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초·재선의원 혁신모임인 ‘통합·전진’ 회의에 정용기 정책위의장(오른쪽) 등 의원들 앞에 나경원 원내대표의 불신임과 한국당의 내홍을 다룬 신문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
자유한국당 차기 원내사령탑 선출을 놓고 5일에도 잡음이 이어졌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회가 나경원 원내대표의 사실상 임기 연장을 불허한 것을 놓고, 황 대표에 대한 비판이 잇따른 것이다.
21대 국회의원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한국당 김영우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렇게 가면 제왕적 당 대표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황 대표의 결정을 비판했다. 김 의원은 또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서도 “지금 원내대표를 하겠다고 나서는 분들은 이해가 안 된다”며 “지금 이 와중에 원내대표를 교체해 또 집안 싸움을 해야 하는가. 상식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역시 불출마 입장을 밝힌 한국당 김세연 의원도 이에 대해 “정당의 존립 기반인 당헌을 무시한 것이며, 국가로 치면 헌법을 무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홍준표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내 반발의 본질은 나 원내대표에 대한 지지가 아니라 황교안 대표의 과도한 전횡에 대한 경고”라며 “그것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홍 전 대표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그것이 폭발할 수도 있다. 그다음이 공천”이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진박(진짜親박근혜) 공천을 할 때도 끝까지 자기 마음대로는 하지 못했다. 자기 마음대로 하려다가 당이 폭망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최고위 측은 “100명이 넘는 조직을 운영하면 불협화음은 생길 수 있다”고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모양새였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논란에 대해 “108명의 조직을운영하다보면 여러 불협화음이 있을 수 있다. 다양한 견해나 이견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오히려 이번 원내대표 선거로 서로 이해하고 조율한다면 더욱 단단한 정통 보수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며 진화를 시도했다.
황 대표는 논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한국당의 원내대표·정책위의장 경선일을 9일로 정하는 등 선거전에 속도를 냈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10일까지가 나 원내대표의 임기지만 조금 더 (경선을) 일찍 했으면 하는 바람들이 있어 이를 반영해 (경선일을) 9일로 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 정권과 싸워서 반드시 이길 수 있는 강력한 투쟁력을 가지고 한국당의 미래를 같이 설계해 나갈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이 선출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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