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독립운동가 발굴 및 선양, 더 박차를 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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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8-16   |  발행일 2019-08-16 제23면   |  수정 2020-09-08

일본 아베 총리에겐 흥분하면서 정작 일제에 대항해 싸운 독립운동가는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영남일보 14일자의 이두산 독립지사 생가 방치, 15일자 경북도독립운동기념관 관리 소홀 관련기사는 양면성을 띠는 우리의 현실을 보여준다. 대구지역 출신의 이두산은 1940년대 한국광복군이 즐겨 부른 ‘광복군행진곡’을 작사·작곡했다. 그의 아들 이정호, 동호도 독립운동에 투신했다. 하지만 달성군에 있는 그의 생가에는 이와 관련한 표지판 하나 없다. 대구가 자랑할 만한 독립운동가지만 사후 그들에 대한 예우는 찾을 수 없다.

‘독립운동의 성지’ 안동시 내앞마을에 조성된 경북도독립운동기념관도 외면받고 있다. 경북도독립운동기념관은 독립운동사 전체를 기념하고 연구하는 곳이다. 하지만 예산, 근무인력, 홍보 등에서 한계를 보여 개관 2년이 지났지만 뚜렷한 성과가 없다. 지난해 관람객은 3만5천여명. 천안독립기념관 관람객 163만여명(2017년)에 비하면 너무 초라한 수치다. 이를 함부로 나무랄 수 없는 것은 예산 19억원(2019년)에 22명의 근무인력이 기념관 운영, 독립운동가 발굴 및 자료수집 등의 업무를 모두 해야 하기 때문이다. 역부족이다. 국민에게 애국정신을 고취시킬 수 있는 기관으로 독립운동기념관만 한 것이 없음을 감안하면 이의 활성화를 위한 경북도와 안동시의 적극적 의지가 아쉽다.

경북은 독립운동기념관이라도 있지만 대구는 이조차 없다. 독립운동가와 독립운동현장 발굴 및 조명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안 모색이 시급하다. 대구 역시 많은 독립운동가를 배출했고 독립운동현장도 곳곳에 있다. 이들을 하나로 연결할 수 있는 체계적인 틀을 갖추고 제대로 된 관리를 통해 관광콘텐츠화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일이다. 그나마 2009년 조성된 후 10년째 손길이 가지 않았던 ‘3·1운동 유공자벽’에 조만간 여성독립운동가 8명을 추가한다니 다행이다. 독립운동가 발굴이라는 명분과 함께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여성독립운동가에 관심을 보였다는 데서 의미가 있다.

문재인정부도 출범 이후 지난 2년여간 역대 최대규모의 독립유공자 발굴 및 포상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국가보훈처 등의 정부기관이 독립유공자 발굴과 포상을 등한시했다는 지적에 성의를 보인 것은 때늦은 감이 있지만 반가운 일이다. 목숨을 초개같이 버린 독립운동가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다. 이들의 삶을 기리고 합당한 예우를 하는데 정부, 지자체, 국민할 것 없이 모두 노력을 바쳐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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