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히트텍’유니클로 장사진…“불매 계속” “강요안돼”

  • 서민지,정지윤 수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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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20 07:29  |  수정 2019-11-20 07:29  |  발행일 2019-11-20 제6면
개장전부터 30여명 줄지어 대기
당일 준비한물량 15분만에 소진
오후 들어서도 소비자발길 여전
한풀꺾인‘노저팬’에 의견 엇갈려
‘공짜 히트텍’유니클로 장사진…“불매 계속” “강요안돼”
19일 오전 11시35분쯤 동성로 유니클로 매장 계산대 앞 모습. 계산을 기다리는 시민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정지윤 수습기자 yooni@yeongnam.com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상징과도 같은 유니클로 매장에 다시 고객들이 찾기 시작했다. 유니클로 측의 파격적 할인과 물량공세에 ‘노 저팬’ 운동도 한풀 꺾이는 모양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은 양분되고 있다.

◆다시금 시민발길 몰리는 유니클로 매장

유니클로는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15주년 기념 겨울 감사제’ 할인 행사를 진행 중이다. 업체측은 오프라인 고객에게는 구매금액에 상관없이 1만4천900원 상당의 발열내의인 ‘히트텍’을 증정하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렇게 총 10만장의 히트텍을 선착순으로 나눠줄 예정이다.

이때문에 SNS 등에서는 “유니클로 매장에 사람이 끊이지 않는다”는 목격담이 이어지고 있고, 대구 지역 유니클로 매장도 예외는 아니다.

19일 오전 11시25분쯤 대구 동성로 유니클로 매장 앞. 개장 5분 전이었지만 30여명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었다. 개장과 동시에 줄선 이들이 우르르 매장 안으로 들어갔다. 순식간에 매장 안 상황은 추격전(?)을 방불케 했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매장 안에서, 구매할 물건을 집자마자 계산대로 뛰어가는 사람들도 여럿 보였다. 이로 인해 개장 5분 후쯤 1층 계산대 앞에는 30명 이상이 줄 서 있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개장한 지 12분 후인 11시42분쯤 매장내에는 “사은품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안내방송이 울렸고, 이후 45분쯤엔 준비된 수량이 소진됐다. 이모씨(여·34)는 “저렴하게 판매하는 데다 사은품도 준다고 해서 방문하게 됐는데, 일찍 마감됐다니 아쉽다”고 말했다.

히트텍 증정행사가 마감된 이날 오후에도 유니클로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오후 1시쯤 매장 안의 고객은 오전보다 줄었지만, 계산대는 여전히 계산을 기다리는 고객들과 계산하는 직원들의 손놀림으로 분주했다. 한 직원은 “매일 30장 정도 히트텍이 제공되고 보통 20분 안에 행사가 마감되는데, 오늘은 더 일찍 끝났다. 내일 새로 들어오니, 내일 일찍 다시 방문해달라”고 말했다.

12시30분부터 1시까지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은 130여명 정도였으며 이들 중 30여명이 유니클로 쇼핑백을 들고 나왔다.

◆사과할 때까지 불매해야 vs 개인취향 강제말아야

이날 동성로에서 만난 권정은씨(여·28)는 “다른 대체재가 충분히 많음에도 굳이 일본 제품을 사려는 사람들이 이해되지 않는다. 일본이 제대로 사과할 때까지 불매운동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대학생 김성우씨(26·북구 복현동)는 “내 신념을 남에게 강요할 필요가 있느냐. 유니클로 제품을 사는 것은 그 개인의 자유 경제 행위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정용교 영남대 교수(사회학)는 “양질의 상품을 값싸게 얻을 수 있는 게 시장논리이기도 하지만, 한일관계·국가·민족 등의 개념을 생각하면 ‘자존심이 걸려있는 문제’라고 볼 수도 있는 것 같다. 양쪽 다 나름의 이유가 있으므로, 무엇이 좋다 나쁘다 말할 수 있겠나”라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일본제품불매운동이 시작된 지난 7월부터 유니클로 매장의 시민 발걸음은 줄어들었고, 지난달 대표상품을 최대 50% 할인하는 감사 세일을 진행했음에도 매출이 전년 대비 60% 넘게 급감하자 이번 마케팅을 통해 초강수를 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정지윤 수습기자 yoon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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