

당 내에서는 이번 원내대표 선거를 ‘친박(親박근혜)’이나 ‘비박(非박근혜)’이 아닌 ‘황심(黃心)’에 초점을 두고 있다. TK지역 한 의원은 최근 영남일보 기자와 만나 “황 대표의 의중이 누구에게 있느냐가 선거 판도를 가를 것”이라며 “원내대표 경선 여부가 갑작스레 결정됐고 논란을 빚었지만, 황 대표가 이를 막힘없이 추진해 나갔지 않나. 즉 이번 선거는 황심을 품은 후보가 누군지 가리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내 일각에서는 황 대표가 연일 ‘협상력’과 ‘투쟁력’을 새 원내대표의 조건으로 밝힌 것을 두고 특정 원내대표나 러닝메이트로 삼으려는 사람을 지칭했다는 설이 나돌기도 했다.

다만, 황 대표는 이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황 대표는 이날 서울대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황 대표의 의중이 원내대표 경선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나는 계파정치 하려고 정치하는 사람이 아니다”며 “내 머릿속에 ‘친황’은 없다. 계파는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투쟁력이 있어서 이 정부의 경제 망치는 정책, 안보 해치는 정책, 민생을 흔드는 정책 등을 고쳐나갈 수 있는 원내대표가 당선돼 원내투쟁을 잘 이끌어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당내 친박·비박 계파 싸움이 아직 유효하다는 주장도 있다. 강석호 의원과 심재철●홍철호 의원은 비박계, 유기준 의원과 윤상현 의원은 친박계로 분류된다. 때문에 강 의원은 친박계 이장우 의원(대전 동구)을 정책위의장 후보로 내세웠고, 비박계 심재철 의원은 친박계 김재원 의원을 정책위의장 후보로 확정했다. 반대계파 인사들을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 영입해 득표전에 나서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나머지 후보들은 아직 원내대표 정책위의장을 정하지 못한 가운데, TK 초·재선 의원들이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대부분 의원들이 ‘지역관리’ 및 ‘의리’ 등을 이유로 고사했다는 후문이다.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구을) 역시 출마 여부를 고민했으나, 불출마에 무게를 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다양한 전망이 나오면서 원내대표 선거전은 한치 앞을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또한 후보들이 난립한 만큼, 후폭풍도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원내대표는 여론보다는 의원 개개인의 생각이 반영됨에 따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며 “다만 일부 후보 중에는 막말이나 구설수에 오른 의원도 있고, 중요한 자리를 박차고 나온 사람도 있다. 차기 원내대표는 내년 총선의 얼굴인 만큼 이에 대한 고려도 분명 이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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