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곽상도·김병준發 TK한국당 쇄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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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20   |  발행일 2019-11-20 제31면   |  수정 2020-09-08

초선인 곽상도 국회의원(대구중구-남구)이 이틀 전 한 중앙지와의 통화에서 당 지도부의 불출마 요청이 납득할만한 기준이라면 받아들일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면서 당시 정권은 실패한 것으로 결론이 났으며 초선이든 다선이든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정권에 대한 책임론을 정리하고 모든 것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대구 수성구갑 출마가 거론되던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수성구갑 출마를 포기하고 험지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자신부터 스스로 내려놓을 수밖에 없다면서 당과 오랫동안 인연을 가졌거나 큰 역할을 맡았던 분들은 불출마든 험지 출마든 과감한 결단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여야의 젊은 정치인들이 당의 쇄신을 주장하면서 불출마를 선언한데 이어 나온 대구경북(TK) 정치인들의 이 같은 화답은 환영할 만하다. 그동안 지역에서는 TK한국당 국회의원들의 미지근한 정치행태에 많은 불만을 토로해왔다. 이들은 자기희생은 하지 않고 민심에 의존해 자리만 보존하는 웰빙정치인의 대명사처럼 여겨져 왔다. TK한국당 의원들은 곽 의원처럼 대구경북 정치권의 쇄신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행동에 옮겨야 한다. 현재 정치지형의 흐름을 보면 한국당의 최대 기반인 TK의원들의 대대적인 자기개혁 없이는 야당이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 극우보수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개혁적 보수와 중도를 아우르는 정치기반을 창출해야만 한다.

곽 의원의 발언 가운데 특히 와닿는 부분은 박 전 대통령의 탄핵망령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과 그 이후 3년여간의 과정에 대한 객관적 평가와 정리가 필요하고, 자신이 몸담았던 정권의 잘못에 책임을 지는 것이 공직자의 숙명이라는 부분은 깊이 새겨들어야 한다. 한국당이 야당의 대표주자로서 수권정당의 자격을 갖추기 위해선 탄핵문제를 놓고 당내에서 볼썽사나운 공방을 벌이는 모습은 중단해야 한다. 탄핵 과정의 문제점이나 잘잘못은 역사에 맡기면 된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문제에 얽매여 있는 한 한국당은 한발짝도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의 대구 불출마 선언도 중량급 한국당 정치인들의 자기희생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온실에서 자란 나무는 야생의 세계에서 결코 크게 성장할 수 없다. TK한국당이 개혁과 쇄신을 주도하는 세력으로 거듭날 때 정치가 바로 설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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