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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만연한 불법 풍조에 무감각한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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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0-21

우리 사회 전반에 법규를 안 지키는 그릇된 풍조가 예사롭지 않다. 준법정신의 퇴조로 인한 법규위반은 공공기관·대기업·개인사업자를 막론하고 전방위에서 확인되고 있어 문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입수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 4년간 건설폐기물법을 70건이나 위반, 과태료 1억1천480만원을 낸 것으로 드러났다. 2015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건설폐기물의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건수는 모두 422건으로 공공기관이 176건, 민간건설사가 246건 위반했는데 LH의 위반건수가 가장 많았다. 공공기관과 민간업체를 통틀어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위반 건수가 가장 많았다는 사실은 우리 사회의 준법 정신 퇴조가 얼마나 심각한지 잘 말해준다.

준법정신 퇴조의 현주소는 이동통신사들의 공정거래법 위반에서도 드러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이통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지난 11년간 공정거래법 위반(담합, 속임수)은 24건으로, 부과된 과징금·과태료가 867억원이나 됐다. SK가 541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KT는 211억원, LG 115억원이었다. 이들 이통3사는 이외에 유통점에 지난 6년간 불법으로 지원금을 지급했다가 915억원에 이르는 과징금도 부과받았다. 이들이 우월한 시장지배력을 남용해 시장질서를 흐릴 경우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오게 돼 있다. 철저히 위법·탈법 행위를 단속하고, 강력한 처벌을 내려야 하는 이유다.

의성군 단밀면의 쓰레기산 사태도 마찬가지다. 허가받은 폐기물 처리물량의 80배가 넘는 17만3천t의 쓰레기를 방치해 악취 등 환경오염을 야기했다. 하지만 민원제기에도 지난 3년간 과태료 처분만 받았다. 업자의 심각한 준법 정신 퇴조, 행정당국의 솜방망이 징계가 화를 키웠다. 지난 3월 미국 CNN 방송이 전세계에 생중계해 국제적 망신도 당했다. 범법자는 뒤늦게 구속됐지만 나라망신·지역망신의 이 황당한 쓰레기산 처리에 수백억원의 국민세금이 들어가게 생겼다. 쓰레기 치우는 비용 190억원에다, 매립·침출수 관리에 250억원이 더 투입될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전국에 방치된 쓰레기와 폐기물 120만t을 모두 처리하기 위해서는 3천억원 이상의 막대한 나랏돈이 들어간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작금의 사태에는 반복된 고위 공직자들의 불법이 나쁜 영향을 끼친 측면이 있다. 이대로는 곤란하다. 일벌백계의 처벌 강화도 필요하지만, 사그라진 준법정신 함양을 위한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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