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숙명여고에선 100점 가능"…前교무부장, 1심 판단 반박

  • 입력 2019-09-18 18:39  |  수정 2019-09-18 18:39  |  발행일 2019-09-18 제1면
학원 강사 "숙명 내신시험은 평범…100점 기대했다"
전 교무부장 옛 제자 "1등 이전 등수도 잘한 것…답안 나열은 분포 확인"

 쌍둥이 딸에게 시험문제와 정답을 유출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측이 학원 강사와 옛 제자 등의 증언을 동원해 유죄 판결 논리를 반박했다.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현모씨의 변호인은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이관용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속행 공판에서 증인으로 나온 학원 선생님 박모씨를 상대로 현씨 딸의 실력 등에 대해 질문했다.


 서울 강남 학원가에서 현씨 딸에게 수학을 가르친 박씨는 강남 8학군 학교들을 비교하면서 "예를 들어 휘문고·중동고·단대부고·은광여고 등은 (내신 시험이)아주 어렵다"며 "숙명여고의 경우 '이렇게 나오니 이것만 훈련하라'며 연습을 시킨다"고 말했다.
 주변의 강남 학교들에 비해 교육과정에 충실한 평범한 문제를 내는 편이라 풀이가 쉬운 편이라는 것이다.
 변호인이 "숙명여고는 학원에서 상위 레벨이 아니더라도 잘 준비하고 내신을 치르면 충분히 100점이 가능하냐"고 묻자 박씨는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현씨 딸에 대해 "성적이 오른 이유는 성실함이라고 생각한다"며 "복습 테스트 등으로 아이의 상태를 판단한 결과, 100점을 받는 수준이 될 수 있다고 기대를했었다"고 평가했다.


 1심이 현씨 딸의 성적이 '실력'에 의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근거에 대해서도 박씨는 반박했다.
 학교 성적이 급상승한 데 비해 학원의 레벨 테스트 결과는 4레벨에서 3레벨로 오른 데 그친 것을 두고 박씨는 "당시 3레벨 중에도 전교 5등 안에 드는 학생과 100등이 넘는 학생이 섞여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레벨 테스트는 문제 형태가 내신과 매우 달라서 학교 성적과 비례하지 않는다"며 "우습고도 슬픈 이야기지만 학원 레벨테스트를 잘 받으려 과외를 하는 학생도 있다"고 부연했다.


 박씨는 1심에서 풀이 과정이 부실하다는 지적을 받은 현씨 딸의 학교 시험 문제에 대해서는 "풀이를 기재하기 민망한 문제"라거나 "풀이를 이해하는 학생으로 보인다"고 증언했다.


 이날 법정에는 이제는 대학생이 된 현씨의 옛 제자도 출석해 증언했다.
 이 제자는 "재학 시절 1학년 때 전교 1등을 한 학생이 계속 1등을 했느냐"는 변호인의 질문에 "숙명여고에서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현씨의 두 딸이 전교 1등으로 올라서기 전 석차인 전교 59등, 121등에 대해 "그 정도라면 학생 사이에서도 공부를 잘한다고 평가받는다"고 했다.
 또 자신도 학교에 다닐 때 시험지 구석에 자신이 쓴 답안을 작은 글씨로 나열해본 경험이 있다며 "답안이 헷갈릴 때 전체 문항의 답안 분포를 확인하려는 것이었다"고 했다. 또 이는 학원·학교 선생님들이 알려주는 "보편적인 시험 스킬"이라고 증언했다.
 이는 현씨의 두 딸이 1심 과정에서 내놓은 해명과 동일하다.


 예전에 현씨가 담임을 맡았던 반의 학급 회장을 지냈던 이 제자는 "사건을 접했을 때 '그럴 리 없다'고 생각했다"며 "저만이 아니라 많은 동창생의 생각도 같다"고스승을 두둔했다.


 현씨는 옛 제자가 증언대에서 변호인의 질문에 대답하는 모습을 큰 표정 변화 없이 응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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