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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도마 위에 오른 언론 윤리·신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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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1-19

노진실기자<문화부>
얼마 전 지인과 국내 언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한때 훌륭한 기자를 꿈꿨고 좋은 기사도 많이 썼던 그 지인은 “점점 ‘똥통’에서 뒹구는 느낌”이라고 했다. 그는 갈수록 언론환경이 열악해지고, 언론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도 차가워지고 있다고 우려한 뒤 ‘언론 개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는 그의 고뇌는 이해하지만, 일부는 회의적이었다. “이미 자체 개혁은 너무 늦은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국내 언론의 신뢰도와 저널리즘 윤리 문제가 잇따라 도마에 오르고 있는 것이 가장 먼저 뼈아프게 자각됐다. 1인 미디어 등 ‘미디어 범람’ 시대에 상대적으로 공신력을 인정받아온 ‘레거시 미디어’(Legacy Media·전통 미디어)가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작가이자 칼럼리스트이기도 한 단국대 의대 서민 교수는 지난달 논쟁적인 제목의 책을 펴냈다. 책은 ‘고(故) 장자연 사건’의 증언자로 알려진 배우 윤지오씨와 그의 ‘지킴이’로 나섰던 정치인들, 당시 윤씨에 대해 편향적으로 보도했던 언론들에 대해 쓰고 있다.

책 내용이 정략적으로 악용될 것 같아 걱정도 됐지만, 어쨌든 국내 언론에 대한 비판 부분은 눈여겨볼 만했다. 저자는 책에서 “CBS는 (윤지오씨 관련 부실한 보도를 해놓고도) 뒤늦게 인터뷰 내용을 말로 풀어놓은 인터넷 기사에서 그 부분을 삭제했지만, 그게 전부였다. 진행자는 여기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또 JTBC에 대해서는 “JTBC 사장(유명 언론인)은 윤지오 사건에 대해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방송을 내보낸 것에 대해 지금이라도 사과하시라”라고 쓰고 있다.

책에서 저자가 특정 언론과 언론인에 대해 실명까지 밝혀가며 사과를 요구한 것이다. 솔직히 깜짝 놀랐다. 유명 언론사와 언론인을 이니셜 처리하지 않고 직접적으로 거론하며 책을 낸다는 게 놀라웠고, 사과까지 요구한 것도 놀라웠다. 기자는 저런 유명한 언론들에 대해 대놓고 비판할 용기가 아직 없기 때문이다. 지난 주 기자가 출판사에 알아본 바로는 책에 거론된 언론사들이 특별히 출판사 측에 반박이나 사과 등 공식 입장을 밝혀온 것은 없다고 한다. 언론이 자체 개혁 운운하기에 앞서, 이미 외부에서 차가운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 발생한 ‘헬기 추락 사고’와 관련해서도 일부 언론의 저널리즘 윤리가 국민의 질타를 받고 있다. 재난주관방송사이자 공영방송인 KBS 직원이 헬기 추락 당시 영상을 촬영했지만, 독도경비대의 공유 요청에 제대로 협조하지 않고 이를 자사 뉴스에서 단독 형식으로 보도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KBS 측에서 사과문을 내고 해명에 나섰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진보·보수’ ‘공영·민영’ 가릴 것 없이 ‘총체적 난국’에 빠져 있는 듯한 우리나라 언론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언론은 다시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될 수 있을까. 노진실기자<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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