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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국건정치칼럼] “뭣이 중헌디, 뭣이 중허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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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0-21


대통령지지율 30%대 추락

부정평가 이유 1위는 ‘민생’

민심은 경제 좀 살리라는데

정권은 줄곧 검찰개혁 타령

국정방향 고수하겠단 독선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이하 한국갤럽)이 마침내 30%대로 떨어졌다. 갤럽의 지난 주 조사에서 긍정평가는 39%(취임후 최저), 부정평가는 53%(취임후 최고 동률)를 기록했다. 두 달 전 조국씨를 법무장관에 내정했을 때 문 대통령 지지율이 48%였으니, 10%포인트 가까이 까먹었다. 조국 사퇴를 ‘잘 된 일’(64%)로 평가한 응답이 ‘잘 못 된 일’(26%)보다 압도적이었다. 문 대통령이 ‘조국 지키기’를 포기한 건 국정 지지율 폭락 때문이다. 그러나 조국씨가 물러났음에도 지지율 반등은 없었다. 문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응답자가 밝힌 이유를 보면 왜 그런지 알 수 있다. 부정평가 이유 중 1위는 ‘경제·민생문제 해결 부족’이다. 조국 사퇴 전 실시된 조사에서 가장 먼저 꼽았던 ‘인사문제’는 둘째로 밀렸다. 조국 사퇴 이후 흐트러진 국정을 수습해 국민생활을 챙길 생각은 않고 줄곧 ‘검찰개혁’만 외치는 문 대통령에게 피로해진 민심이다. 영화 ‘곡성’에 나온 명대사 “뭣이 중헌디? 도대체가 뭣이 중허냐고? 뭣이! 뭣이! 뭣이 중헌지도 모름서…”, 그 외침이 아닐까.

대통령 지지율이 2017년 대선 때 받은 득표율(41.1%)에 미치지 못한 수치(40%)를 처음 기록한 건 9월20일 발표된 조사였다. 그 때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은 “지지율 떨어졌다고 의기소침하거나 방향을 잃으면 안 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복심(腹心)이라는 양정철씨는 “중요한 건 그 순간의 여론조사나 여론이 아니라 옳고 그름에 대한 결단력”이라고 했다. 지지율이 30%대로 곤두박질 친 지금도 “일희일비하지 않겠다. 지지율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방향을 바꾸는 건 맞지 않다”(청와대 관계자)고 하고 있다. 종합정리하면 ‘민심이 좀 돌아서도 우리는 우리 방식대로 간다. 여론은 언제든 회복할 수 있다. 우리가 옳고 그름에 대한 결단을 내려서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가 된다.

세 가지 점에서 납득이 가지 않는다. 첫째, 민심을 되돌리기 위해 조국씨를 사퇴시켰는데도 대통령 지지율이 왜 또 폭락했는지에 대한 성찰이 없다. 국민들은 ‘지금 중요한 국정이 민생 돌보기 아니냐’고 반문하는데, 대통령부터 앞장서서 ‘검찰개혁’이라고 엉뚱한 소리를 한다. 정권 초반엔 남북정상회담이, 얼마 전엔 일본과의 무역전쟁이 가장 중요한 것처럼 요란을 떨더니 갑자기 검찰개혁에 꽂혔다. 검찰개혁이 문재인정권의 중요한 국정과제라고 해도 조국 파문이 없었다면 중요한 현안이 많은 이 시점에 만사 제쳐두고 올인했을까. 실제 검찰개혁의 큰 골격은 이미 패스트트랙에 태워져 국회로 공이 넘어간 사안이기도 하다. 둘째, 다른 정권은 몰라도 문재인정권만은 민심의 흐름에 일희일비 해야 한다. 지지율이 높을 때 국정방향을 마음대로 정하면서 “국민만 보고 간다”고 했기 때문이다. 청와대에 국민청원 게시판을 만들고, 신고리 5·6호기 중단 문제 등을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결정하고, 직접민주주의까지 거론했던 정권이다.

셋째가 집권세력의 가장 위험한 발상인데, “옳고 그름에 대한 결단” “방향을 바꾸는 건 맞지 않다”는 말이 함부로 나온다. 대북정책이나 한미동맹 문제는 물론이고, 국민생활에 직결된 소득주도성장과 대기업 정책도 정권의 이너서클에서 ‘옳은’ 방향을 정했으니 국민들은 군소리 말고 그냥 따라오라는 오만함이 묻어 있다. 국민을 우민(愚民) 취급하면서 직접민주주의를 입에 올렸다는 건가. 정권에 대한 국민 지지율이 20%대, 10%대로 떨어져도 국정방향을 바꾸지 않겠다는 건가. 이런 식으론 절대 여론이 돌아가지 않는다. 문재인정권 최대 목표인 대한민국 주류사회 교체도 달성할 수 없다.

서울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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