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0%대 출산율시대

  • 백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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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9-17   |  발행일 2019-09-17 제31면   |  수정 2019-09-17

지난해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 수를 뜻하는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은 0.98명이다. 통계 작성 이래 최저 신기록이다. 여성 1명이 평생 아이 1명도 낳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 같은 합계 출산율은 인구 유지를 위해 필수적인 2.1명의 절반 아래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유일의 출산율 1명 미만 국가라는 오명을 얻게 됐다. OECD 36개 회원국의 2017년 평균 합계 출산율(1.65명)과 바로 위 스페인(1.31명)과 비교해도 압도적 꼴찌다. 저출산국가의 대명사로 알려진 대만(1.06명), 홍콩(1.07명), 싱가포르(1.14명), 일본(1.42명)보다도 훨씬 낮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출생 통계에서 연간 출생아는 32만6천800명으로 전년도 35만7천800명에 비해 무려 8.7%나 줄었다. 지난해 20대 후반 출산율은 사상 처음으로 30대 후반보다 낮았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20대 후반이 30대 후반의 3배를 넘었다. 평균 출산 연령은 32.8세로 전년도에 비해 0.2세 상승했다.

올해 출생아 문제는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30만명대로 내려 앉은 지 불과 3년 만에 20만명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집계한 올해 상반기 출생아 수는 15만8천524명이다.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의 출생아가 감소하는 경향을 감안하면 올해 출생아 수는 30만명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경북지역의 출생아 수도 큰 문제다. 지난해 대구의 출생아는 1만4천400명으로 전년대비 9.7% 감소했다. 경북은 1만6천100명으로 10.5% 떨어졌다.

정부는 저출산 대책을 수립한 2006년부터 13년간 153조원이라는 천문학적 예산을 쏟아부었다. 저출산 해결에 정부가 투입하는 올해 예산만 3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연간 저출산 예산 30조원에 출생아 30만명이라는 계산법을 적용할 경우 출생아 한명에 올해 국가 예산 1억원이 들어가는 셈이다. 미래 어느 시점에 대한민국이 사라질 위기를 생각하면 출생아 수 증가는 국가적 책무다.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와 ‘둘도 많다 하나만 낳자’고 외치던 1970~80년대 유행어가 그립다.

백종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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