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시대 자녀교육] 자기주도학습 성공의 90%는 부모 역할 <4>

  • 박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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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9-16 07:55  |  수정 2020-09-09 14:13  |  발행일 2019-09-16 제18면

아이가 유치원도 입학하기 전에 첫 교육을 학습지로 시작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고민해 봐야 한다. 학습지 선생님에게 자녀교육을 일임한다는 생각은 대단히 잘못된 생각이다. 자녀가 과제를 다 했는지 점검하고 과제를 하라고 강제하는 것으로 공부에 대한 부모역할을 다 했다는 생각도 가져서는 안 된다. 자녀의 학업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과제를 했느냐 안 했느냐에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는지를 관찰하고 자녀가 직접 공부하면서 배우는 즐거움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자상하게 보살펴 줘야 한다.

학습의욕이 낮은 아이들은 대부분 어릴 때부터 강제로 지식 고문을 당한 아이들이다. 맞았다 틀렸다 위주의 평가를 받고, 몇 페이지나 했는지 점검을 받고, 몇 시간을 해야 한다고 강제된 아이들. 공부한 양에 따라 자신이 하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을 가질 수 있도록 보상받는 아이들. 이런 아이들에게 공부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한 방편으로 전락하고 만다. 이런 거래의 효과가 사춘기가 되면서 부모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문제가 생기게 되면 부모들은 자신의 힘만으로는 안 되니 부모에게 힘을 보태줄 선생님을 찾는다.

선생님을 선택할 때 대부분의 경우에는 부모가 아이를 가르친 방식으로 자녀를 가르쳐 줄 선생님을 찾는다. 이런 부모들은 선생님에게 아이를 좀 잘 관리해 달라고 당부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부모들이 말하는 아이를 잘 관리한다는 것은 부모를 대신해서 선생님이 아이의 시간을 체크하고 숙제 검사를 꼼꼼히 하고 진도를 챙겨 달라는 말이다.

부모가 자녀 교육의 책임을 미루려는 상황에서 선생님이 아이에게 할 수 있는 교육은 한계가 생기게 되어 인성교육이 바탕이 되지 않는 지식위주의 강제 주입식 교육을 시킬 수밖에 없게 된다. 부모와 자녀의 갈등이 커졌을 때는 아이를 부모로부터 떼어 놓고 교육을 시키는 캠프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어리석은 부모들은 캠프를 보내면 아이가 변할 거라고 믿는다. 부모가 변한 게 없는데 다시 그 울타리 속(집)으로 아이가 들어가면 그 전에 하던 행동을 되풀이하는 것은 당연한데 말이다.

내 자녀에 대한 책임을 선생님에게 조금이라도 떠넘기려 하는 것 자체가 잘못이다. 부모가 자녀 교육방향을 모르고 그냥 선생님만 믿고 맡긴다고 했을 경우에는 십중팔구 자녀교육은 의존형 학습으로 가게 되니 주의하기 바란다. 의존형 학습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맛본 아이들은 그 다음부터는 자신이 힘들게 공부하는 것을 멀리하다가 사춘기 전후가 되면 자신이 직접 뭔가를 하는 것을 싫어하게 되고 왜 내가 해야 되는지를 고민하면서 게을러지게 되고 책임감도 약화되면서 사회성이 낮아지게 되고 사회성이 낮아지면서 외로움을 느끼고 이 외로움을 달래줄 방법으로 게임이나 카톡, 유튜브 등에 몰입하게 되고 이는 다시 자아효능감을 떨어뜨려 자신감을 잃게 되고 자존감을 낮추는 악순환의 고리를 돌게 된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것은 부모만이 할 수 있다.

김종오<광덕자기주도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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