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레 쉰 목소리·잦은 기침 땐 ‘후두염’ 의심

  • 노인호
  • |
  • 입력 2019-11-19 07:48  |  수정 2019-11-19 08:34  |  발행일 2019-11-19 제19면
일교차 큰 환절기 목 건강 관리
20191119

요즘같이 일교차가 큰 계절에는 감기와 독감은 물론 건조한 대기와 미세먼지 등으로 인해 목건강이 상할 위험이 높은 만큼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18일 질병관리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3~9일 전국적으로 인플루엔자 의심·확진환자는 1천명당 7명으로 유행 기준(5.9명)을 초과했다. 같은 기간 경북에서는 6.3명의 인플루엔자 의심·확진 환자가 발생했다. 이에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15일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내렸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38℃ 이상의 고열, 근육통 등 몸살 증세, 기침, 인후통 등 증상이 동반된다. 봄철에만 나타나는 것으로 오해하기 쉬운 미세먼지의 공습은 1년 내내 이어지고 있다. 더욱이 대구의 경우 분지 지형 특성상 대기 정체 영향으로 미세먼지 발생 빈도가 높은 상황이고, 이는 목건강을 해칠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20191119



공기까지 건조해져서 발병률 높아
감기와 증상 비슷하지만 고열 없어
기관염 동반되면 방치시 폐렴 진행

수시간내 염증 급속 진행 ‘후두개염’
목감기 착각했다 호흡곤란 응급실行
미지근한 물 자주 마시는 습관 도움

◆건조한 환경에 약한 목

최근 소방청은 작년 호흡기질환 119구급활동을 분석한 결과, 가을에서 겨울로 계절이 바뀌는 환절기인 10월에서 12월까지 응급상담과 구급이송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환절기에 기침과 감기 등의 증상을 보이는 호흡기질환으로 질병상담, 응급처치 지도, 병원·약국 안내 건수는 총 3천244건으로 여름철(7~9월)에 비해 69% 증가했다. 환절기 기온변화, 일교차, 미세먼지, 가을황사 등의 기후환경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소방청은 분석했다.

또 기침 등 호흡기질환으로 인해 119구급차를 이용한 응급환자도 4천107건으로 여름철(7~9월)에 비해 80% 증가했고, 10세 이하와 70대 이상 노인층에서의 호흡기질환 관련 119구급이송이 54.7%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처럼 환절기에 호흡기질환자가 많은 이유는 우리의 목 안은 점막으로 구성되어 있어 원래 건조한 환경에 매우 약하기 때문이다. 특히 여름에는 아무런 증상을 못 느끼는 환자들이 유독 가을만 되면 목 안이 칼칼하고 따가운 증상을 호소한다. 이 경우 대부분 환자는 감염의 소견 없이 정상소견을 보인다. 이런 경우라도 미지근한 물만 자주 마셔도 증상이 상당히 좋아짐을 느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하지만 약간의 열감과 지속되는 전신 무기력증상, 두통 등의 증상이 지속되면 반드시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일년 중 편도주위농양, 경부 심부감염으로 수술을 가장 많이 하는 계절이 지금과 같은 시기다. 이처럼 중증 감염 환자의 대부분은 처음에는 사소한 목감기, 바이러스 편도선염으로 시작하지만 증상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고 적절히 치료하지 않거나 휴식을 취하지 않고 무리해서 생활하다보면 결국에는 세균감염을 일으켜 병원에 입원을 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특히 당뇨를 앓거나 투석을 하는 환자들은 면역기능이 약해져 있어 증상이 있을 경우 바로 병원을 찾아 진찰을 하는 것이 좋다. 참고로 면역이 떨어져 있을 경우 건강한 분들보다 감염이 심장 및 큰 혈관들이 지나가는 종격동까지 전파될 수 있는데 이 경우 상당히 높은 치사율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후두염, 성대결절 등도 조심해야

이 시기에는 세균, 바이러스 등에 의해 후두에 염증이 생겨 쉰 목소리가 나고, 잦은 기침과 이물감 등을 동반하는 후두염의 발병률이 봄에 이어 둘째로 많다. 감기와 증상이 비슷해 혼동하기 쉬운 후두염은 고열을 동반하진 않지만, 기관염이 동반될 수 있다. 기관염이 있을 경우 목소리가 변하고, 가래, 목 통증, 기침 등이 생길 수 있다. 특히 제때 치료를 받지 않으면 폐렴으로까지 진행될 수 있다.

또 날씨가 추워지면서 나타나는 성대결절·성대혈종 등도 생길 수 있다. 흔히 목을 많이 사용하는 가수나 아나운서 등 특정한 직업군에서만 나타난다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일반인에게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이다. 날씨가 추워지면 성대근육의 긴장이 심해지면서 평소보다 조금만 과도한 발성을 해도 성대점막에 염증성 반응이 일어나 성대점막이 점점 두꺼워지는 성대결절이 생길 수 있는 것. 또 잦은 기침으로 성대에 멍이 드는 성대혈종도 주의해야 한다. 잦은 기침을 하는 과정에서 성대점막이 과도하게 부딪쳐 모세혈관이 터지면서 물혹(폴립)이 생기는 성대혈종은 갑작스럽게 고함을 치는 등 단 한 번의 과도한 발성만으로도 생길 수 있다. 잦은 기침 후 평소와 다르게 저음의 목소리가 나거나 쇠를 긁는 것처럼 거칠고 쉰 목소리가 난다면 성대혈종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후두개염도 주의해야 한다. 후두 덮개에 염증이 생기는 병으로 처음에는 목안이 아프고 음식을 삼킬 때 통증을 호소, 단순 목감기로 생각하고 약국에서 약을 복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수시간 내 염증이 급속도로 진행되어 호흡곤란으로 응급실을 방문하는 환자들이 종종 있다. 심하면 기관절개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계명대 동산병원 여창기 교수(이비인후과)는 “지금 같은 시기에는 미지근한 물을 자주 마시는 방식으로 성대를 촉촉하게 유지해주는 것이 목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면서 “말을 많이 한 탓에 목이 따가워지는 증상 등이 있을 경우 말 자체를 하지 말고 쉬는 것이 좋다. 또 단순히 목감기로 착각할 수 있는 후두개염의 경우 흔한 질환은 아니지만, 혹시 목이 아프면서 답답하고 호흡이 곤란하다면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진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도움말=여창기<계명대 동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기자 이미지

노인호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건강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