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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칼럼] 검찰개혁인가, 권력장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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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0-21

김진욱 편집국 부국장
요즘처럼 우리 국민이 검찰에 많은 관심을 가진 적은 없었을 것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는 평범한 국민의 입에도 검찰을 오르내리게 했다. 조 전 장관 퇴진을 주장했던 국민들은 조국 일가를 둘러싼 비리 의혹을 철저하게 수사해 달라며 검찰을 응원했다. 반면 조 전 장관을 응원하는 국민들은 검찰 개혁을 외쳤다.

조 전 장관의 임명에서 사퇴에 이른 지난 두달여 동안, 필자가 들었던 많은 이야기 중 인상깊은 말은 두가지다. 모두 검찰개혁과 관련돼 있다.

하나는 검찰 개혁에 대한 공감보다는 조국에 대한 분노가 더 크다는 한 공직자의 말이다. 그는 “먼지털 듯 하는 검찰의 조국 관련 수사가 지나치다 싶을 때도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조국에 대한 분노가 더 커서 검찰을 응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평범한 사람은 평생 경찰이나 검찰의 수사를 받을 일이 없다. 그래서 검경수사권 조정같은 검찰 개혁이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고 덧붙엿다.

또다른 말은 지난달 중순, 청와대 분위기도 안다는 민주당측에서 들은 말이다. 그때도 대검 청사앞에서 검찰개혁을 외치는 촛불시위가 있었지만, 언론이 크게 주목하지 않을 때다. 그는 “조국은 물러 날 것이지만, 검찰개혁이란 외침은 국민들에게 각인될 것”이라고 했다. 조국 퇴진시점이 빠르면 10월, 늦으면 12월이라는 말까지 곁들였다. 그의 예측대로 조국은 10월에 사퇴했고, 검찰개혁은 ‘포스트 조국 사태’의 핵심이 됐다.

검찰에 대해 내가 갖고 있는 인식은 권한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검사는 법무부 산하 검찰청 소속 특정직 공무원이다. 행정부의 외청 공무원인데, 임용 순간 3급(부이사관) 대우를 받는다. 3급은 대구시청의 국장, 일선 구청의 부구청장급이다. 기소권을 독점하고 있는 검사의 직무와 권한은 막강하다. 검사들의 집합체인 검찰은 통제도 잘 안된다. 그래서 검찰을 선출되지 않은 무소불위의 권력이라 부른다.

나는 검찰의 권한을 분산시키고, 검찰을 통제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에 원론적으로 동의한다. 검경수사권 조정이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를 골자로 하는 검찰개혁 방안에 우호적이다. 그런데 지금 여권이 추진하는 검찰개혁으로 내가 원하는 결과를 낼지 의구심이 든다. 조국 사태때 집권세력이 보여준 행태 때문이다. 내 편을 대할 때와 남의 편을 대할 때의 잣대가 너무 다른 것을 봤다.

그래서 서울, 대구, 광주 3곳에만 특수부를 두는 법무부의 검찰개혁 방안에 대한 자유한국당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구을)의 주장을 야당 정치인으로는 할 수 있는 것으로 이해한다. 반부패 인지수사가 주 업무인 특수부가 대구지검에 있다면 현 정권에 비판적인 대구경북에 대한 수사를 더 많이 할 것이라는 게 주 의원의 주장이다.

공수처를 만들려는 여권의 의도도 색안경을 끼고 보게 됐다. 공수처가 내 편과 남의 편에 대한 잣대를 달리하는 또다른 권력기관이 될 것만 같다. 여권이 만들려는 공수처는 민변 출신의 변호사들이 공수처장이 되고, 수사 검사의 다수를 차지할 수 있다. 그래서 ‘친문(친 문재인) 무죄·반문(반 문재인) 유죄’가 될 것이라는 주장조차 수긍이 된다.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집권세력이 그렇게 보도록 만들었다.

공수처법 논의가 시작된 건 1996년. 지금처럼 공수처법안에 대한 관심이 무르익은 적이 없었다. 현재 국회에 상정돼 있는 2개의 공수처 관련법안을 놓고, 여야는 최적의 안을 만들길 바란다. 그러지 못하면 차선책이라도 내놓아야 한다. 제대로 된 검경수사권 조정이 차선책이 될 수 있다. 검경수사권 조정이라도 제대로 되면 검찰의 권한이 분산된다. 동시에 권력기관간에 상호 견제도 가능해, 검찰은 통제되지 않는 권력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다. 다행스럽게 검경수사권 조정은 공수처법안 통과보다는 여야 합의가 상대적으로 쉬워 보인다.

검찰뿐 아니라 어떤 특정기관에 지나치게 많은 힘이, 그것도 통제받지 않고 쏠리는 것은 민주국가의 모습이 아니다. 검찰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고 검찰도 동의하는 지금, 바꿔야 한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검찰개혁은 또 멀어진다. 김진욱 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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