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문화정책 체계화…‘예산 배분기관’ 인식은 여전

  • 노진실
  • |
  • 입력 2019-11-11 07:29  |  수정 2019-11-11 07:30  |  발행일 2019-11-11 제3면
[출범 10주년 맞은 대구문화재단 진단] <상> 재단 설립 취지와 역할
20191111
지난해 11월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대구문화재단의 2019년도 지역문화예술지원사업 설명회 모습. 대구문화재단이 올해로 설립 10주년을 맞았다. <대구문화재단 제공>

대구문화재단이 올해로 설립 10주년을 맞이했다. 이후 각 기초단체의 문화재단 설립 붐이 이어지면서, 대구 8개 구·군 가운데 남구와 서구를 제외하고는 모두 문화재단이 설립됐다. 지역 문화재단들의 지난 10년은 그야말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시간이었다. 문화재단이 지역 문화계에서 나름의 성과를 낸 부분도 있지만, 크고 작은 문제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역 문화재단의 지난 10년을 되짚어보고, 미래를 고민해 본다.

문화예술 창작·보급·지원 맡아
지역 문화재단 설립붐 만들기도

갈등·논란 외부표출 시민 피로감
“공과 따져 새로운 10년 준비시점”


대구문화재단은 지역 문화계의 큰 관심과 기대 속에 설립됐다. 하지만 시민들에게 대구문화재단은 ‘부정적인 뉴스가 많았던 곳’ 정도로 인식된다. 그동안 재단의 여러 내부 갈등과 논란이 외부로 표출되면서 시민 피로감을 높였기 때문이다. 이는 인사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각 구·군 문화재단도 예외는 아니다. 문화예술인에 대한 각종 지원금 배분을 맡고 있다보니, 태생적으로 크고 작은 잡음이 불가피한 점도 있다. 지역 문화예술계에서는 “대구문화재단이 대외적 이미지와 신뢰도를 회복하고, 설립 취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구시 문화재단 설립 및 운영 조례’에 나타난 대구문화재단의 설립 취지는 시민의 창조적 문화활동 지원과 문화향수 기회 확대 및 지역 문화예술 인력 육성을 통해 고품격의 문화창조도시를 구현하는 것이다. 문화예술에 전문성을 가진 예술인이 중심이 돼, 대구의 문화정책을 직접 펼쳐나가도록 한다는 취지도 있다.

조례상 대구문화재단의 주요 업무는 △문화예술의 창작·보급·활동의 지원 △시민의 문화향수 기회 확대 및 창의성 제고 △전통문화예술의 계승과 발전 △문화예술진흥을 위한 정책개발·자문 및 교육·연구 △국내·외 문화예술 교류 △문화예술 정보의 축적 및 네트워크 서비스 사업 △기타 문화예술진흥을 위해 대구시장이 위탁하는 사업 등이다.

대구문화재단 설립은 대구 기초 지자체에도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대구문화재단 설립 이후 지역 각 구·군에도 문화재단 ‘설립붐’이 일었기 때문이다. 2010년 대구 수성문화재단을 시작으로 달성문화재단(2011년), 동구문화재단(2013년), 달서문화재단(2014년), 행복북구문화재단(2018년) 등이 잇따라 생겨났다.

대구문화재단의 주된 업무는 문화예술진흥 관련 사업으로, 그중에서도 예술단체나 예술인에 대한 지원 사업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재단 설립 이전까지 대구시가 맡고 있던 문예진흥기금 관련 업무가 재단으로 이관됐다. 문예진흥기금 외에도 문화예술 관련 국·시비나 기부금 등을 배분하는 것이 대구문화재단의 주요 업무라고 볼 수 있다. 대구문화재단이 관리·배분하는 문화예술진흥 관련 예산은 한해 250억원 정도다.

세부적으로 보면 △예술지원 △예술교육 △시설운영 △축제운영 △문화나눔 △국제교류 등으로 대구문화재단의 업무를 나눌 수 있다.

하지만 다양한 사업에도 불구하고 문화재단이 ‘대구시 산하 사업소’ ‘문화예술 관련 예산의 단순 배분 기관’이라는 인식은 여전하다. 각 구·군 문화재단은 ‘구청 행사를 대행하는 이벤트 회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구 문화계 한 관계자는 “대구문화재단이 내·외부의 온갖 요인에 의해 아직도 흔들리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라며 “그래도 대구문화재단이 없었던 때와 비교하면, 대구의 문화정책이나 관련 예산 배분이 보다 체계화된 것은 인정해야 한다. 이제는 문화재단의 공과(功過)를 따져 새로운 10년을 준비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문화재단의 필요성과 정체성에 대한 해답을 내놓아야 할 때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기자 이미지

노진실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