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고향에서 힐링여행을

  •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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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03 00:00  |  수정 2020-09-08
20191103

올해 짧은 추석 연휴에 해외 여행을 떠난 관광객은 증가했다고 한다. 현대사회에서 추석명절 의미는 시대의 변화 이상으로 빠르게 변해가고 있다. 도시화가 가속화되면서 고향과 가족들의 정(情)의 개념과 의미는 점차 퇴색되고 있는 것이다. 전통이나 관습에 얽매이지 않으려는 자유분방(自由奔放)시대를 돌아보면서 필자는 추석명절 내내 마음 한 구석은 허전했다.
 

신세대들은 설이나 추석명절을 단지 꿀 맛 같은 휴가로만 생각한 다는 사실을 절실히 느꼈기 때문이다. 올해는 짧은 추석 연휴에도 불구하고 해외여행 예약은 조기에 마감됐다고 한다. 국내외를 합쳐 추석연휴 여행객은 10명 중 3명에 이른다는 소식도 들린다.
 

시대가 바뀌고 세월의 흐름에 따라 전통과 풍속이 변하는 것은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일 수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석연휴 기간동안 씁쓸하고 가슴 한켠에 허전한 느낌이 드는 건 어쩔수가 없다. 자연이 안겨주는 가을 결실에 대한 감사와 가족의 소중함, 친척간 유대, 나눔의 배려라는 명절의 의미가 흐릿해지는 것이 주된 이유다.
 

추석과 같은 명절이 우리에게 소중한 것은 자연의 혜택에 감사하고 이웃끼리 나누고 배려하는 아름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추석연휴를 맞아 부모·가족·친지·지인들을 만나고 한동안 소홀했던 조상의 묘를 찾아뵐 생각에 어른들의 마음은 들뜨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한가위의 풍요로움 속에 서 우리의 아름다운 전통인 차례를 지내고 해외여행이 아닌 고향에서 힐링여행으로 마음을 정화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사실상 올해 추석명절은 예년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상당수 지자체는 '명절후 출향민의 고향에서 휴가보내기 운동'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이는 명절기간에 고향에서 힐링여행을 할 경우 내수 진작은 물론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상당한 도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리들의 고향은 가족들과 명절 힐링휴가를 보낼 수 있는 좋은 문화유적지와 지역명소가 곳곳에 널려있어 해외여행에 버금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시원한 숲속 바람을 벗 삼아 가족과 함께 힐링 할 수 있는 자연휴양림, 온갖 둘레길, 세계문화유산, 고향농촌의 유적지, 선사문화체험지 등은 자녀들의 새로운 교육장으로도 금상첨화가 될 수도 있다.
 

고향 힐링여행은 해외여행에서는 느낄 수 없는 자연과 농촌 현장 체험, 전통의 맛이 숨쉬고 역사가 살아있는 농촌여행으로 새로운 인생추억을 만들수도 있다. 이제는 지자체도 고향민들의 힐링여행을 위해 새로운 관광 매력을 발굴하는 노력을 기울여 실속있는 관광콘텐츠를 살려야 한다. 유원지 주변 정화, 공중화장실, 안내판 설치등 각종 편의시설을 정비해 힐링 여행지로 손색이 없도록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출향민들이 마음놓고 편히 쉬면서 명절기간 힐링여행으로 다시 찾고 싶은 고향의 추억을 오래도록 가질 수 있도록 배려도 해야한다.
 

지금은 대한민국 해외여행객 3천만 시대다. 2016년에 최초로 2천만 명을 넘어선 이후 불과 3년만에 3천만명을 넘어 설 태세다. 내고장에서 시작하는 명절 힐링여행은 지역경제 살리기와 부모님께 효도하기, 고향을 더 잘 알 수 있는 새로운 기회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이것이 고향사랑을 실천하는 1석4조 휴가법이라는 생각도 앞선다. 필자가 고향에서 명절을 보낸 것처럼 우리고향 농촌에서 명절 힐링여행을 적극 권하고 싶다.
 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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