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강소국 경제로부터 배운다

  • 이은경
  • |
  • 입력 2019-11-05   |  발행일 2019-11-05 제33면   |  수정 2020-09-08
[기고] 강소국 경제로부터 배운다

최근 벨기에 항구도시 앤트워프에서 개최된 세계클러스터 총회(TCI 네트워크)에 참여하면서 국토와 인구가 상대적으로 작은 나라의 경제역량을 살펴볼 기회를 가졌다. 우리보다 인구와 국토면에서 소국이면서 국가경쟁력이 높은 나라들을 살펴보면 한국경제가 안고 있는 문제점을 알 수 있다. 지속가능한 경제활동을 창출하기 위하여 주어진 국토공간의 활용과 환경관리에서 어떠한 정책을 인식의 출발로 하고 있는지, 새로운 산업혁명시대를 맞이한 부분에서 과연 기술의 채용과 확산 그리고 활용면에서 정책오류가 없는지, 주변의 지리적 접근성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지, 노동력의 활용에서 생산성에 기반을 둔 적재적소의 원칙이 적용되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벨기에 국토는 경상도에 불과하다. 다양한 인종에도 불구하고 노동력은 생산성에 맞추어 배치되어 있으며, 산학연 집합체의 실체적 성과와 그 방법, 실리 중심의 투자환경 또한 기업규모에 상관없이 유럽 최고 실력의 기업이라는 자부심으로 기업네트워크를 결성하고 있다. 작은 국토공간의 활용, 기술의 채용과 확산, 복잡한 정책체계를 단순화하여 실용과 실리, 생산성에 기반을 둔 노동배치 등 주요한 정책을 추진하면서 항만, 제약 등 전통산업에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등 새로운 디지털기술을 접합하고 재생에너지 등 순환경제형의 새로운 산업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근현대를 조화롭게 이어가고 있다.

우리 현실은 어떠한가. 과거의 희생이 앞으로 성장 축에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것은 투자의 결정요인이 미래소득의 현재가치로 평가할 수 있다는 데에 근거하지만, 내년에도 이어질 국제경제의 불안정한 정세는 보다 안정된 투자여건 조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접근가능성이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원천에 대한 다양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하나의 사례에 지나치게 집착하여 각개 약진을 고집하거나 기술의 응용 또한 시간과 장소 그리고 지리적 여건의 적합성을 고려하지 않은 단기적 투자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문화적인 다양성과 인구 등 자원의 제약성 등 소국이 갖는 원천적인 한계를 잘 극복하면서 지속성장을 위해 사회경제 클러스터 등 다양한 클러스터를 개방적인 네트워크로 운영하는 등 혁신을 게을리하지 않는 벨기에와 같은 소국에게서 배울 필요가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오류를 최소화하면서 성장잠재력을 높일 수 있는가 라는 점이다. 무엇보다도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장, 기업들의 제조활동에 기반을 둔 지리적인 접근성과 부가가치창출 활동을 새로운 소득원의 발굴이라는 측면에서 근본적으로 잘 정의할 필요가 있다. 또 다양한 지원기관들이 이에 걸맞은, 과연 현실성 있는 정책으로 지원활동을 하고 있는가를 살펴봐야 한다.

거듭 강조될 점은 강소국 벨기에 앤트워프는 인구 불과 50만명 미만의 소도시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경제활동은 기존 주민 커뮤니티와 다양한 클러스터 활동에 기반을 둔 기업네트워크 등 실용적인 지역경제활동이 지역경제 활성화 정책의 중심이라는 데 있다. 부동산 시장을 중심으로 한 인위적인 도시확장 정책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도시를 중심으로 지역경제권이 보다 안정적으로 발전하기 위하여 다양한 클러스터들이 보다 역동적인 글로벌 네트워크로 발전할 수 있는 정책을 펼치는 것이 현재 한국경제 그리고 지역경제가 당면하고 있는 다양한 문제점을 극복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최근 KOTRA를 중심으로 세계최고 수준의 벨기에 제약과 바이오분야에 기술과 자본이 결합된 경제협력 프로그램이 추진되고 있는 것은 강소국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류건우 (계명대 경제통상학부 명예교수·TCI 네트워크 이사)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