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의 비정규직 근로자가 폭증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힘써온 정부의 정책이 현장에서 전혀 작동하지 않은 모습이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019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대구경북 비정규직 근로자는 61만9천명으로 집계됐다. 대구경북지역 전체 임금 근로자(180만2천명) 가운데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중은 34.36%였다. 이는 지난해 8월 대구경북 전체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율인 30.69%보다 무려 3%포인트 이상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보다 무려 3%p 이상 폭증
전국적으로 올해 86만7천명 늘어
정부 노인일자리 확대 정책 영향
대구의 비정규직 근로자는 30만2천명으로 대구 전체 임금근로자(89만3천명)의 33.81%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달 대구의 비정규직 비율(30.82%)보다 3%포인트 높은 수치이다. 경북의 비정규직 근로자는 31만7천명으로, 경북 전체 임금근로자(90만8천명)의 34.91%를 차지, 지난해 같은 달 비정규직 비율(30.56%)보다 크게 높아졌다.
지난 8월 기준 대구와 경북의 정규직 근로자 규모는 각각 59만1천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대구에서 2만6천명, 경북에서 2만7천명이 줄어들었다.
전국적으로도 비정규직 근로자가 대폭 늘었다. 지난 8월 기준 전국의 비정규직 근로자는 748만1천명으로 집계돼 전체 임금근로자(2천55만9천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7년 3월 이후 최고치인 36.4%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 기준 비정규직 근로자 수는 661만4천명으로, 전체 임금근로자(2천4만5천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3.0%였다. 올해 비정규직 근로자 수가 86만7천명이나 급증한 셈이다.
통계청은 “올해 조사결과는 병행조사 효과로 약 35만~50만명의 비정규직 근로자가 추가되면서 전년대비 증감은 비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부의 주장을 감안해 35만~50만명을 덜어내도 36만~52만명이 늘어난 셈이다.
정부의 ‘노인 일자리’ 사업이 비정규직 근로자 폭증의 주요 원인이라는 지적이 많다. 실제 연령별 비정규직 근로자 증가 폭을 살펴보면 60세 이상이 28만9천명으로 가장 많았다. 20~29세(23만8천명), 50~59세(13만명), 30~39세(11만9천명), 40~49세(9만1천명)가 뒤를 이었다.
유경준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는 “경기가 안 좋은 가운데 구조조정을 하고, 최저임금을 많이 올려 고용이 안 늘어나니 노인 일자리를 10만여개 늘렸고, 청년층은 단시간 근로가 증가했는데, 이는 모두 비정규직으로 분류된다”며 “정책 효과로 비정규직이 늘어난 사실을 받아들이고,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임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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