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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성] 희망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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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0-19

고문(拷問)은 주로 경찰 등 사법기관이 특정 사안에 대한 자백을 받아내기 위해 범죄 피의자 혹은 특정인의 신체·정신에 격심한 고통을 가하는 심문행위를 지칭한다. 범죄자가 아닌 일반인에게도 고문은 행해진다. 특정인이 가학적 쾌락 또는 특별한 목적을 위해 고통을 가한 사례가 없지 않다. 고문은 인류 역사의 고금동서를 막론하고 합법 또는 불법적으로 자행돼 온 오랜 폐단이다. 고문을 가한 가해자를 포함해 사회를 비인간화하므로 위험하다.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인간 존엄을 침해하고 그 신체를 훼손하기 때문에 금지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하지만 전 세계의 독재정권들은 정권 유지를 위해 고문이라는 수단을 곧잘 동원했다. 우리나라에서도 1987년 민주화 운동을 억압하던 정권이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을 일으켜 공분을 샀다. 고문의 폐해에 대한 국민적 각성을 일으킨 사건이었다. 대한민국 헌법 제12조2항은 국적을 불문하고 자연인은 고문받지 않는다는 기본권리를 규정하고 있다. 고문에 의한 자백의 증거능력 또한 채택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더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형법은 재판 등 인신구속에 관한 직무를 수행하는 자의 폭행·가혹행위에 대해 고문범죄로 처벌하고 있다.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은 고문범죄에 대해 죗값을 엄하게 매기는 가중처벌 규정을 두고 있다. 여기에다 국가인권위원회법은 국가인권위원회가 고문을 포함한 인권침해 행위에 대해 조사와 구제를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이처럼 인간의 존엄성 유지를 위해 법률과 인권위가 보완규정을 두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희망고문(希望拷問)이라는 말이 있다. 이뤄지지 않을 거짓된 희망으로 이를 기대하는 이에게 오히려 괴로움을 주는 행위를 의미한다. 이 희망고문도 신체 고문 못지않게 가혹하다. 될 것처럼 포장하지만 결국에는 희망대로 안되기 때문이다. 부실한 주식을 보유한 주주들에게 증권사가 나중에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감언이설로 회유하는 경우가 해당된다. 현 정부가 한국 경제에 대해 낙관하는 것도 국민에 희망고문을 하는 것이다. 각종 경제지표들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고, 대내외 여건도 악재 투성이인데도 청와대는 ‘조금 더 기다리면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하반기 경기도 여전히 부진하다. 원도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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